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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전공하다 암 투병한 후 법대 진학한 변호사 박지영
피아노 전공하다 암 투병한 후 법대 진학한 변호사 박지영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5.04.1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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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살의 촉망받는 피아니스트가 암에 걸렸을 때의 절망감은 어떠했을까. 박지영 변호사에게 그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다. 보다 이웃을 생각하게 되었고 보다 삶이 풍요로워졌다고 한다. 자신과 이웃의 삶이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좋은 기회였다.
글 _ 류인홍 기자
사진 _ 양영섭 기자

박지영(35) 변호사의 어린 시절 대부분은 피아노와 함께한 시간이었다. 만 5세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서 예원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에서 피아노를 공부했다. 만약 그녀가 성공한 인생이라면 이후의 이력은 대략 ‘유학, 콩쿠르 대회 우승, 데뷔 독주회, 세계적인 지휘자와 협연… 등’의 스토리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19세 때 발병된 임파선암은 그녀의 인생궤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음대에서 작곡이론을 공부하다 졸업하고, 법대로 편입, 사법고시에 합격해 변호사의 길을 택한 것이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와 기업 자문 변호사는 너무나 다른 선상에 서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같은 길을 걸어왔다고 설명한다.
특이한 이력 때문에 그녀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왜 음악을 하다 법으로 바꿨느냐?’는 것이다.
“정말 수백 번도 더 들은 질문이에요. 그때마다 전 ‘3박4일 시간 내실 수 있으면 얘기할게요’라고 대답해요. 기차를 바꿔 탔을 뿐이에요. 제가 도달하려고 하는 종착역은 똑같습니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서 살겠다는 목표를 위해 지금도 계속 달리고 있는 겁니다.”
그녀는 왜 이웃을 위한 삶으로 자신의 인생 목표를 결정했을까. 만약 그녀가 암 환자가 아니었다면 결코 깨달을 수 없는 인생궤도였다.
“어느 날 라디오에서 들은 얘기예요. 강남성모병원에서 일하는 수녀님들이 항암치료를 받기 위해 지방에서 오는 소아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쉼터를 마련했대요. 수녀님들은 병원 근처 아파트에 환자들과 가족들이 쉴 수 있게 전셋집을 마련했는데, 그 아파트 주민들이 머리카락이 다 빠진 창백한 어린이들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수녀님들한테 나갈 것을 종용했대요. 법적으로 수녀님들이 나갈 이유는 전혀 없었지만 결국 쉼터는 문을 닫았다고 해요. 상처받았을 수녀님들과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그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암 투병은 다른 암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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