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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의 아픔 숨긴 채 15년간 두 남매 홀로 키운 배일집
이혼의 아픔 숨긴 채 15년간 두 남매 홀로 키운 배일집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5.10.1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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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배일집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청천벽력 같은 아내의 이혼 요구에 15년 동안 아이들과 홀로 지낸 세월이 알려진 것. 무거운 마음의 짐을 훌훌 벗고 세상과 다시 화해한 그가 들려준 15년 세월.
글 _ 장진원 기자
사진 _ 박해묵 기자

70~80년대 배연정과 황금콤비를 이루며 최고의 주가와 인기를 올렸던 코미디언 배일집. 두 사람이 남매로 오해를 받을 정도로 탄탄한 호흡과 인기를 자랑했던, 시쳇말로 잘나가던 시절이었다. 이제 우리 나이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들어 원로 희극인 소리를 듣고 있지만, 각종 오락 프로그램은 물론 고향 소식을 전해주는 리포터로, 또 악극에 출연하며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는 몇 안 되는 원로 코미디언 중 한 명이다. 하지만 밝은 미소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던 이면에 이혼의 아픔을 겪으며 두 남매를 혼자 키워낸 15년 인고의 세월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나이 차가 9년이나 났어요. 대학교 1학년, 아무것도 모를 때 사귀기 시작해서 3학년 때 결혼식을 올렸어요. 친구들이 어렵게 생활할 때 40평 아파트에 살고 한 달이면 몇천만 원씩 돈을 갖다 주니 어려운 줄 모르고 살았겠죠. 그러다 조금 더 나이를 먹으면서 갑자기 시야가 트였을 수도 있고…. 못해 준 거 없이 잘해주고 내 맘 같은 줄 알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청천벽력 같은 아내의 말. “헤어지기 싫으면 내가 나가겠다”는 말을 듣고는 그가 먼저 집을 나와 피할 수밖에 없었다. 정확한 이유야 모른다손 쳐도, 원인 제공은 자신에게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 한참 커가는 아이들에겐 아빠보다 엄마의 자리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도 그가 선뜻 이혼에 응해줄 수 없는 이유였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끼치고 약이 오를 정도예요. 솔직히 이혼해 주지 않으려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건 사랑도 정도 아닌 아이들 때문이었죠. 어머니도 살아 계실 때 항상 ‘물건은 새것이 좋지만 사람은 오래된 사람이 좋다’고 하셨거든요. 그땐 다른 사람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어요. 설사 알았다 해도 결혼 10년쯤 지나면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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