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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 조계종 첫 신도회장 오른 쌍용그룹 창업주 둘째 딸 김의정 이사장
여성으로 조계종 첫 신도회장 오른 쌍용그룹 창업주 둘째 딸 김의정 이사장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5.12.1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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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이어 한국 다도종가를 지키고 있는 명원문화재단 김의정 이사장이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조계종 신도회장에 올랐다. 갖은 고생으로 어머니가 되살린 한국 다도를 전파하며, 또 신도회관 건립을 위해 바쁜 김 이사장을 만났다.
글 _ 신규섭 기자 사진 _ 박해묵 기자

“‘베푸는 삶’은 어머니의 가르침이자 다도의 기본 정신입니다”

곱게 차려입은 한복자락을 살짝 끌며 나타난 명원문화재단 김의정 이사장은 자리에 앉으며 찻잔을 권했다. 소박하게 차려진 찻상을 받고 차 한 모금을 마신다. 마음마저 정갈해지는 기분이다. 손님이 마시기를 기다렸다는 듯 김 이사장의 손이 조심스레 찻잔을 향했다. 마치 귀한 분에게 예를 올리듯 경건하다.
무형문화재 궁중다례의식 보유자인 김 이사장은 어머니에게 다도를 배웠다. 어머니 명원 김미희 여사는 우리 차 문화에 뿌리깊게 자리한 일본식 다도를 없애고 우리 고유의 다도를 복원하는 데 한평생을 바친 다인이다.

찻잔 디자인에서 다례 정립까지 혼자 힘으로
전통다례 복원한 어머니

어머니가 다도에 처음 뜻을 두게 된 것은 쌍용그룹 창업주인 아버지 김성곤 회장과 함께 일본을 방문했을 때였다. 자신들의 차 문화에 대단한 긍지를 가진 일본인들은 어머니에게 “한국에도 이런 차 문화가 있느냐?”고 물었고,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한 어머니는 “나름의 차 문화가 있다”며 우물쭈물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 돌아온 어머니는 전통 차 문화를 복원하는 작업에 혼신을 다했다. 그러나 전후 복구도 제대로 되지 않은 1950년대, 우리 차에 대한 자료를 찾는다는 것은 무모한 도전으로 비쳤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차에 대한 어머니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성균관 등에 있는 학자들에게 연구를 의뢰하는 한편 장소를 마다하지 않고 차 문화가 남아 있는 사찰을 찾았다. 차에 대한 자료가 있다면 일본도 마다하지 않았다. 각고의 노력 끝에 어머니는 두 상궁을 만나 궁중에서 전해져온 궁중다례를 전수받았다.
찻잔 하나도 변변한 게 없을 때였으니 그 고생이 오죽했을까? 도공들이 구워 온 찻잔은 일본식 정종 잔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고, 다기를 놓을 상조차 제대로 된 게 없었다. 오죽했으면 명원 선생이 “절구통 같은 거라도 일본 거 말고 우리 것을 만들어 오라”고 했을까? 직접 찻잔을 디자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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