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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퍼주는 목사’최일도 고난과 절망의 시절을 나눔의 행복으로 승화
'밥 퍼주는 목사’최일도 고난과 절망의 시절을 나눔의 행복으로 승화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6.02.1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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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끔 영등포시장을 찾는다. 동네 골목대장으로 말썽 많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질 때면 그가 찾는 장소이다. 아버지와 함께 뒷산을 오르고, 한강에서 붕어를 잡던 그 시절 그곳. 지금은 콘크리트 바닥과 높은 빌딩 숲에 묻혀버렸지만, 그나마 영등포시장과 여의도 한강변이 어린 시절 향수를 달래줘 감사할 뿐이다.

글 _ 유다현 인턴기자
사진 _ 조준원 기자

“어이구, 반갑습니다. 식사는 하셨나요? 안 드셨으면 여기서….” 역시 ‘밥 퍼 목사’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 자신을 찾은 기자의 끼니 걱정부터 하니 말이다.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 까칠해진 피부. 누가 봐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캄보디아에서 일주일간의 목회활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지 만 하루도 안 되었단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그렇듯 깊게 팬 보조개를 내보이며 사람들의 끼니 챙기기에 바빴다.
최일도(50)는 서울 영등포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 15세 때까지 샛강 하나 사이에 두고 여의도를 마주보며 자랐다. 그 시절 여의도는 백사장이었다. 여의도와 밤섬이 어린 시절 그가 뛰놀던 곳. 어린 시절 그의 모든 추억은 여의도에 다 있는 셈이다. 한강에서 붕어를 잡고 여의도에서 잠자리를 쫓던 기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하지만 지금의 영등포시장을 제외하면 그때를 떠올릴 자취는 찾아보기 힘들다. 예전 그가 뛰놀던 골목과 마을의 공터는 지금 모두 여의도의 콘크리트 건물에 다 묻혀버렸다. 그래서 그는 요즘도 고향이 그리울 때면 가끔 영등포시장에 가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곤 한단다.
“지금은 뭐, 극장도 다 현대화되고 높은 빌딩들이 들어서서 예전 모습과는 완전 다르죠. 그 시절 영등포에는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마누라 없인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라고요. 비만 조금 내리면 길이 죄다 진흙탕으로 변해서요. 그러던 곳이 지금은 콘크리트 바닥으로 다 바뀌어서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진정한 자유와 사랑, 호연지기를 가르쳐준 아버지
그는 기독교 집안에서 3남매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시절과 하늘이 무너지는 아픈 시절을 함께 겪었다. 바로 좋은 친구이자 자상한 형님 같은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이 그것이다. 그는 버려진 노인들을 보면 가슴이 아려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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