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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다처제 다룬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의 작가 박현욱
일부다처제 다룬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의 작가 박현욱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6.05.1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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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사랑하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면?
세계문학상 수상 작가인 박현욱의 발칙한 상상력으로 엮은 ‘아내가 결혼했다’(문이당)는 일처다부제를 소재로 삼고 있다. 결혼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전해주는 박현욱의 결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

글 _ 최병일 기자 사진 _ 김도형 기자

일부다처제에 대한 은유적인 야유
“아내가 결혼했다. 이게 모두다. 나는 그녀의 친구가 아니다. 친정식구도 아니다. 전남편도 아니다. 그녀의 엄연한 현재 남편이다. 정말 견딜 수 없는 것은 그녀 역시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내 인생은 엉망이 되었다.”
소설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축구를 좋아했던 남자는 축구를 그만큼 좋아하는 한 여자를 만난다. 여자는 같은 회사를 다녔다. 특별한 미인이 아닌데도 공통분모가 많은 그녀가 좋아졌다. 축구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침실에서도 그녀는 최고의 섀도 스트라이커였다. 처진 스트라이커로 득점력과 더불어 플레이 메이커로서의 창조적인 감각까지 갖추어야 가능한 자리다. 그녀는 침실에서 그랬다. 그러나 행복의 시작일 줄 알았던 그녀와의 사랑과 결혼은 지독한 고통과 좌절을 안겨주었다. 애초 여자는 이 사회가 바라는 정상적인 룰에 안주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아내는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게다가 뻔뻔하게(?) 남편에게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한다.
언제나 그렇듯 소설가는 소설을 배반한다. 박현욱은 발칙한 상상력을 의뭉스럽게 풀어놓을 만큼 도발적이지 않다. 오히려 아주 평범한 외면을 갖고 있다. 소설을 구상한 것은 3년 전. 처음에는 사랑에 대한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했다. 사랑에는 독점적인 사랑도 있고 비독점적인 사랑도 있다. 모두에게 정형화된 일부일처제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아내가 결혼했다’는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결혼 형태지만 어쩌면 존재할지도 모르는 상황을 생각한 것이죠.”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고 있지만 그는 결혼을 하지 않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한 번 결혼해 보았다. 끝나버린 결혼이지만 그렇다고 그의 눈매에 결혼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일까? 그에게 결혼은 그렇게 호의적인 관습은 아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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