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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으로 칩거 3년 만에 돌아온 시인 도종환 산골생활 인터뷰
불치병으로 칩거 3년 만에 돌아온 시인 도종환 산골생활 인터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6.06.1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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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의 불균형으로 생긴 병으로 교단을 떠나 산 속에 들어간 지 3년, 시인 도종환이 새 시집으로 돌아왔다. 텃밭에서 잡초 뽑고 산짐승과 어울려 살며 시인은 어느덧 풍경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머리까지 맑아지는 속리산 자락, 시인의 집을 찾았다.

글 _ 신규섭 기자 사진 _ 조준원 기자

벌써 21년이 흘렀다. 결혼 3년 만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며 ‘접시꽃 당신’을 노래하던 때가.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라는 노래를 마음으로 부르며 시인의 슬픔을 함께 울었다.
그 후에도 시인은 평탄하지만은 않은 세월을 살아냈다.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된 후 잠깐 대학 강단에 섰던 시인은 어렵사리 복직해 다섯 해를 아이들과 함께 보냈다. 그러던 그가 꿈에 그리던 교단을 등지고 황혼처럼 산골로 스며들었다.
산골에 들며 시인은 ‘심신에 병이 들어 쫓기듯 해인을 찾아간다’고 했다.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시인은 교감 신경 쪽에 이상이 생겨 온몸의 기능이 급격히 악화되는 병을 앓았다. 감기 같은 가벼운 병도 쉬 낫지를 않았다. 병원을 찾아가고 주사를 맞아도 별 효과가 없었다. 시인은 ‘몸과 마음의 균형이 깨져서 생긴 병’으로 스스로 진단했다.

‘완치’ 선언과 함께 시작한 문학 나눔 사업
그렇게 세상과 작별한 시인이 신작 시집 ‘해인으로 가는 길(문학동네)’과 함께 홀연히 나타났다. 신작을 내고 시인은 조심스레 바깥 활동을 시작했다. 서울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문학나눔사업 추진위원회 사업의 일환으로 ‘도종환의 시 배달’도 시작했다.
스스로 ‘완치’를 선언하고 활동을 재개한 그를 만나러 가는 길. 네 번째 봄을 보내고 있는 충북 보은 ‘구구산방’을 찾아가는 길은 깊었다. ‘구구산방’으로 가는 차 안에서 신작 시집을 읽는다.

이른 봄에 내 곁에 와 피는
봄꽃만 축복이 아니다
내게 오는 건 다 축복이었다
고통도 아픔도 축복이었다
뼈저리게 외롭고 가난하던 어린 날도
내 발을 붙들고 떨어지지 않던
스무 살 무렵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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