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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영적스승 틱낫한 스님 현지 단독 인터뷰
지구촌의 영적스승 틱낫한 스님 현지 단독 인터뷰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6.10.1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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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3년 한국을 방문해 영성과 느림 예찬이라는 21세기 트렌드로 신드롬을 일으킨 틱낫한 스님이 퀸 독자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번역가로 활동하는 진현종 씨가 스님이 거처하는 프랑스의 플럼 빌리지를 방문해 친견을 한 것이다. 스님은 대내외적으로 평화를 위협받는 상황에 처해 있는 한국 독자들에게 위로와 함께 설법을 열었다.

글·사진 _ 진현종(번역가)

올해 꼭 팔순이 되는 틱낫한 스님은 여전히 정정하실까? 살아 있는 평화를 느끼게 해주던 그 사뿐한 걸음새와 연꽃처럼 환한 미소는 여전하실까? 당시 우리 취재진에게 여러모로 편의를 제공해주셨던 당차면서도 친절하기 그지없던 찬콩 스님과 공양 시간이면 발우에 정말 새 모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적디 적은 분량의 음식을 담은 채 수줍은 듯 한구석에 서서 식사를 하던 앳된 모습의 서양 비구니 스님도 별 탈 없이 잘 계실까? 비행기에서 내려 떼제베로 갈아타고 대서양쪽으로 달리는 가운데 눈은 혹 있을지도 모르는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프랑스어 회화 책에 가 있었지만, 마음은 플럼 빌리지에 관한 여러 가지 궁금증으로 설레고 있었다.

어린 왕자와 시인, 관세음보살을 합쳐놓은 것 같은 스님
떼제베에서 일반 철도로 갈아타고 다시 택시를 탄 끝에 도착한 플럼 빌리지. 그곳의 이번 여름 대미를 장식하는 프로그램은 ‘의식 분야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을 위한 전념 안거’ 였다. 그래서 게스트들 가운데는 심리학자, 철학자, 물리학자, 신경과학자, 작가, 요가 수행자, 예술가, 의사 그리고 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가 많았다.
그렇다고 해서 플럼 빌리지의 일상적인 안거 프로그램과 그 내용이 아주 다른 것은 아니다. 차이가 있다면 틱낫한 스님의 설법이 의식에 대한 좀더 전문적인 불교 교리, 즉 ‘유식(唯識)’에 관한 설명을 주로 하고, 참가 자격은 앞서의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일반인들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무려 1,000명에 이르는 이번 프로그램 참가자들 상당수 역시 직장인, 사업가 그리고 가정주부 등의 일반인들이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특별 프로그램인 만큼 일반인들은 대개 7월 초부터 8월 초에 이르기까지 한 달여 동안 진행되는 하안거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 프로그램에 뜻이 있는 사람은 플럼 빌리지 홈페이지(www.plumvillage.org)를 통해 참가 예약을 하면 된다.
플럼 빌리지의 새마을, 즉 자엄사에 도착해서 노비구니인 찬콩 스님을 만나 문안 인사를 드린 후 가지고 간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선물이라 해야 특별한 것은 아니고 서생(書生)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것, 그러니까 필자가 번역한 틱낫한 스님의 한국어판 저서 세 권과 4년 전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직접 쓴 플럼 빌리지 이야기를 담은 책 한 권을 드린 것이 전부다. 그리고 덤으로 한국의 불교계와 출판계에 대한 소식을 상세히 들려드리고, 재방문하게 된 몇 가지 연유를 말씀드렸다. 서둘러 허락을 얻고 나서 찬콩 스님과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방 저녁 공양 시간이 되었다. 스님은 얼른 공양을 하고 연락을 해둘 테니 윗마을, 법운사로 가서 지내라고 하셨다.
한국 대부분의 사찰이 본사(本寺)와 암자로 구성되어 있는 것처럼 플럼 빌리지도 직경 35km에 걸쳐 대여섯 개의 주거지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새마을과 아랫마을, 감로사는 비구니 스님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홀로 온 여성과 부부 또는 가족만이 숙식할 수 있다. 홀로 온 남성은 윗마을로 가야 한다. 그런데 윗마을은 무려 35km 떨어진 곳에 있는 데다 마침 저녁시간이라 그곳으로 가는 공무 차량이 없어서 난감했다. 택시를 부르면 한참이나 기다려야 하는 데다 택시비가 한화 5만원쯤 나오는 터라 망설이고 있는데, 마침 할리우드 청춘 영화에서나 볼 법한 귀엽게 생긴 미국 아가씨가 안절부절 못 하는 내 모습을 보고 사정을 묻더니 이탈리아 남자친구에게 부탁해서 짧지 않은 거리를 왕복하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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