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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주 후 다시 국내 복귀하는 요들의 대부 김홍철
캐나다 이주 후 다시 국내 복귀하는 요들의 대부 김홍철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6.10.1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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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보면 아름다운 알프스가 연상되는 이유는 오랫동안 요들을 부르기도 했거니와 늘 즐거운 마음으로 살았기 때문이다. 캐나다 이주로 한동안 우리 곁을 떠나 있던 그는 지금 다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한 사람, 김홍철 씨를 스위스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글 _ 류인홍 기자 사진 _ 양우영 기자

요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비교적 친숙하다. 영국의 민속음악이나 인도의 민속음악에 비해 요들은 훨씬 더 우리에게 가깝게 느껴진다. 그것이 먼 나라 스위스의 알프스 산에서 부르던 목동들의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에는 가보지 않았더라도, 요들만은 잘 알고 있다. 이상하지 않은가. 왜 하필 요들인지.
아마도 김홍철(58)이라는 사람 때문일 게다. 둥글둥글한 인상과 항상 웃음 띤 얼굴로 TV에서 ‘귀여운 그 아가씨, 레이디오 레이디오…’하며 요들을 부르던 인물. 그가 없었으면 요들은 그저 알프스로 날아가거나 운 좋게 세계민속음악축제가 열려야 만날 수 있는 노래였을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요들을 듣기가 힘들어졌다. 예전에는 명절이나 특집 프로그램에서 빠짐없이 울려 퍼졌지만 요즘엔 1년 내내 한번도 듣기 어려워졌다. 그 이유 역시 김홍철 때문이다. 그가 한국을 떠나 있었던 것이다.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요들을 불렀으나 그가 사라지자 노래 또한 알프스 산맥 너머로 자취를 감추었다. 그만큼 김홍철은 우리나라 요들계의 독보적인 존재였다.
그런 그를 서울 이태원의 스위스 레스토랑 ‘알트 스위스 살레’에서 만났다. 이 식당은 그가 개업한 곳이다. 지금은 절친한 친구가 운영하고 있다.
“93년 말에 캐나다 밴쿠버로 이주했어요. 그러다 작년부터 국내에서 다시 활동을 시작했는데, 참 좋습니다. 역시 노래를 해야 즐겁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떠났다. 요들이 방송에서 뜸해지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국내에서 요들의 대부로 불리던 그가 왜 이민을 생각했을까.
“만약 스위스가 이민을 받아들였다면 그쪽으로 갔을지도 모르죠. 캐나다를 선택한 건, 아이들 때문이었어요. 딸 둘을 좀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게 하고 싶었는데, 유학을 보내기보다는 부모와 함께 지내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가족이 모두 떠났죠.”
캐나다에서 무역업 하다 실패의 쓴맛 보기도
캐나다 벤쿠버는 아이들이 지내기에 너무나 좋은 곳이었다. 김씨도 거기서 사업을 시작했다. 무역업을 했으나 동업자가 갑자기 병으로 사망하면서 실패의 쓴맛을 보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 이게 아니다 싶었다. 무엇보다 노래가 하고 싶었다. 평생 요들을 부르다 다른 일을 하면서 자신의 삶이 왠지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터다.
“4년 전에 ‘김홍철과 친구들’이라는 요들 그룹을 재결성했어요. 예전에 함께 활동했던 친구들을 끌어들이고 젊은 새 멤버도 영입하고…. 예전만큼 공연이 많지는 않아요. 그래도 노래를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캐나다 생활이 그에게 방황의 시련을 안겨주었지만 애초의 목적이었던 아이들 교육만큼은 좋은 결실을 맺었다. 큰딸은 대학에서 불어를 전공하고 현재 스위스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둘째는 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배우고 있다.
두 딸은 음악적인 재능도 뛰어나다. 큰딸이 플루트를, 둘째 딸이 하프를 연주한다. 실력도 수준급이어서 지금도 캐나다 지역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김씨는 자식들이 자신처럼 음악을 직업으로 삼기를 바라지는 않는다고 한다.
“음악이 직업이 되면 스트레스를 받잖아요. 그냥 좋아서 해야 즐겁게 연주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가수라고 하기엔 그렇고, 취미라고 하기에도 좀 그런 음악생활을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좋아서 계속 노래를 불렀던 것 같아요.”
그가 요들을 좋아하기 시작한 때는 60년대 초,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길을 가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들은 세계의 민속음악 중 요들이 그를 단박에 사로잡았다. 생전 처음 듣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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