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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로 그리는 섬마을 풍경
두 바퀴로 그리는 섬마을 풍경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4.03.06 2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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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장봉도 자전거여행
 

인천 영종도에서 40여분 거리에 있는 장봉도는 아담한 섬마을이다. 수도권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먼 낙도의 풍경을 간직한 곳으로, 아름다운 해안이 많고 100년이 넘는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최근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자전거로 섬의 끝으로 달려가면 저 멀리 아득한 수평선을 만날 수 있고, 이곳에서 바라다 보이는 서해의 낙조 풍경은 일품으로 꼽힌다. 또한 차량통행이 별로 없는 아름다운 섬의 쭉 뻗은 도로와 산속 임도는 어떤 자전거전용도로에 뒤지지 않는다.

글·사진 유인근(스포츠서울 기자)

먼 낙도의 풍경을 간직한 섬
인천시 옹진군 북도면의 장봉도(長峰島)는 근처 신시도와 함께 수도권 섬마을 자전거 여행의 최적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가장 큰 이유는 섬이면서도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서울역에서부터 인천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가 개통된 이후 시내에서 전철을 타고도 오갈 수 있는 가까운 섬이 됐다. 자전거를 공항철도에 싣고 영종도 운서역에서 내려 2km 거리에 있는 삼목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장봉도까지 가는 데 4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장봉도는 이웃한 신시도보다 사람의 때가 덜 묻은 낙도와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고려 말엽 고려-몽고 전쟁 때 몽고군을 피해 이곳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섬이 길고 봉우리가 많다’며 ‘장봉도’라고 불렀다고 한다. 섬은 최고봉인 국사봉(151m)을 중심으로 나지막한 산줄기가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산에는 등산로가 연결되어 있어 바다를 조망하며 산행을 즐기려는 이들도 많이 찾는다. 길이 7.5㎞, 폭 1㎞의 길쭉한 지형을 하늘에서 바라보면 강화도와 영종도 사이의 바다에서 용 한마리가 포효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섬 선착장에서 한들해수욕장, 진촌해수욕장을 거쳐 바다가 보이는 막다른 언덕 가막머리까지 왕복하는 거리는 총 24㎞다. 평탄한 전용도로로 달린다면 1시간 남짓의 거리이지만 고개가 많아 업 다운 있는 편이고 비포장길도 달려야 하기 때문에 4시간 정도로 넉넉하게 라이딩을 즐기는 것이 좋다.

기분 좋은 인어의 전설
출발점은 장봉도 선착장이 있는 ‘장봉도바다역’이다. 사람들로 붐비는 이웃섬 신시도와 달리 한적한 시골 간이역을 연상시킨다. 근처에 식당과 가게가 있지만 비수기에는 잘 문을 열지 않기 때문에 물과 간식은 미리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선착장 부근의 공원에는 이 섬의 상징처럼 된 인어상이 있다. 서양 동화에 나오는 인어가 대한민국 작은 섬의 명물이 된 것이 생뚱맞지만, 이 인어상은 이 섬을 다녀간 사람들 사이에서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전해져 유명해졌다. 그럴 듯한 전설도 하나 전해져 온다. 오래전 장봉도에서 한 어부가 고기를 잡다가 인어가 그물에 걸려 올라왔는데, 불쌍히 여겨 다시 바다에 놓아준 뒤부터 매년 고기를 잡을 때마다 만선이 되어 돌아왔다는 이야기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만나게 된 인어상과 거기에 얽힌 소박한 전설은 본격적인 라이딩을 앞두고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섬 일주는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 방향을 잡는다. 길은 외길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자동차도 거의 다니지 않기 때문에 여유롭게 페달을 밟으면 된다.
장봉도에는 희고 고운 백사장을 자랑하는 3개의 해변이 유명하다. 옹암해변, 한들해변, 진촌해변으로 자전거로 모두 들러볼 수 있다. 이들 해변은 썰물 때면 갯벌에서 조개·낙지 등을 잡을 수 있어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첫 번째 만나는 해변은 ‘옹암해수욕장’이다. 선착장에서 출발해 작은 고개를 넘으면 나타나는 이곳은 백사장 뒤로 노송들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아늑한 느낌을 준다. 그중에는 수령 100년이 넘은 노송도 있다고 한다. 또한 주변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랑부리백로와 괭이갈매기가 서식할 정도로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
옹암해수욕장을 지나면 자전거는 점차 산길로 접어든다. 말목재로 불리는 이 고개는 높지는 않지만 완만한 오르막이 제법 긴 편이다. 고개를 넘으면 ‘한들해수욕장’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 섬의 중심인 평촌마을에 다다르게 된다. 이곳에는 북도면장봉출장소와 식당, 보건진료소, 초등학교 등이 있다.

숲과 바다를 조망하며 달리는 길
고운 모래가 유명한 ‘진촌해수욕장’은 평촌마을에서 2.2㎞ 거리에 있다. 고갯마루 팔각정에서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면 해변이 나타난다. 하얀 백사장과 노송 숲이 어우러져 경치가 아름답다. 특히 저녁이면 수평선 너머로 지는 서해의 낙조가 장관이어서 바닷가에서 캠핑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진촌해수욕장에서 돌아 나와 팔각정에서 오른쪽 임도로 향하면 그 끝에 섬의 막다른 곳 가막머리 전망대에 다다르게 된다. 편도 4㎞ 정도 되는 이 임도는 예전에 채석장으로 드나드는 길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길이다. 비포장이고 제법 업 다운이 잦지만 노면이 양호해 큰 위험 없이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산길이기 때문에 일반 도로형 자전거가 아닌 산악용 MTB를 타는 것이 안전하다. 숲길을 달리다 보면 간간이 나무 사이로 드러나는 멋진 바다 풍경이 매력적이다. 낙조를 조망할 수 있는 가막머리 전망대에서 시원하게 펼쳐진 서해의 풍경을 감상한 뒤에는 왔던 길을 되밟아 선착장으로 돌아오면 된다.
장봉도에서 삼목선착장으로 돌아오는 배는 오후 6시까지 매시 정각 운항되기 때문에 배 시간을 고려해 라이딩을 즐겨야 한다. 섬에는 펜션도 있고 민박도 가능하다. 장봉도까지 왕복요금 대인 5천500원, 소인 3천800원. 자전거는 3천원의 요금을 따로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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