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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학은 통계학이다
성명학은 통계학이다
  • 이시종 기사
  • 승인 2014.03.07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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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봉의 성명학

‘개인행복추구권’을 보장한다며 개명을 쉽게 해주는 법을 발효한 지 7년이 됐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촌스럽거나 놀림감이 되는 이름 또는 성명학적인 면에서 좋지 않은 이름을 개명하게 되었고 지금도 개명하는 인구가 자꾸만 늘어가고 있다. 그렇다보니 사주만 공부하고 철학원을 운영하는 사람들까지 성명학을 잘 아는 양 해괴한 이론으로 많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등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성명학자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음양오행을 비롯하여 상생상극 또는 삼원오행에다 불용문자까지 거론하며 개명을 권유하기도 한다.
음양, 상생상극을 이야기하며 사주의 일부분인 것처럼 설명하는 이론이 설득력이 있어 보이기도 하고 자원오행, 삼원오행 등의 이론을 내세우기도 하며 불용문자를 사용하면 큰일 나는 것처럼 설명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정작 불용문자의 유래를 알고 말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불용문자란 원래 동양의 겸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의료시설이 전무하던 시절에 전염병 등 각종 질병으로 영·유아 사망률이 높아지자 ‘천한 이름을 지어 주면 오래 산다’는 말에 따라 ‘도야지, 개똥쇄’ 등 천한 이름을 짓기 시작하고 성년이 되면 관명이라 하여 정식 이름을 지어 불렀다. 성년이 되면 전염병에 강하여 잘 죽지 않으니 비로소 사람 행세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따라서 이름을 지을 때 뜻이 좋은 한자를 기피하는 경우가 생겼고 호를 지을 때도 자기를 낮추는 동양의 미덕을 발휘했다. 글자 선택에 있어서도 복을 많이 받으라는 의미에서 복 복(福)자를 써도 불용문자라 했고, 밝을 명(明)자는 너무 밝으면 어두워진다는 의미가 있어 불용문자가 되기도 했다. 별 성(星)자는 별이 사라진다 하여 불용문자가 됐고, 부자 부(富)자는 부자가 되라고 썼으나 가난해질 수 있다 하여 불용문자가 되었다. 이처럼 음양의 이치 또는 춘하추동처럼 계절을 의미하는 글자 등 많은 글자들을 불용문자로 구분하고 있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특이한 이름을 선호하고 있는 글로벌 시대에는 맞지 않는 이론이며 음양, 상생상극의 이론도 큰 의미가 없다. 상생과 상극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상극이라 하여 곧 죽을 것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은 단편적인 생각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상생으로만 짓고 어느 해에 태어났느냐에 따라 어느 성은 ‘ㄷ, ㄹ, ㅌ’ 중에서 글자를 형성하고 어느 성은 ‘ㅅ, ㅈ, ㅊ’ 등의 이름으로만 짓는다고 가정한다면 이름만 봐도 어느 해에 태어났는지 알 수가 있지 않겠는가,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이론이다.
필자도 1970년대 초 약국을 운영하며 손님을 상대로 상생상극, 자원오행, 삼원오행을 적용하여 수년 동안 감정해 봤지만 뚜렷한 성과를 못 냈으며, 어쩌다 장님 문고리 만지는 격으로 일부 맞는 부분도 있었지만 신통함을 느끼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수리성명학은 통계이기 때문에 신통력이 많고 때로는 이름대로 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중률이 높다. 중국에서 일본을 거쳐 한국에 온 수리성명학을 한국 실정에 맞게 연구하여 통계화시켜 지금까지 강의하고 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통계의 과학이라는 말이 통용될 만큼 적중률이 높으며 뜬구름을 잡는 음양, 상생상극의 이론보다 한 단계 발전된 통계화된 성명학이야말로 앞으로도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학문이라 하겠다. 최근에는 사주학도 점수를 매겨 그 숫자로 길흉을 판단하는 방법이 생겨났듯이 역학을 점점 통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그래야만 변화하는 사회 현상에 걸맞은 학문으로서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필자 이수봉은...
일본 다가시마 철학원 성명학 연구원,
동국대 사회교육원 성명수리학 교수,
좋은이름짓기운동본부 회장
문의 010-6203-4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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