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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윤작 작부체계와 연작
유기농 윤작 작부체계와 연작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3.19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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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 연구
 

글 | 손상목 교수(단국대학교 유기농업연구소) 사진 | 매거진플러스

유기농가에서 소득만을 추구하다 보면 윤작을 게을리 하게 되고, 연작을 할 때에는 병해충이 만연되고 염류장해 등 토양에 의한 장해로 인하여 작물의 생육이 뚜렷하게 나빠지고 수량이 점차 감소하는데 이를 ‘기지(忌地, soil sickness)’라고 하며 그 결과로서 폐농을 하게 되곤 한다. 그제야 토양관리에 다시 곰곰이 생각하고 작부체계를 바꾸어 보려고 하지만, 영농 현장에서 실제 윤작을 실천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작은 유기농에 있어 최소요구사항(最少要求事項, minimum requirements)의 하나로 반드시 실천해야 할 사항이다. 유기농 작부체계(作付體系, Cropping system)는 재배작물의 특성을 이용하여 지력의 유지 증진을 꾀하면서, 병해충 및 잡초 발생의 감소, 농업생산성 향상과 생산의 안정화 문제까지 해결하는 재배기술의 하나다. 따라서 유기농 현장에서의 작부체계 개선은 작물의 생리 생태적 특성을 이용하여 유기농업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며, 유기농업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실천기술의 하나다.

1. 연작에 의한 양분균형 파괴

토양 중의 양분은 순환 양분과 비순환 양분이 있다. 순환 양분은 가스화되는 양분으로 질소와 유황이 이에 속하고 비순환 양분은 인산과 칼리가 이에 속한다.
질소는 토양 중에 함유되어 있는 것도 있지만 공기 중에 있는 78%의 질소가스가 방전이나 미생물에 의한 고정으로 식물양분이 되기도 하는데, 콩과 작물에 의한 고정만도 연간 ha당 42~217kg이 된다. 토양의 pH, 인산과 칼리의 함량, Gas-exchange, 토양수분 함량 등에 따라 두과작물의 질소고정력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유기농업에서는 두과작물의 질소고정능력이 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그 재배조처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무축순환농업(stockless farming)에서는 퇴비나 축분의 투입 없이 두과작물을 윤작체계에 포함시켜 재배하는 것만으로 작물의 질소요구도를 충족시키고 있다. 또한 토양 중에 있는 질소는 미생물이나 화학작용으로 질소가스가 되어 공중에 휘산되기도 한다. 또한 일부 질소는 질산염(窒酸鹽, Nitrate)의 형태로 용탈되어 하층으로 이동되어 지하수를 오염시키기도 한다.
반면에 인산이나 칼리는 토양 모재에 부존되어 있거나 외부에서 시용하는 비순환 양분이다. 순환이든 비순환이든 간에 작물이 충분히 흡수 이용하기 위해서는 토양이 공급하는 양 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많다. 연작이 일시적으로는 유리하게 보이지만, 연작장해 측면에서 보면 동일한 작물을 연속 재배하는 것은 양분의 균형유지 측면에서도 극히 불리하다.

2. 독성물질 축적과 전/후작 관계

연작장해가 발생하면 기지현상(忌地現像)이 일어난다. 기지현상은 단순히 영양분 부족에서 오기도 하지만, 충해, 병해의 원인과 토양의 물리화학성 변화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토양의 물리화학성이 건전하게 유지되면 독성물질이 생성되더라도 과다하게 축적될 수 없고, 미생물이 원활히 활동하여 쉽게 분해돼 해를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토양의 통기성이나 배수성이 좋으면 해충과 병원성 균의 증식도 저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양의 물리성이 불량하면 식물체에서 분비하는 독성물질이나 분해생성물질들이 독성물질이 되기 쉽다. 유기물이 분해될 때 생성되는 독성물질은 호기적 상태에서는 발생되지 않고 혐기적 상태에서 많이 발생되는데 산의 생성이 그 예다.
작물의 잔재나 생체에서 나오는 물질들이 일부 식물의 발아와 생육에 장애를 미치는데, 이 같은 현상을 타감작용(Allelopathy)이라고 한다. 타감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을 타감물질이라고 한다. 작물별로 기지현상을 일으키는 중요한 타감물질을 살펴보면 [표1]과 같다.
보리, 귀리, 밀, 헤어리베치, 브로콜리, 수단그라스, 알팔파, 호밀 등은 타감물질을 분비하는 작물이다. 이와 같이 전/후작의 영향은 질소고정과 같은 유용한 측면도 있고 타감작용 물질에 의한 나쁜 영향도 있다. 타감작용은 잡초제어에 잘 활용하여 윤작 작부체계 수립에 참고하여야 한다. 전/후작이 작물생육과 잡초제어에 영향을 주고 있음으로 작부체계 수립 시 재배관리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3. 병해충과 전/후작 관계

토양 병해충을 생태적으로 회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윤작 작부체계에서 전/후작 작물을 잘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토양 병해충은 기주작물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같은 작물을 연작할 때에는 그 작물에 특이하게 발생하는 병해충이 만연하게 되기 때문이다.
유기농 윤작 작부체계를 5년 내지 7년 주기로 지속적으로 실천함으로써, 건강한 토양을 확보해 나갈 수 있고, 따라서 토양전염병 병원균이 없는 건강한 토양에서는 병충해의 생태적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유기농업 현장에서 이를 중요시 하는 것이다. 선충의 밀도 역시 5년 내지 7년 윤작 체계를 도입하게 되면 크게 줄여 나갈 수 있다.
시설하우스에 병해충의 발생이 심한 것은 하우스재배작물은 화본과 작물과 같이 병해충에 강한 작물을 재배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우스 재배작물은 박과, 가지과 및 십자화과 작물이 주로 재배되는데 이들 조직체는 화본과 작물과 기본적으로 다르다.
윤작을 실천해야 하는 이유는 작물 뿌리에서 생육하는 균의 문제가 있어, 전/후작의 적절한 선택이 증수요인이 된다는 점이다. 밭벼 뿌리에는 pyrenochaeta sp.의 사상균이 있는데 이를 밭벼에 접종하고 여기서 자란 어린 식물의 뿌리 추출액을 만들어 작물별 발아와 실생근의 신장을 조사하면 무, 배추, 순무, 우엉, 오이는 좋아지고 수수, 보리, 연맥밀, 밭벼는 나빠진다. 강낭콩을 연작한 포장에서 강낭콩 줄기 밑동을 쪼개보면 까만 병반이 나타나고 식물체 잎은 황화되면서 수량이 반감된다. 이는 피시움(pythium)이라는 사상균에 의한 것으로, 목초를 재배하고 강낭콩을 재배한데서는 병이 발생하지 않아 전/후작 관계가 병의 발생원인이다. 엽채류나 과채류의 병해를 보면 주요 병이 다르다. 연작하는 토양에서 특정 병이 발생한다면 병원성 균의 동정에 앞서 토양조건을 살피는 것이 연작 원인조사의 필수조건이 되어야 한다.[표2]
윤작을 하는 것은 또한 토양선충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국화를 심은 곳에 우엉을 심지 말라든지 하는 것은 전작물의 선충이 후작물을 가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땅콩 밭에 고구마를 심는 경우는 땅콩의 선충은 고구마에 영향이 없기 때문이며, 나아가서는 선충밀도를 낮게 하여 주는 효과가 있어 전/후작물 선택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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