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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살아 숨쉬는 유기농 밥상 차리기의 실제
생명이 살아 숨쉬는 유기농 밥상 차리기의 실제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3.21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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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진영(한국유기농업협회장) 
사진 | 매거진플러스

살아 있는 유기농 밥상을 차리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100% 유기농산물만으로 식재료를 준비하겠다고 서두르는 것보다는 단계적으로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한 가지씩 유기농 반찬을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며 성공 가능성도 높다. 우선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밥을 유기농 현미밥으로 바꾸는 것이 효과적이다. 쌀이 가진 다양한 양분과 항암ㆍ항노화ㆍ혈압조절ㆍ독성분해 등의 기능을 가진 성분을 모두 함유하고 있는 것이 현미인데, 현대인들은 다소 껄끄럽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현미의 기능성 성분을 90% 이상 보유하고 있는 쌀겨를 열두 번씩이나 깎아내면서 쌀의 씨눈마저 도려내 버린 12분 도미를 먹고 있다. 이는 결국 우리 모두의 건강을 제대로 지켜낼 수 없는 근본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는 셈이다.

현미밥이 다소 껄끄럽다고 느낀다면 안 껄끄럽게 만들어 먹으면 될 일이다. 이를 위해서 필자가 33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밥상 위에 올려오면서 가족의 건강을 확실하게 지켜온 현미밥을 지을 수 있는 재료를 알려드릴 테니 모든 독자들이 꼭 실천해보기 바란다. 우선 3∼4인 가족 기준으로 2∼3주간 먹을 수 있는 재료를 준비해보면, 무농약인증 이상의 유기재배 현미 8kg과 찰현미 4kg을 구입한 후, 잡곡으로는 흑향미나 적향미ㆍ밀ㆍ보리ㆍ조ㆍ수수ㆍ율무ㆍ기장ㆍ콩 종류 색깔별로 3종, 팥도 색깔별로 두 가지를 각 1kg씩 준비해 13∼15종류를 골고루 혼합해 쌀 뒤주에 보관한다.

밥을 지을 때는 잡곡을 공기그릇으로 세 번을 떠내어 3회 정도 잘 씻은 후 조리로 건져 물기를 쪽 뺀 다음 압력밥솥에 넣는다. 밥물은 앞의 공기그릇으로 가득 채워 세 잔을 부어 현미잡곡과 물이 부피로 정확히 일대일이 되도록 맞춰주면 질지도 않고 되지도 않게 먹기 좋은 부드러운 현미밥이 된다.
이때 약간 진밥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을 공기그릇의 1/4 정도만 더 넣어주면 약간 질게 되고, 반대로 된밥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을 마지막 한 공기의 1/4만 적게 넣어주면 된밥이 되기 때문에 입맛에 맞춰 조절하기도 아주 쉽다. 물을 완벽하게 조절하고 난 후엔 마지막으로 소금을 0.5g 정도(티스푼으로 절반) 넣어주면 밥이 싱겁지도 않고 고소하며 감칠맛 나게 지어진다. 이렇게 지은 현미잡곡밥만 착실하게 밥상 위에 올려내도 전체 식자재의 35∼40%는 유기농 밥상이 되는 것이다.

참고로 5억 인구의 유럽연합에서 지난 60∼70년간에 걸쳐 유기농산물을 애용해온 사람들의 성과를 조사 분석해본 결과, 모든 식재료의 30% 이상만 유기농산물을 섭취한 사람들도 그 집안에는 아토피 환자도 없었으며, 성인 암이나 젊은 부부들의 불임현상도 없었다. 또한 청소년들의 ADHD신드롬(집중력 결핍ㆍ과잉행동증후군) 등의 정신질환도 나타나지 않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이런 이유로 EU는 전체유럽연합 국민들에게 유기농산물 섭취 최소권장량을 30%로 권유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에 호응해온 결과 현재 EU 국민들의 전체 식자재 중 32%가 유기농산물인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기초적인 유기농산물 밥상 차리기는 일상적으로 건강하게 살고 있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실행하기에 별 어려움이 없으면서 성과도 대단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다만 가족 중에 아토피 피부병이나 천식ㆍ불임부부ㆍ틱장애 등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있을 경우 100% 식재료를 유기 인증 농산물로 준비하되, 부담이 되어 구입이 원활하지 못할 때는 무농약 인증 쌀이나 채소류 등으로라도 밥상을 완벽하게 살려 나가려는 노력을 해보자. 500만년간 진화되어온 인류 본연의 생명설계에 따라 태초 이래로 인류의 주식이었던 무공해 유기농산물을 식탁에 올려 나가도록 노력하겠다는, 긍정적이며 전향적인 자세로 적극 실천해보길 간곡히 권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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