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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 전지현 신드롬 분석
<별에서 온 그대> 전지현 신드롬 분석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03.23 0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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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안방극장까지 사로잡은 비결
 

‘결혼은 무덤’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결혼 후 전지현의 활약은 제2의 전성기로 평가받을 정도로 대단하다. 영화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어필한 그녀는 오랜만에 출연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을 꾀했다. 실제 직업과 같은 배우 천송이 역할을 마치 실생활처럼 소화해내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역시 전지현’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전지현 신드롬에 얽힌 몇 가지 키워드들을 분석해 봤다.

취재 박천국 기자 | 사진 SBS 제공, <별에서 온 그대> 영상 캡처

 
전지현은 결혼 후 영화 <도둑들>을 통해 화려하게 재기했다. 해외에서 제작된 영화 <설화와 비밀의 부채>, <블러드> 등 이전 작품들은 개봉 전 숱한 화제를 낳았지만, 정작 개봉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진 못했다. 하지만 <도둑들>에서의 전지현은 달랐다.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김혜숙 등 국내 최고 배우들 사이에서 강한 개성을 드러내며 영화의 인기를 견인하는 한 축을 담당했다. 영화 흥행 이후 그녀가 선택한 작품은 예상을 깨고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였다.
1999년 <해피투게더> 이후 안방극장에서 는 좀처럼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상대 주연이 김수현이라는 점과 더불어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박지은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는 점에서 그녀가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충분해 보였다. 더구나 <도둑들>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이후 그녀의 또 다른 변신을 기대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최적의 타이밍에 차기작을 선정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녀의 선택, 아니 노력의 결과가 빛을 발했다.
1회 시청률 15.6%로 시작한 <별그대>는 4회 만에 20%대의 벽을 돌파했다.
시청률이 잠깐 주춤하기도 했지만 12회부터는 25%대를 넘어섰다. 현재 30% 시청률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인데, 시청률 상승 추이와 드라마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음을 감안할 때 30% 돌파는 무난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연말과 올해 상반기를 관통하는 최고의 화제작으로 <별 그대>가 떠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1st Keyword 일상의 공감
“저는 ‘치맥’에 의존해요. 우울할 때는 ‘치맥’을 찾곤 하죠. 그렇다고 닭다리를 보고 설레지는 않아요. 그런데 이건 설레기도 하죠. 대답해 줘요. 의존증이 사랑으로 바뀔 수 있냐고요”
<별그대> 10화 에필로그에서 천송이가 정신의학과를 찾아 상담받는 장면에서 나온 대사다. 이 드라마에서 천송이는 지나칠 만큼 ‘치맥(치킨+맥주)’에 집중한다. 대중들이 알 수 없는 톱스타의 숨겨진 털털함에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는 내내 웃음을 그치지 못한다. 특히 “눈 오는 날에는 치맥인데…”라는 대사는 치킨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예상 외로 중국에서까지 치맥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중국에서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식 치맥 문화를 경험하려는 중국인들로 치킨과 맥주 세트를 파는 가게들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한 교민은 “한국 치킨 가게들이 <별그대>의 주인공 사진을 밖에 걸어놓고 앞에서 사진을 찍게 하는 등 ‘스타 마케팅’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천송이는 치맥을 앞에 두고 도민준과 격렬한 키스를 나눴다. 기존 드라마들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어색한 연결 고리이지만 그러한 예상을 깨는 에피소드들이 드라마에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 요인이 됐다. 시청자들은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했을 치맥을 즐기는 천송이의 모습을 보며 ‘전지현도 그럴지 모른다’는 착각에 빠졌을지도 모르겠다. 그 과정에서 많은 직장인들이 일과 후 즐기는 치맥이라는 일상적 일들을 드라마를 보며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에 판타지가 갖는 괴리감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상당수의 인기 드라마를 보면 시청자들이 배역을 맡은 연기자와 극중 캐릭터를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드라마에서 악역을 맡았던 배우를 실제로 만나게 됐는데 ‘그렇게 살지 말라’며 대놓고 욕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2nd Keyword 적재적소 코믹 연기
 
<별그대>에서 대부분의 웃음은 천송이가 나오는 장면에서 유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극 초반 이야기의 전개와 극적 긴장감을 높이기 힘든 상황에서 천송이는 상식이 부족한 스타의 면모를 드러내며 드라마의 재미를 더했다. 극중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피곤한 오후엔 역시 달달한 모카라떼가 짱. 문익점 선생님이 왜 모카씨를 숨겨 들어왔는지 알 것 같다. 문익점 선생님 땡큐~”라는 글은 단연 압권이었다. 이처럼 등장인물의 성격과 그들의 관계, 그리고 조금씩 극적 긴장감을 형성해 가는 과정에서 전지현의 코믹 연기는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극 중반에서는 반대로 극적 긴장감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한 템포 쉬어가는 장치로 그녀의 코믹한 연기가 적재적소에 활용됐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에서 <무한도전>에서 정형돈이 선보였던 ‘홍홍홍’ 랩을 선보이며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하는가 하면, 최근 18회분에서는 도민준의 초능력을 알게 된 천송이가 벽을 향해 “아잉, 있잖아. 못 본 지 얼마나 됐다고 보고 싶다. 내 앞에 순간 이동해서 와주면 안 돼”라고 말을 했지만 반응이 없자, “도민준 씨, 들려? 듣고 있어? 왜 대답 안 해? 나 놀리는 거지? 하지마~ 그러지 마~”라며 <개그콘서트>의 오나미 유행어를 능청스럽게 따라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특히 그녀의 만취 회상 연기는 이 드라마의 명장면으로 꼽힐 만큼 전지현 코믹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3rd Keyword  명대사&명장면
천송이의 명대사는 박지은 작가 특유의 유쾌함이 더해진 직설에 의해 탄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을
배신한 소꿉친구 유세미(유인나 분)에게 천송이가 한 말은 대표적인 명대사로 손꼽힌다.
“내가 이번에 바닥을 치면서 기분 참 더러울 때가 많았는데,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더라. 사람이 딱 걸러
져. 진짜 내 편과 내 편을 가장한 적. 인생에서 가장 큰 시련이 오는 것, 한 번 씩 진짜와 가짜를 걸러내
라는 하느님이 주신 큰 기회가 아닐까 싶다.”
이외에도 천송이의 애틋한 마음과 전지현의 목소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애절한 사랑의 감정을 표
현한 대사도 많은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어요. 그 사람이 가라고 아무리 밀어내도 걸음이 안 떨어
져요. 싫어하려고 노력해도 싫어지지가 않아요. 자꾸 그 사람이 날 사랑하는 슬픈 꿈을 꿔요.”

코믹과 멜로적인 요소를
두루 갖춘 매력적인 캐릭터
천송이에 많은 시청자들은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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