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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복원의 개척자 변우일 박사
생태계 복원의 개척자 변우일 박사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3.27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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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자연의 공존 가능성을 열다

그간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외면해왔다. 결국 문명의 이기는 인간에게 편리함을 주었지만, 정작 공존해야 할 자연을 오염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러한 환경위기의 상황에서 변우일 교수의 신기술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취재 | 황정호 기자 사진 | 양우영 기자

최근 뒤늦게 자연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확산되면서 환경친화적 생태계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변우일 박사는 단순한 복원을 뛰어넘어 정화와 소생이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생태계 창출 신기술을 개발해냈다. 바로 환경부 신기술 제258호로 등록된 ‘다
단계셀 습지·연못 구조와 생태적 수질정화미디어 시스템을 활용한 습지 비오톱 복원기술’이다. 현재 ‘금어천 인공습지’를 비롯해 광명시의 ‘안터생태공원’ 등 그의 신기술을 적용한 습지들은 수질정화와 생태계 복원은 물론 지역 사람들에게 친수공간으로 활용되는 ‘일석다조(一石多鳥)’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변우일 박사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새로운 개념의 생태계 복원 개척자이자 연구자로서 그는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 땅에 맞는 복원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목표

“환경보전과 개발을 둘러싼 논의는 현시대의 지구적 이슈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도시를 만드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개발을 하다 보면 훼손이 불가피한 부분도 있죠. 따라서 단순히 보전뿐만 아니라 복원을 해주는 노력이 필요한 겁니다. 그런 노력의 과정에서 보전해야 할 가치 있
는 생태계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것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고요. 더 광범위한 개념으로 보자면 제가 하는 일은 생태계를 다시 창출해내는 겁니다.”
변우일 박사는 환경보전과 개발이 공존해나가는 조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속 가능하고 건전한 개발에 맞춰졌던 초점을 ‘영향을 적게 미치는 개발(Low Impact Development)’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가장 적합한 시도가 바로 그의 ‘습지 비오톱 복원기술’이다.
“습지가 중요한 이유는 그만큼 복원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 생태계를 복원해오면서 가장 핵심은 습지라는 것을 확인했죠. 수생태계는 생태복원의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제까지 습지전문가는 있어도 복원전문가는 전무한 상황이었어요. 왜냐하면 이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는 건설체계가 접목되어야 하기 때문에 융·복합적 분야의 이해가 필수적이거든요. 저는 생태계 복원 전문가로 연구를 하면서 우리 땅에 습지복원까지 실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습지 비오톱 복원기술’을 적용해 성공한 사례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광명시에 위치한 ‘안터생태공원’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금개구리의 서식처를 복원한 것은 물론 지금은 개체수가 점차 늘어나며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더불어 인근 주민들에게는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수변공간으로서 각광받고 있다. 그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변우일 박사가 직접 관여한 수생태 복원작업은 결실을 맺고 있다. 이러한 성과 덕분에 업계의 사업화 제의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변 박사는 신중한 입장이다.
“아직은 사업화를 할 시기는 아닙니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도입할 수 있죠. 하지만 제 목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 어디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어 재현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미국과 일본에서 생태복원을 공부하면서 나라별로 전통적인 자연관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기후나 토양은 물론이고요. 제가 시도하는 것은 수질에만 국한된 미시적인 복원이 아닌 생태계와 수질을 회복하면서 친수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한 복원입니다. 지금은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사례를 많이 만들고 이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이에요.”

개척자로서의 설움

국가의 정책적인 영향도 있지만, 생태복원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그간 지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변우일 박사는 자신이 만든 복원모델의 유효성을 증명하기까지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부분에서 싸워나가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 때론 외로운 왕따가 될 때도 있었죠.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핑 돌기도 했고요. 특히나 공공재 성격이 강한 환경분야는 기존에 굳어진 틀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죠. 하지만 호소한다고 해결이 되지 않더라고요. 다만 작품으로 증명을 하는 거죠.”
최근에는 각 지자체 장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이전과는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하지만, 이제까지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말단 공무원부터 설득을 시켜야 했다. 성사가 되어 시공에 들어간다고 해도 끝이 아니었다. 바로 현장에서 공사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복원을 위한 공사는 저류지나 하천, 습지별로 현장의 생태 히스토리를 읽어가면서 정교한 수리검토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홍수가 나서 범람을 해도 떠내려가지 않고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게 할 수 있으니까요. 이 부분에 대한 교육이나 인식은 아직 미흡한 실정입니다. 제도도 안 갖춰져 있고요. 대부분의 실
무자들이 이해지식이 없어 공사를 하다 보면 요구한 대로 따르지 않아요. 그래서 직접 현장에서 뛰어야 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밑바닥에서 만들어나가는 거였죠. 그런 시간을 거치면서 공통점도 도출되고 매뉴얼화가 되어가더군요. 지금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그는 홀로 개척을 해나가는 한편으로 생태복원시스템에 대한 저변을 넓히기 위해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상명대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생태환경복원 석·박사 과정이 그것이다. 또한 복원사업의 연착륙을 유도하고 공공재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기존 건설사 대표들을 대상으로 융·복합적 기술교육 기반도 갖춰놓은 상태다.
“저는 거창한 말은 모릅니다. 이제까지 우리 땅에 좋은 것을 만들겠다는 생각뿐이었죠. 환경분야는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지속적인 검증과 사후관리도 중요하고요. 국민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나아진 환경을 단순히 즐기는 것도 좋지만 어떤 과정을 통해 좋아졌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못 따라간 제도도 더 빨리 다가올 수 있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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