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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우도 자전거 여행
제주 우도 자전거 여행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4.04.05 0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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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로 만나는 작은 제주도
 

자전거여행을 즐기는 이들은 가장 가보고 싶은 곳으로 제주도를 꼽는다. 제주의 아름다운 해안을 달리는 기분은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여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섬인 제주도 전체를 자전거로 도는 일은 만만치 않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많이 든다. 그래서 사랑받는 곳이 제주도의 축소판이라는 작은 제주도 ‘우도’다.

취재·사진 | 유인근(스포츠서울 기자)

물 위에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우도(牛島)는 제주도의 62개 부속 섬 중 가장 크다. 그래봤자 면적 650ha(약 196만 평), 남북의 길이 3.5km, 동서로는 2.5km밖에 되지 않는다. 해안선 길이도 모두 합해서 17km에 불과하다. 그러나 작지만 큰 감동을 주는 섬이 우도다. 이국적 풍경의 바다와 기이한 해식동굴, 우도팔경에 검은 돌담까지, 아름다운 절경이 섬 구석구석에 보석처럼 박혀 있다. 그런 우도의 보석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자전거여행이 제격이다. 여러 갈래의 길이 거미줄처럼 뻗어 있고,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일주도로가 잘 나 있으며, 지형이 평탄해서 자전거로 여행하기에 그만이다. 3~4시간이면 섬 전체를 돌아볼 수 있다.

제주도의 축소판 ‘우도’
‘소섬’ 우도의 매력은 바로 제주도의 축소판 같다는 점이다. 제주도의 풍경을 상징하는 하얀 백사장과 푸른 파도, 드넓은 초원과 검은 돌담 그리고 등대, 이 모든 것이 모여 있는 섬이 우도다. 한라산처럼 쇠머리오름(133m)을 정점으로 완만한 구릉지가 펼쳐져 있는 것도 빼닮았다.
많은 사람이 제주도에 가면 정해진 코스처럼 우도를 들르곤 한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섬을, 자동차로 한번 휙 돌아본 뒤 쫓기듯 배를 타고 돌아 나오느라 우도의 진짜 매력은 느껴보지도 못하고 비행기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요즘에는 우도에도 올레길이 새로 나고, 자전거로 섬을 돌아보는 이들의 많아지면서 섬의 매력을 제대로 음미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일출로 유명한 성산일출봉이 있는 성산포항에서 우도 천진항까지는 배로 15분. 짧은 거리이지만 워낙 바람이 많은 곳이어서 출렁임이 만만치 않다. 자전거를 갖고 배에 올라도 되지만 안 가져가도 걱정할 것은 없다. 천진항에 도착하면 자전거를 빌려주는 대여소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우도의 도로는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높낮이가 거의 없는 평지에 가까운 길이어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기에 아주 좋다. 우도의 자전거 코스는 천진항에서 시계방향으로 돌면 된다. 우도에는 우도팔경이 있다. 주간명월(晝間明月), 야항어범(夜航漁帆), 천진관산(天津觀山), 지두청사(地頭靑莎), 전포망도(前浦望島), 후해석벽(後海石劈), 동안경굴(東岸鯨窟), 서빈백사(西濱白沙)가 그것이다. 제주도 동부 해안에서 바라본 우도를 가리키는 전포망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우도 내에 흩어져 있어 자전거를 타고 하나씩 찾아가는 재미가 보물찾기를 하는 것처럼 흥분되고 즐겁다.

배 위에서 바라본 우도.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이 실감 난다.

▲ 배 위에서 바라본 우도.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이 실감 난다.
하얀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인상적인 천진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로 15분 정도 달리다 보면 왼쪽으로 쪽빛 바다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산호사해수욕장이 나타난다. 우도팔경 중 하나인 서빈백사가 바로 이곳으로, 우도의 제일 절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의 바다는 날씨와 수심에 따라 빛깔이 달라지는데 에메랄드빛이 강해 남태평양이나 지중해의 어느 바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백사장의 모래는 하얗다 못해 푸른빛이 돌 정도로 눈이 부시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고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홍조괴단 때문이다. 이런 학술적 가치로 산호사해변은 2004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자전거를 멈추고 쪽빛 바다에 잠시 발을 담그니 그 빛깔이 고스란히 묻어날 것만 같다. 파도가 칠 때마다 사그락거리는 모래 소리도 정겹기만 하다.
해안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보니 바람의 저항이 거셀 때가 많다. 바람의 섬답게 페달을 밟는 것이 힘에 부치기도 한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우도의 아름다운 풍광은 그런 수고를 갈음하고도 남는다. 자동차로 다닐 때는 그냥 지나쳤던 경치들이 다정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해안을 돌아도 좋지만 마을 위 검은 돌담으로 이어진 언덕으로 올라도 괜찮다. 구불구불 돌담길을 지나는 기분은 참 묘하다. 저 모퉁이를 지나면 무엇이 나타날까, 기분 좋은 설렘이 앞선다.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으로 쌓은 돌담길은 미로처럼 끝도 없이 이어져 색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마치 돌담을 모아놓은 전시장 같다. 그 낮은 돌담 안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조랑말은 세상 부러울 것 없어 보인다. 언덕에서 바라보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빨강 파랑의 키 작은 집들이 검은 돌담과 어우러진 모습이 영락없는 깨끗한 수채화 한 점이다.

하얀 포말이 끝없이 달려오는 우도의 최북단에는 하얀색 답다니탑이 눈 길을 끈다. 이어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를 자랑하는 하고수동해수욕장 이 나온다. 이곳은 에메랄드빛 바다와 얕은 수심으로 한국의 사이판 해 변으로 불리기도 한다. 여름밤이면 멸치잡이배들의 휘황찬란한 불빛들 이 앞바다를 수놓아 불꽃놀이를 보는 것 같은 장관을 연출한다.
하고수동해수욕장에서 해안선을 더 따라가면 우도의 새끼섬 비양도를 만날 수 있다. 섬까지 다리가 연결되어 있어 잠시 들러 자전거를 세우고 바위에 걸터앉아 거친 바람과 파도를 감상해보는 것도 색다른 기분을 가져다준다.

우도봉, 성산일출봉과 한라산이 한눈에
비양도에 나와 다시 해안도로에 오르면 저 멀리 우도봉이 우뚝하다. 섬 의 남동쪽 끝에 위치한 우도봉은 한라산의 기생화산인 쇠머리오름 (133m)으로 섬사람들에게는 섬머리로 통한다. 우도 전체가 용암지대이 며 하나의 거대한 오름이다.
우도봉 아래 협곡 속에는 검멀레해수욕장이 숨어 있다. 폭 100여 미터의 작은 해변이지만 검은 모래의 해변이 인상적이다. 이곳에서 모래찜질을 하면 관절염과 피부병에 좋다고 하니 일부러라도 들러 여행 막바지 피로 를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 해변 끝에는 고래가 살았다는 동굴이 있다. 이 곳에서는 가끔씩 동굴음악회가 열려 우도를 찾는 나그네에게 색다른 재 미를 주기도 한다.
우도봉을 올라갔다 내려오는 데에는 대략 1시간. 자전거는 갈 수 없으니 걸어서 가야 한다. 제법 땀도 나지만 그런 수고가 아깝지 않다. 우도의 최고봉인 우도봉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바로 우도팔경 중 제4경 인 ‘지두청사’다. 우도봉은 해수면에서 거의 수직으로 솟아 있어 전망이 좋다. 우도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을 뿐더러 바다 건너 성산일출봉 과 한라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우도봉 정상에는 1906년 첫 불을 밝힌 제주도 최초의 등대인 우도등대와 세계 각국의 등대 모형이 전시된 등대 박물관이 있다. 우도봉에서 내려와 언덕 아래로 이어진 길을 따라 마을 로 들어가면 다시 천진항이다. 우도를 떠나는 배 위에 몸을 싣고 돌아가 는 길, 3시간여의 여행이 꿈결처럼만 느껴진다. 아쉬움에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 그림 같은 해안도로에는 자전거를 즐기는 여행객이 많다.

코스안내
*성산일출봉이 있는 성산포항에서 보통 1시간 간격으로 배가 뜬다. 15분이면 우도 천진항에 도착한다.
*천진항에서 오른쪽 해안도로로 코스를 잡는다. 2km, 15분 정도 달리면 왼쪽으로 산호사해수욕장이 나타난다.
*산호사해수욕장에서 1km 정도 가면 영화 <인어공주>의 배경이 된 하우목동항이 나타나고, 여기서 해안을 돌아본 뒤 조금 더 가면 전망대가 있는 답다니탑이다.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가 인상적인 하고수동해수욕장까지는 2km. 그리고 해안을 따라 오른쪽으로 돌면 비양도가 보인다. 비양도로 들어가는 다리를 지나가면 등대 가 나타난다.
*비양도에서 나와 다시 해안을 따라 직진해 2.5km를 가면 우도봉이다. 우도봉 입구 아래 절벽 아래로 검멀레해수욕장이 숨어 있다.
*걸어서 우도봉을 올라갔다 내려오는 데에는 1시간 정도 걸린다. 여기에서 출발지 인 천진항까지는 10여 분이면 충분하다.
*해안도로를 일주했다면 섬 내륙으로 들어가 마을과 초원, 돌담길을 달려보는 것도 좋다.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마음껏 다니다가 바닷가 쪽으로 내려가면 어느 곳에 서든 해안도로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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