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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경매서 이목 집중된 전재용 그림
온라인 경매서 이목 집중된 전재용 그림
  • 이윤지 기자
  • 승인 2014.04.07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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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 특별 경매

▲ 전재용, 무제 (이번 경매에서 27만원에 낙찰된 작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 씨의 그림 작품이 또 화제다. K옥션이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추징금 환수를 위해 온라인 경매를 진행해 지난달 7일부터 11일에 걸쳐 실시한 3차 매각은 낙찰률 100%, 낙찰 총액 3천885만원을 기록하며 마무리됐다. 시작가 총합의 3배를 훌쩍 넘어선 액수를 기록하며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특히 경매에 나온 작품들 중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 씨의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취재 이윤지 기자 | 사진 매거진플러스 | 자료 제공 서울옥션, 케이옥션

전재용 씨의 ‘무제’가 갖는 의미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에서는 세라믹 인형, 공예품, 일본 애니메이션 포스터 등의 출품작 중 일부 작품이 추정가를 훨씬 뛰어넘는 가격으로 낙찰되면서 전두환 일가 컬렉션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전재용 씨가 그린 이 작품은 추정가 3만~10만원이었으나 경합 끝에 27만원에 낙찰됐다. 작가 신분이 아님에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끄는 작품을 내놓은 그의 행보는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추징금 환수를 위한 이번 경매의 최고가 작품에 비하면 고가로 볼 수 없지만(최고가 작품:전명자의 ‘숨결’) 낙찰가와 무관하게 가장 이슈가 된 것은 전재용 씨의 작품이다.
이미 아마추어 단계는 넘어섰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 그림은 가운데 눈을 볼 수 없는 사람과 양옆 푸른 음영이 둘러진 그림자의 구도가 인상적이다. 어두운 그림자가 가운데에 있는 사람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결박하려 드는 것 같기도 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아서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진의 중심인 가운데 사람은 고개를 숙이고 손도 보여주지 않은 채 입을 굳게 닫고 침묵하고 있다. 성별도 알 수 없고 배경 역시 초현실적인 면면일 뿐 추정하기 어렵다. 화면을 꽉 채운 이 비밀에 찬 그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계속적으로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가운데 붉은 면으로 메운 오각형과 거침없이 그은 직선 또한 시선을 머물게 한다. 굵고 거친 질감으로 경계를 푸르게 채색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양옆의 그림자는 시선과 몸의 방향이 불확실해 더 모호한 느낌을 준다.
더욱이 앞선 경매에서 선보였던 작품들과 같이 ‘무제’다. 좌우의 그림자 혹은 누군가의 실상은 유령처럼 섬뜩하기도 하다. 늘어뜨려진 모양새가 어깨와 팔 같지만 기이한 비율로 늘어져 있어 역시 단정 짓기에 어렵고, 어두운 곳에서 본 얼굴의 옆선 같기도 한 머리쪽은 자세히 보면 화면 바깥 먼 곳을 향해 있는 듯하다.
다양한 방식으로의 해석이 가능한 이 작품에는 작가적인 고집과 투박한 세련미가 묻어난다.
전 대통령인 아버지와 그 자신을 비롯한 형제들은 오랫동안 한국사회에서 이슈의 중심에 서 있었다. 평범하지 않은 환경과 남달랐을 감수성이 작용해 이 같은 주목할 만한 작품을 그려낸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탈세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재용 씨의 이 그림은 시기상 더 폭발적인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술 시장 ‘3D 법칙’ 따라
파산한 소장자의 매력 있는 작품에 몰려

이미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는 이제 미술품 경매라는 형태를 통해 다시금 세간에 그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무려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 경매가 뜨거운 관심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고 전재용 씨 작품의 거의 완벽한 낙찰률까지 더해져 이색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추징금 환수라는 목적의 다소 불편하고 복잡한 배경보다 화제의 인물의 작품에 더 집중하고 관심을 가지고 이 상황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해당 경매를 진행한 서울옥션에 따르면 이 같은 흐름은 미술 시장의 ‘3D 법칙’(그림의 소장자가 ‘Default(파산)’ ‘Death(죽음)’ ‘Divorce(이혼)’을 겪을 때 좋은 미술품이 나온다는 법칙) 중 ‘Default(파산)’에 적용시킬 수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 경매>
전재용 작품 20점 모두 낙찰

▲ 전재용 무제1(낙찰가 220만원)
▲ 전재용 무제2(낙찰가 130만원)

각각 220만원, 130만원에 낙찰되며 큰 관심을 불러 모았던 지난 1월 말 선보인 전재용의 작품들. ‘무제 1’은 처음 30만원으로 시작됐는데, 그 경합이 치열했다고 한다. 현장 응찰자가 나서게 되자 가격이 올라가고 220만원에 이르러 현장에서 낙찰됐다. 1989년 12월 11일에 제작되었으며, 작품 뒷면에 서명이 있다. ‘무제 2’ 역시 30만원에서 시작해 13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1월 경매에서도 전재용 씨의 그림은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그는 영국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한 영향으로 개성 있는 작품을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들은 1989년과 1990년 미국 뉴욕 유학시절 그린 것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순자 부부가 백담사에서 은둔 생활을 했던 때와 같은 시기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오프라인에 출품된 이 ‘무제’는 역동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인체를 드로잉하듯이 묘사한 작품이다. 역시 감상하기 편안한 작품은 아니다. 프란시스 베이컨 특유의 다소 낯선 형상과 기괴한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아일랜드 태생의 영국 화가인 프란시스 베이컨의 원초적인 화풍과 붓 터치가 그대로 이어진 것 같다. 특별할 것 없는, 또는 어떤 장소라고 보기 애매한 단색의 배경에 홀로 있는 누군가의 모습을 그린 점 역시 비슷하다. 베이컨은 사람의 근육을 그리길 자주 했고 뼈와 근육이 다 드러난 충격적인 표정의 설정을 즐겼다. 대부분의 정서는 공포, 야만성이다. 역동성이 느껴지지만 어쩐지 부자연스러운 것 같은 자세로 서 있는 이 무제들은 프란시스 베이컨에 대한 오마주로 볼 수도 있을 듯싶다.
전재용 씨의 그림은 오프라인에 내놓은 2점, 온라인 경매에 내놓은 18점으로 총 20점이 선보였다. 화제를 모은 20점이 모두 낙찰, 20점 전체 낙찰 총액은 1천404만원으로 집계됐다. 1월에 열렸던 이 경매(2차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 경매>)는 낙찰 총액 3억1천659만원, 86%(140/163)를 기록하며 마무리된 바 있다. 이는 작년 12월에 진행된 1차 전두환 특별 경매 총액을 포함하면 전체 30억8천659만원 규모이다.

3월 12일 오프라인으로
미납추징금 환수 목적 경매 마무리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추징금 환수를 위해 온라인 경매로 지난 달 7일부터 11일까지 실시된 3차 매각은 낙찰률 100%, 낙찰총액 3천885만원을 기록하며 마무리되었다. 시작가 총합의 3배를 훌쩍 넘어선 액수를 기록하며 해당 경매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이어졌다. 지금까지 진행된 1, 2차 매각분을 포함한 총 낙찰액은 28억1천782만원이다. 이번 경매에는 미술품을 비롯해 전재용 씨가 그린 작품, 세라믹 인형, 공예품, 일본 애니메이션 포스터 등 각종 장식품 등이 출품되어 많은 경합을 거쳐 모두 낙찰되는 기록을 세웠다.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추징금 환수를 위한 경매는 3월 12일 오프라인 경매를 마지막으로 완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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