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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키워 먹는 유기농 푸드
직접 키워 먹는 유기농 푸드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4.15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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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란의 베란다 채소밭 가꾸기
 

봄을 맞아 인근 텃밭이나 주말농장으로 나들이 계획을 세우는 이들이 많다. 교외로 나가 봄날의 싱그러움을 누리는 것도 좋지만, 집 안에서 사시사철 자연을 느끼며 살아보는 건 어떨까. 베란다는 좁은 공간이지만 훌륭한 텃밭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베란다 농사는 기르는 재미와 먹는 즐거움은 물론, 실내 습도를 조절해주고 정서 함양에도 도움을 준다. 따스한 봄날, 베란다가 새롭게 깨어난다.

취재 | 김수석 사진제공 | 쌤앤파커스

박희란 주부는 베란다 농사에 푹 빠져 사는 네 살배기 아이의 엄마다. 박씨는 베란다 농사를 통해 각종 채소는 물론 과일까지 자급자족한다. 그리고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바키의 베란다 채소밭’이라는 블로그와 그녀의 저서 <베란다 채소밭>, <그녀의 아지트, 베란다>를 통해 나누고 있다. 평범한 주부가 도시농부로 변한 사연과 농사 체험기를 들어봤다.

베란다가 텃밭으로

박희란 작가가 베란다 농사를 시작한 것은 아이의 이유식 때문이었다. 당시는 언론에서 가짜 유기농과 이유식에서 검출된 유해물질에 관한 뉴스가 연일 방송되던 때였다. 아이의 건강이 걱정되었던 박 씨는 가족이 먹을 채소를 직접 재배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분유통에 처음으로 심은 채소가 청경채였다. 의외로 청경채는 잘 자라주었고 채소의 범위를 상추, 방울토마토 등으로 늘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패를 거듭하며 나름의 노하우도 얻었다. 박 씨는 올봄에도 새로운 채소를 심느라 분주하다.

“날씨가 따듯한 봄은 베란다에도 활기가 도는 시기예요. 들에 씨앗을 뿌리고 한 해 농사를 짓듯이 베란다에도 씨앗을 심거나 모종을 들여놓으면 좋아요. 그리고 봄은 장을 담그기에도 적당한 시기죠. 장 담그기는 베란다에서 사계절 가능하지만 올바른 숙성을 위해 봄에 담그는 것이 가장 좋아요.”
봄에는 기온과 습도가 적당해, 베란다에서도 대부분의 쌈 채소 재배가 가능하다. 그리고 방울토마토, 오이 등의 열매채소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 다만 베란다는 실외보다 발아가 쉽지 않을 수 있으므로 종자보다는 모종을 사다 옮겨 심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농사를 짓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이 텃밭을 만드는 것이다.
베란다 텃밭 만들기는 어렵지 않다. 동네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스티로폼이나 나무 상자에 흙만 채워 넣으면 된다. 흙은 집 근처에 있는 아무 흙이나 사용하기보다는 포장돼 나오는 유기농 상토나 유기 배양토를 쓰는 것이 좋다. 만약 집 근처의 일반 흙을 쓰려면 뜨거운 불에 가열해서 벌레나 유충을 없애야 한다. 그리고 상자를 배치할 때는 철재 앵글이나 선반을 이용해 층을 나누면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작물의 채광량을 높이기에도 좋다.
“흙 재배에 어려움이 있으시면, 수경재배부터 시작해 보세요. 각종 새싹채소와 콩나물, 숙주나물 등은 그릇에 씨를 두고 물을 뿌리기만 하면 자라는 것들이에요. 그리고 흙 재배를 할 때는 대파, 열무, 근대, 치커리, 상추 등이 키우기도 쉽고 빨리 자라요. 이 중에서 대파는 시장에서 파는 흙 묻은 뿌리 달린 대파를 사서 화분에다 심은 뒤 잘라 먹으면 계속 자라나서 한철은 거뜬히 날 수 있어요.”

자급자족 유기농 밥상

 
베란다 농사를 시작하면서 박 씨 가족의 식탁에도 변화가 생겼다. 채소값이 껑충 뛰어도 식탁에는 늘 싱싱한 채소가 가득하고,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무엇보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그렇게 시작된 박 씨의 유기농 밥상은 갈수록 풍성해지고 있다.
“직접 재배한 과일로 과일차를 만들고, 베란다에 미니 장독대를 설치해서 장을 담가요. 그리고 아이 간식이나 조미료도 직접 만들죠. 특히 화학조미료는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이 많잖아요. 그래서 멸치, 표고버섯, 다시마, 새우 등 국물 요리에 자주 사용하게 되는 재료들은 말려서 분말로 만들어 놓죠.”
다른 주부들이 오늘은 “무엇을 만들어 먹어야 하나”로 고민할 때, 박 씨는 “어떻게 만들어 먹을까”를 생각한다. 박 씨는 무럭무럭 자라는 채소들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자기만의 베란다 농법을 개발하기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베란다에 새로운 채소를 심고 있다.
“베란다 채소밭은 관리가 쉽고 겨울 농사도 가능해요. 그리고 공기 정화기능은 물론 집 안의 습도도 조절해주죠. 게다가 자녀의 자연생태교육과 인테리어 효과까지 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것은 성취감이에요. 가족의 먹을거리를 내 손으로 재배한다는 뿌듯함이 있어요. 베란다 채소로 장바구니 물가 부담도 줄이고 가족의 건강도 지키세요.”

베란다 채소밭 성공노하우

 
1. 씨앗 고르기
감자, 고구마, 생강, 마늘, 땅콩 등은 우리가 먹는 열매가 그대로 씨앗이 되는 대표적인 채소다. 하지만 그 밖의 채소들은 좋은 씨앗을 구입해야 좋은 채소를 수확할 수 있다. 새싹 채소용 씨앗은 겉면에 아무런 색도 묻어 있지 않지만, 일반 채소용 씨앗은 모두 겉면에 빨갛거나 파란 색소가 덮여 있다. 이 색소는 소독을 위한 약품인데, 유통 중 변질되는 것을 막고 씨앗이 흙 속에서 썩지 않고 정상적인 발아를 하도록 도와준다.

2. 물 주는 법
베란다 환경에 따라 물 주는 법은 달라질 수 있다. 무조건 며칠에 한 번이라고 정하기보다는 날씨나 계절, 베란다의 조건, 채소의 종류 등을 고려해서 나만의 물 주기 스케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봄에는 겉흙이 말랐을 때 2~3일에 한번 흠뻑 주는 것이 좋고, 장마철에는 횟수나 양을 더 줄인다. 그리고 무더위 때는 하루에 한번씩 흠뻑 주는 것이 좋다.

3. 햇볕과 바람 관리
베란다는 바깥에 비해 햇볕과 바람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쪽으로 난 창을 통해서만 햇볕과 바람을 받을 수 있고, 햇볕이 남향인지 동향인지 등에 따라서 집집마다 일조량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채소들이 잘 자라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집 베란다로 햇볕과 바람을 최대한 끌어들이는 것이다. 계절이나 기후에 따라서 베란다는 햇볕과 바람을 피하는 피신처의 역할도 할 수 있는 곳이다. 강한 햇살을 가리기위해 블라인드를 내려 주거나, 강풍이나 비바람이 치는 날은 창문을 닫아 피해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봄은 따듯한 햇살과 어울리는 살랑살랑한 바람이 적당히 들어오는 시기다. 하루 종일 문을 열어 주는 것이 좋고, 되도록
방충망까지 열어 봄의 기운을 한껏 베란다에 불어넣어 준다.

4. 거름 주기
집에서 키우는 채소에 굳이 화학비료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강력한 고형비료나 밭에서 쓰는 질소비료를 실내에서 사용하게 되면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 실내에서 재활용 용기에 키우는 채소는 그 크기가 1~3L 정도로 부피가 크기 않다. 이런 흙에 과한 거름을 주게 되면 과영양으로 채소가 죽어버리는 경우가 흔하다. 거름은 넘치는 것보다 부족한 것이 낫다.
쌈 채소들은 거름 없이도 잘 자란다. 거름은 열매채소들 위주로 한 달에 두 번 가량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5. 해충 퇴치
벌레가 출몰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베란다에서 채소를 키우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외 텃밭에 비해 베란다에 나타나는 해충은 아주 적은 수다. 새나 들쥐, 달팽이 같은 큰 천적들의 공격을 받지는 않기 때문에 작은 벌레들에 대처하는 몇 가지 방법만 알고 있으면 크게 겁먹지 않아도 된다. 퇴치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한데 환기를 잘해주는 것이 관건이다. 장마철은 해충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니 장마철이 다가오면 채소들을 잠시 파종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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