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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학’의 원조 한동철 교수
‘부자학’의 원조 한동철 교수
  • 박현희
  • 승인 2014.04.17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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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말하다
 

우리나라 부자학 박사 1호 한동철 박사와의 만남은 시종일관 즐거웠다. 돈과 명예라는 다소 딱딱한 주제임에도 쉽고 재미있게 부자에 대한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듣다가 어느 순간 ‘나도 부자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까지 들었다.

취재 박현희 | 사진 권오경

2004년 국내 최초로 대학에 부자학을 개설하고 부자 연구를 학문적으로 끌어올린 부자학 박사 1호 한동철 교수.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세인트루이스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그곳에서 ‘부자에게 물건을 파는 방법’을 배웠다. 한국에 와 삼성카드, 현대백화점, 풀무원, LG전자 등에서 자문위원과 사외이사로 일하며 부자들에게 물건을 팔아온 그는 부자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부자를 알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명제 아래 시작된 강의 ‘부자학’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이러한 관심이 모여 2007년에는 부자학연구학회가 창립되었다. 현재 각종 언론매체의 매력적인 인터뷰이인 그는 책 ‘부자로 가는 스쿨버스’와 소설 ‘벤츠와 감자탕’을 내는 등 저술활동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문득 한동철 교수의 이러한 이력을 보며 다소 시크한 사람이 아닐까 걱정되었다. 그러나 노타이와 희끗한 머리,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맑은 웃음은 곧 기우였음을 말해주었다. 사람들은 그에게 부자 되는 법, 돈을 잘 버는 법에 대해 묻기도 하고 그가 쓴 책들을 사서 읽기도 한다. 그런데 말로 하면 재미있게 되던 강의가 글로 풀면 다소 딱딱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한 고민에서 나온 책이 바로 ‘벤츠와 감자탕’이다. 책은 자신이 겪었던 혹은 보았던 빈자와 부자의 모습을 소설 형식을 빌려 보름 만에 쓴 것이다.

우리가 많은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

“‘부자학’은 부자를 이해하고 언젠가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게 도와주는 학문이에요. 부자를 만들어주는 스킬(기술)이라고 생각하는 건 오해죠. 부자학은 부자의 형성과정과 특성을 바로 알고 존경받는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 말해요. 물론 이 길은 무척 험난하죠.”
현재 우리나라는 부자가 전체 인구의 5% 정도 된다. 총재산 20억원대를 소유한 부자는 약 60만∼80만 명, 40억∼50억원 이상 보유자는 15만∼20만 명 정도 된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 20명 중 한 명 정도가 부자라는 얘기다. 그러나 한 교수는 “진짜 부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가 정의 내리는 ‘진짜 부자’는 현금 10억원을 포함한 5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이 부자가 되기를 희망하지만 그렇게 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노력한다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어요. 그런데 왜 못 되는 걸까요. 그 이유는 첫째 자녀 양육비가 너무 많이 든다는 점이에요. 자녀가 태어나서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양육하는 데 2억6천만원이나 든대요. 그런데 대한민국 가구당 총재산은 2억7천만원이죠. 둘째는 주거비가 너무 많이 들어요. 아파트 하나 사는 데 총재산이 다 들어가죠.”

한교수는 일반 서민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부잣집 아들이 부자가 되는 경우는 7, 8분의 1이지만 서민의 아들로 태어나 부자가 되는 경우는 50분의 1 정도. 우리나라 국민의 98%가 월소득이 600만원 이하인데 그 소득을 가지고 부자가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600만원 벌어서 550만원을 저축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해요. 그러려면 4인 가족이 50만원으로 살아야 하는데 자녀 과외는 당연히 없고, 아버지는 항상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엄마는 1년 내내 파마를 하지 말아야 하죠. 그렇게 하면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어요. 중·고등학교 다니는 자녀가 있다면 절대로 과외를 시키지 마세요. 좋은 대학 갔다고 자녀가 부자가 되는 건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도 좋은 대학에 가서 부자가 된 사람은 없어요. 자녀가 혹시 공부를 안 하고 대학도 가기 힘들다면 안 보내도 돼요. SKY대학들 보내려고 아등바등하기보다 좀 낮은 대학에 가고 훗날 대학원을 좋은 데로 보내면 더 경쟁력 있어요. 그리고 부부는 반드시 맞벌이를 하세요.”

부자를 배워야 부자가 된다

자신이 닮고 싶은 롤모델이 생기면 지금부터 당장 그 사람의 행동과 생활습관 등을 연구하고 따라하는 것처럼 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자의 행동과 생활습관을 보고 따라하는 것이 좋다. 한 교수는 부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중에서도 절약과 과감하게 도전하는 용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자는 절약을 바탕으로 자금을 마련한 다음 개성과 열정을 합해서 뭔가 사업을 하거나 투자를 해요.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절약이죠. 투자할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절약은 필수 조건이에요. 제 주변에는 이런 부자도 있어요. 지상 7층, 지하 2층짜리 빌딩 소유주이자 찜질방 사장인데 이 사람이 한 달에 7만원만 써요. 월 소득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부자의 생활이 어떠한지 살펴보니, 집과 빌딩까지 지하철로 두 정거장인데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매일 걸어서 출퇴근해요. 점심, 저녁은 찜질방 내 식당에서 해결하고요.
이렇게 아끼다 보니 7만원조차 다 쓸 필요가 없어 한 달에 4만원은 쓰고 나머지 3만원은 적금을 들었대요.”

 

과감하게 도전하는 용기 역시 필요하다. 세상에서 무언가를 이루어냈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독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는 평범한 아주머니가 독하게 마음먹은 후 부자가 된 사례를 들려주었다.
“‘부자학’ 강의 과제 중에는 학생이 직접 부자를 인터뷰해 오는 것이 있어요. 우리 학생이 부자 인터뷰를 위해 어머니의 친구를 만났는데 그 부자 아주머니가 경희대 음악당에서 만나자고 하더래요. 그러고는 집에서 보온병에 물을 담아온 아주머니와 가래떡 2천원 치를 사서 함께 먹었다고 합니다.
이분이 종잣돈을 마련한 사연은 무척 인상적인데요. 1970년대 정말 가난했을 때 중동 건설 붐이 일자 남편을 중동에 가서 돈 벌게 하고 자신도 일을 시작해서 돈을 벌었대요. 그리고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자기가 살던 집은 월세를 놓고 시어머니와 살았다고 해요.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결정이 아니죠.”
부자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칠전팔기’의 정신이다. 일본의 캐주얼 의류브랜드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부자란 끝까지 가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일고여덟 번 실패했지만 마지막에 한 번 더 시도해 성공한 경우다.

이 사회를 살 만하게 하는 진정한 부자들

“스티브잡스가 췌장암 투병 중일 때, 보통 사람 같으면 그 돈으로 췌장암을 고쳐야 한다는 것에만 집중했을 텐데 스티브잡스는 아이패드2 프레젠테이션을 70여 분이나 하더군요. 아마도 그는 돈보다도, 일과 자신의 이름이 더 중요했을 거예요. 그 모습이 참 멋져 보였죠.”
한 교수가 정의내리는 진정한 부자란 정신적으로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을 물질적으로 할 수 있는 여유가 있고,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 사람이다. 유럽의 경우 4대까지 부자여야 진짜 부자라고 인정받는다.
진정한 부자는 돈과 더불어 사회적인 영향력까지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있듯이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이를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행동으로 이어질 때 진정한 부자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온전히 깨끗하고 순수한 부자는 없다. 아무리 정당한 방법으로 부자가 됐다 하더라도 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연아가 피겨 경기에서 1위를 할 수 있었던 건 2위를 한 아사다 마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그럼에도 이 사회가 살 만한 것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참 부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에 방영된 드라마 ‘명가’는 경주 최 부잣집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에요. 예로부터 명문가로 잘 알려진 최 부잣집에서 내려오는 ‘육훈(六訓)’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지금까지도 명가로 남은 이유를 알게 하죠. 무려 300년 동안 12대를 내려오며 만석꾼의 전통을 이어온 최 부잣집은 1950년 전 재산을 영남대의 전신인 대구대학에 기증했어요. ‘참 부자’의 대표 격이라고 볼 수 있죠.”

최 부잣집에서 내려오는 육훈은
첫째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 벼슬을 하지 않고
둘째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며
셋째 흉년기에는 땅을 늘리지 않고
넷째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며
다섯째 주변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고
여섯째 시집 온 며느리는 3년간 무명옷을 입는 것이다.
최 부잣집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은 유한양행의 유일한 박사와 20세기 가장 위대한 투자가로 불리는 워렌 버핏도 본받을 만한 부자다.
그렇다면 부자에 대해 깊이 연구해온 한 교수는 스스로 말하는 기준에서 부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부자학을 들고 나온 지도 6년이 훌쩍 넘었고 저술한 책만 해도 여러 권이니 경제적으로 크게 안정되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부자학’을 통해 큰돈을 벌지는 않았어요. 교수가 사업을 할 수는 없잖아요. 사람들은 제게 ‘교수님은 부자십니까?’라고 자주 묻는데 그때마다 저는 대답을 안 해요. ‘Yes’라고 답하면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No’라고 대답하면 부자를 알지 못한다고 말할 테니까요.”

Tip-나도 슈퍼리치가 될 수 있다!

한동철 교수가 말하는 ‘부자 되는 다섯 가지 비결’

1 이야기를 팔아라
인류가 발명한 것 중 가장 위대한 것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돈 버는 방법도 어느 정도 이야기와 관련 있다. 이야기를 활자화해 돈을 버는 신문, 잡지, 출판산업이 바로 그것이다. 이야기로 돈을 버는 방송, 교육, 학원, 컨설팅 사업도 있다. 이야기를 노래로 바꾸어 돈을 버는 음반, 뮤지컬 사업을 생각해봐라. 이것이 이야기 전략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부자학 개론을 만든 나는 부자 이야기를 해서 돈을 번다. 부자 이야기를 글로 써 팔고, 부자 이야기를 말로 해 돈을 번다. 그렇다면 나는 부자 이야기를 어떻게 알았을까. 미국까지 날아가 공부하면서 교수들에게 배웠고, 한국의 부자들에게 물건 파는 회사들의 자문교수를 하면서 현장에서 배웠으며 부자들과 만나 식사하면서 배웠다. 내가 만나고 만든 이야기들이 결국 나를 만든 셈이다.

2 입을 주목하라 당신의 몸에서 가장 돈을 많이 쓰는 곳은?
바로 입이다. 우리나라에서 돈 버는 사업은 음식점, 술집, 노래방 같은 것들이다. 먹고 마시고 부르고…. 인간의 입과 관련된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당신이 돈을 벌고 싶다면 입과 관련된 사업을 해야 한다. 인간의 몸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도 바로 혀다. 최고급 의상의 품질검사는 전부 혀로 한다. 입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계속 사용하는 부분이다. 장사를 하려거든 인간의 입에 주목하라.

3 여성들에게 안성맞춤인 인덱스 펀드 현 시점에서 투자하기 좋은 재테크 수단은 인덱스 펀드다.
펀드에 돈을 넣으면 수익이 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나 5∼10년은 기다리는 것이 좋다. 미래에셋에서 2002∼2008년까지 펀드 수익률을 확인해보니 700%의 수익이 났다고 하더라. 그런데 6년을 참은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펀드의 기본은 장시간 묵혀두는 것이니 기억하자.

4 부자는 청개구리 빌게이츠는 아무도 꿈꾸지 못하던 일을 해냈다. 냉장고만 한 컴퓨터를 손바닥만하게 바꾸겠다는 혁명적인 생각으로 부자가 된 것.
처음에는 외면 받았던 이 아이디어는 빌게이츠의 추진력과 실행력 덕분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부자가 된다는 것은 이처럼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빨리 보는 것이다. 눈에 보이게 만들어놓으면 누구나 볼 수 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을 때는 통찰력 있는 사람만 본다. 부자는 ‘통찰력을 가지고 배짱 있게 밀어붙이는 노력의 화신’이다. 번뜩이는 개념, 단어, 생각을 차근차근 정리하라. 그리고 그것을 구체화한 뒤 믿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해라. 말리면 말릴수록 확률이 높다. 일반인의 머리로는 부자가 생각하는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

5 아파트는 전부 내 것 수도권에 현재 미분양 되는 대형 아파트가 꽤 있다.
웬만한 것은 일단 사두면 10년 뒤 돈이 된다. 인구가 계속 증가하기 때문이다. 출산율이 떨어진다고 걱정하지만, 여하튼 새로운 인구는 계속 생겨난다. 그리고 사람들의 소득 또한 계속 늘어난다. 경제성장률이 4%이든 2%이든 간에 경제는 계속 발전하고 물가도 계속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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