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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로 변신한 배스킨라빈스 상속인, 존 로빈스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배스킨라빈스 상속인, 존 로빈스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4.19 2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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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제시하다
▲ 배스킨라빈스의 상속자를 포기하고 환경운동가의 삶을 살고 있는 존 로빈스. 그는 안빈낙도의 삶을 살며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사진제공-시공사

세계 최대 아이스크림 기업인 배스킨라빈스의 상속자임에도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각종 유제품과 축산물에 감춰졌던 진실을 폭로하며 환경운동가의 삶을 살고 있는 존 로빈스. 비영리기구인 ‘지구구조대 인터내셔널(Earth Save International)’의 설립자이기도 한 그가 건강한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취재 | 이시종 기자 사진 | 매거진플러스 자료제공 | ‘존 로빈스의 100세 혁명’(시공사)

세계적인 아이스크림 체인의 창업주인 배스킨라빈스는 한 달(31일) 동안 매일 다른 맛의 아이스크림을 즐기라는 뜻에서 자기 이름에 ‘31’을 붙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어 부자(富者)가 됐다. 하지만 그의 외아들이자 유일한 상속자인 존 로빈스는 32번째 아이스크림 맛을 만드는 것을 포기하고, 오히려 아이스크림 같은 유제품과 육식의 문제점을 밝혀내며 환경운동가가 됐다.
지난 2006년 미국에서 출간돼 화제를 모았던 그의 저서 ‘100세 혁명(Healthy at 100)’이 최근 국내에 ‘존 로빈스의 100세 혁명’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로빈스는 이 책에서 ‘노화’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려고 한다. 책에는 세계에서 최고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결이 담겨 있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노화를 받아들여라

최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의학 발달로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점점 빠르고 길게 늘어나 그야말로 인생 100세의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다고 한다. 영원히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심이 더 이상 헛되지만은 않은 세상이 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에게 노화는 근심과 걱정의 원인이다.
우리가 보는 노인들은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의 경제활동도 힘들고 연약하며 삶의 질도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각 문화마다 나이 드는 것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핑크빛 축복보다는 점점 불필요한 존재로 전락해가는 단계라는 인식이 강하다. 로빈스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먼저 세계적인 장수인(長壽人)들의 생활습관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루지아의 압하지야, 에콰도르의 빌카밤바, 파키스탄의 훈자, 일본의 오키나와 등 이들 지역의 장수인들은 과식하지 않고 채식에 가까운 식습관을 유지하며 날씬하고 역동적인 사람들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풍요로운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가족과의 관계, 사회적 관계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현대 산업사회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노화는 근심과 걱정의 원인이 된다. 우리는 늙는 것을 두려워한다. 우리가 보는 노인들은 대부분 점점 더 기력이 쇠하고 연약해지면서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로빈스는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건강을 해치고 수명을 단축할 뿐 아니라 현재의 삶도 고통스럽게 만든다”고 말한다.
미국의 정신의학 박사인 베카 레비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노화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가치 없고 공허하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큰 반면, 노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충만하여 희망적이라고 바라볼 가능성이 더 많다.
지난 100년 동안 산업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거의 30년이 늘었지만, 많은 사람의 노년은 결코 행복하게 잘 사는 시간이 아니었다.
100년 전만 해도 서구의 일반적인 성인은 생의 1%에 해당하는 시간을 잃으면서 보냈지만 현대의 성인은 생의 10%가 넘는 시간을 질병에 시달린다. 현대인의 수명은 과거보다 늘어났지만 그만큼 더 오랜 시간 육체적으로 쇠약해지고 인지능력도 손상되는 만성질환을 앓으며 죽어가고 있다. 로빈스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화는 물론 65세 생일에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노년에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는 그전까지 하는 모든 선택과 자신을 돌보는 방식과 살아가는 방식, 심지어는 미래에 대한 사고방식과 같은 것에 의해 형성됩니다. 제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너무 많은 사람이 고통스럽고 비통하게 늙어가는 반면에 아름답고 활기 있게 늙어가는 사람들도 봤으며, 현대 서구사회에서 정석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활력과 행복과 내면의 평화를 지니고 늙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로빈스는 젊음에 집착하는 문화야말로 노화를 큰 고통이라고 여기게 하는 원인이라고 했다. 나이 든 사람들은 종종 자신을 하나의 완전한 인간이 아니라 여러 가지 질병의 증상이 합쳐진 하나의 덩어리로 본다. 하지만 꼭 그런 식으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아름다움과 사랑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들이 반드시 부유한 것은 아니다

장수와 재산 관계에 대해 로빈스는 “건강한 사람들이 반드시 부유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어떤 면에서 건강과 부(富)는 역(逆)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부유하면 많이 먹고, 많이 먹으면 건강을 잃기 쉽다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들은 합리적이고 분별력 있게 만족감을 느끼고, 소비보다는 관계에 가치를 둡니다.”
그 역시 상당히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을 살고 있다. 로빈스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쿠엘(So-quel)의 2층 통나무집에서 아내와 아들 내외, 손자들과 함께 살고 있다. 통나무집 지붕에 설치한 태양열 집전판에서 생활전기를 얻고, 직접 가꾸거나 이웃과 물물 거래한 유기농 채소에서 모든 영양분을 섭취한다.
로빈스는 인터뷰에서 “남들 눈에는 가난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가족과 이웃과의 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건강하고 사랑이 충만하다”며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모든 것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장수는 건강이 동반하지 않을 때만 재앙이 됩니다. 우리가 잘 익은 와인(wine)처럼 성숙하고 현명해질 수 있다면, 우리가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면 장수는 축복입니다.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스스로 집중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로빈스는 또한 “모든 사람이 자신의 매 시간을 좀 더 활력적이고 기쁘게 쓸 수 있도록 지금까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배웠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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