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6:50 (금)
 실시간뉴스
작곡하는 치과의사 김홍일의 치과보다 ‘음악’ 이야기
작곡하는 치과의사 김홍일의 치과보다 ‘음악’ 이야기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5.12 2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슈퍼히트 위너인 그녀의 뮤지션 노트

 
미모의 치과의사 김홍일은 프로 수준의 작곡 실력으로 지난해 엠넷의 작곡가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히트>의 우승을 차지했다. 대학시절부터 음악 동아리 건반 멤버로 활동해 왔고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의 타이틀곡 바비킴의 ‘영원한 너를’, 백아연 신곡 ‘눈물도 사랑인 걸’ 등을 작곡했으며, 개인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현직 치과의사다. 독특한 이력과 색깔 있는 음악으로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은 그녀의 치과보다 ‘음악’ 이야기.

취재 이윤지 기자 | 사진 김홍일 제공

피아노 연주 음원을 비롯한 여러 음원들을 작업해 뒀던 김홍일은 자신의 앨범을 홍보할 길을 생각하다가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히트>에 참가하게 됐다. 적어도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린다면 음원을 알리는 경로가 될 수도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OST를 비롯해 작곡 활동을 해온 이력이 있지만 자신의 이름과 색깔을 담은 곡들을 세상에 알리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지난해 프로그램 우승에 대한 소감을 물으니 함께 참가했던 친구들과 우정이 두터워졌다며 “다른 친구들이 떨어질 때 펑펑 울었는데 정작 내 우승 소식에는 울지 않아서 좀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을 거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슈퍼히트>에서 김홍일은 유독 눈에 띄는 탁월한 음감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경제적 어려움 없이 음악을 하기 위해 치과의사를 병행하고 있다는 이력도 돋보였다.

음악과 함께 살아오다

5살 때 피아노를 배우게 된 김홍일에게는 좋은 선생님이 있었다. 피아노를 치다가 어린 마음에 슬픈 느낌이 들어 감정을 넣어서 치면 꼭 안아주시던 모습을 김홍일은 오랫동안 추억해 왔다.
“선생님이 결혼하실 때는 너무 슬퍼서 많이 울었어요. 선생님이 떠나시고 난 다음에는 그 선생님의 아버지께 피아노를 이어서 배웠는데, 어린 제가 레슨을 받기에는 좀 어려운 분이셨죠. 역시 칭찬을 많이 해주시던 선생님이셨어요. 왼손과 오른손이 다른 박자를 치는 곡을 한 번 보여주시고 나서 제가 똑같이 따라서 친 적이 있는데 ‘넌 머리가 좋구나’하고 칭찬해 주셨던 일이 생각나요. 사소한 칭찬이나 따뜻한 품 같은 것들이 지금도 생생해요.”

피아노를 접하고부터 주위의 고마운 사람들로부터 좋은 음을 듣게 되다 보니, 일찍부터 귀에 훈련이 잘돼 왔다고 그이는 말했다. <슈퍼히트> 심사위원들에게 극찬받았던 타고난 음감에 대해서 물으니 “음감은 노력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고 본다”며 그 훈련이나 노력이 6~8세의 어린 시기에 형성되고 음악에 익숙해진 덕에 좋은 평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홍일은 미션을 받으면 바로 곡을 써내고 잠깐 들었던 멜로디를 정확히 기억해 내는 모습은 출연자와 시청자 모두를 놀라게 했다.
“운이 좋게 어릴 적 훈련이 잘 됐죠. 곡을 쓰는 건 자주 쓰는 노력을 통해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많이 듣고 느껴 보고, 시련을 통해서 감정이 커지기도 하고요. 제가 아는 곡 쓰는 친구들만 해도, 작은 것에도 상처받는 여린 성향이 제대로 표현되면 멋진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얼마 전 한 음대 교수님과 식사 자리에서 ‘음악은 살면서 감정이 다양해지고 슬픔도 많아져야 표현할 수 있는데 아무 시련도 없는 사람에게 음악적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는 말을 듣고 크게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김홍일의 싱글 앨범 ‘아이 콜 잇 러브’

 
얼마 전 발매한 김홍일의 싱글 앨범 ‘아이 콜 잇 러브(I call it love)’에는 동명의 타이틀곡과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포함한 두 곡이 수록됐다. ‘아이 콜 잇 러브’는 그룹 어반자카파의 멤버로 활동 중인 박용인이 부르고,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2>에 출연했던 정서경이 가창자로 나섰다.
“정서경의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본래 찬송가로 만들었던 곡이에요. 어반자카파의 ‘아이 콜잇 러브’는 피아노 연주곡이 원곡이었고, 개인적으로는 그 피아노 버전을 더 좋아해요.”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김홍일이 작사까지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스스로 사랑에 대한 감성은 좀 부족하다고 말하는 그녀는 방송에서 밝혔듯 곡은 쉽게 쓰지만 가사를 쓰기는 너무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대중은 가사가 있는 노래에 더 익숙하고 연주곡보다 선호하기 마련이다. 대중이 열광하는 노래를 함께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김홍일은 대중의 감을 믿기 때문에 다양한 음악적 취향을 갖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랑하는 ‘음악’을 계속 한다는 것

“지금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곡을 쓰려고 노력해요. 곡을 매일 쓰면 조금씩 여러 가지 면에서 나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20대 초반부터 데모 작업을 했던 김홍일은 그때의 곡을 듣다 보면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나름대로 20년간 곡을 써온 그녀지만 잘 풀리지 않을 때면 후회스러운 마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냥 곡을 만들고 모니터하는 과정 자체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한다기보다 여유롭게 연주하고 친구들과 모여서 작업해 보기도 하면서 그 과정을 즐기기로 했다는 것. 요즘은 자신의 곡에 대한 크고 작은 반응들을 감사히 여기며 즐겁게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내가 좋아하고 가슴이 뛰는 일을 하면 지구 반대편에서라도 어떤 에너지가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그리고 만약 내가 사랑하던 어떤 것이 잘 안 되면, 그 나머지가 다른 방법으로 생산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냥 좋아서 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하면서 좋으면 그것도 좋은 거고요.”
김홍일은 앞으로 할 수 있는 한 계속 음원 작업을 해 나갈 예정이다. 스스로 소명이라고 생각하는 음악 작업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굉장하다. 어떤 곡을 팔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쓰는 것과 작곡가에게 어떤 감정이 생겨서 쓴 곡들에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김홍일은 18세기나 19세기에 구전되던 찬송가나 구전민요에도 관심이 많다. 앞으로 더 알리고 싶은 것은 자신의 피아노 연주 앨범이다. 10곡의 피아노 연주곡이 담긴 그의 최근 피아노 앨범에는 독특한 서정성이 묻어난다. 김홍일은 음악적 정체성을 담은 연주곡으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