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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명강사, 탈 벤 샤하르 교수의 ‘행복 수업’
하버드대 명강사, 탈 벤 샤하르 교수의 ‘행복 수업’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05.15 0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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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행동의 위대함이 일상을 바꾼다
 

하버드대 마이클 센델의 ‘정의’, 예일대 셸리 케이건의 ‘죽음’과 더불어 아이비리그 3대 명강의로 손꼽히는 ‘행복’의 강연자 탈 벤 샤하르 교수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삶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기 위해 무대 위에 오른 그는 상식을 더욱 상식적인 일로 만드는 행복한 변화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취재 박천국 기자 | 사진제공 마이크임팩트

하나, 솔직한 자기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사람들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슬프거나 누군가를 질투할 때 혹은 긴장감을 느낄 때처럼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느끼도록 스스로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탈 벤 샤하르 교수는 이 세상에서 고통과 불안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사이코패스와 죽은 사람들밖에 없는 만큼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처음 하버드에서 심리학을 가르쳤을 때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누가 다가와서 자신의 룸메이트가 저의 긍정심리학 강의를 듣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이 ‘교수님은 특히 긍정심리학을 가르치시니까 조심하셔야 될 것 같다’며 ‘교수님이 불행해하시면 제가 룸메이트에게 알려줄 것’이라고 하는 겁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다음 수업에 들어가 말했습니다. 내가 변함없이 최상의 행복함을 유지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죠. 고통과 불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딱 두 종류입니다. 사이코 패스거나 두 번째는 죽은 사람들이겠죠.”
자연스러운 감정을 억지로 통제한다면, 파이프처럼 하나의 관으로 연결되는 다양한 감정들도 타고 올라오지 못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통과 슬픔, 긴장감 등을 스스로 가둬두어 그 파이프관을 막아 놓는다면 기쁨과 행복 또한 올라오지 못한다는 의미다.

“‘무엇이 행복인가’라는 질문은 ‘무엇이 행복함이 아닌가’라는 질문과도 같습니다. 행복은 늘 행복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나 긍정적인 기분에 휩싸여 있는 것이 아니에요. 행복은 부침이 있는 것이니까요.”
그는 감정을 억지로 통제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주는지에 대해 예를 들어 이해를 도왔다. 10초 동안 강연장에 있는 그 누구도 분홍 코끼리를 생각하면 안 된다는 지시를 한 그는 특히 디즈니에 나오는 귀가 펄럭거리는 코끼리는 더욱 상상하면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여기 있는 우리 모두는 코끼리를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일침을 놨다. 바로 금기가 강해질수록 마음은 더 격렬해진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감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 저는 대중 앞에서 강연하는 것이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저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좋고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전달하는 것이 저에게 너무나 의미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대중 앞에서 그것을 쉽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죠. ‘잘할 수 있어, 긴장하지 마’라고요. 그런데도 잘할 수가 없었어요. 그걸 극복하려고 하기보다는 그런 불안과 긴장을 흐르게 두는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든 해내게 되어요. 인간적인 감정을 허락하도록 놔둔 겁니다. ‘나는 관성의 법칙을 거절한다. 나는 절대 중력을 절대로 느끼지 않겠어. 나는 중력을 거부해. 나는 둥둥 떠서 갈 거야.’ 그럼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요? 아마 다 떨어지게 될 겁니다. 이 중력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중력을 받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즐겁게 가지고 노는 거죠. 중력이 없는 월드컵, 올림픽을 생각해 보세요. 중력은 이 게임의 일부입니다.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감정 또한 우리 인간 본성의 한 부분입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극복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그는 거듭 강조했다. 그러고 나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렸고, 그것이 감정을 좋고 나쁨으로 평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중력은 좋고 나쁜 것이 없죠. 그냥 중력입니다. 두려움을 느끼는 것, 불안함을 느끼는 것 또한 좋고 나쁜 것이 아닙니다. 질투를 느끼는 것이나 부러움을 느끼는 것이 나쁜 게 아닙니다. 그 감정을 느낀 이후에 어떤 행동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거죠.”
그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소개했다. 실제로 그도 직접 실천하고 있는 방법으로 컴퓨터에 자신의 감정을 적는 습관이다. 5분 정도 앉아 자신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글로 정리를 하면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과정을 통해 기분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둘, 멀티태스킹을 줄이고 일상을 단순화하라

현대인들은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산다. 스트레스가 행복지수를 낮춘다는 말처럼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을 알아야 우리의 행복도도 커질 수 있다. 그는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스트레스는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려는 행동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흔히 말하는 멀티태스킹으로 인해 일상에서의 행복이 어떻게 빼앗기는지를 알려주는 연구 결과를 들려줬다.
“대니얼 카네만은 여성이 하루에 겪는 감정적인 경험에 대해서 연구했습니다. 직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남편과 같이 있을 때, 친한 친구와 함께 있을 때로 나눠서 말이죠. 여성들이 아이들과의 시간을 딱히 즐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가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요. 아이들과 있을 때 여자들이 즐겁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물리적으로는 아이들과 같이 있지만 동시에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쓰는 등 좀 전에 했거나 혹은 다음번에 해야 할 활동 등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죠. 개별적으로 행하면 매우 즐거울 만한 행동들이지만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렇지 않죠. 양이 많아지면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너무 좋은 것에 둘러싸여 있어도 행복하지 않은 것처럼요.”

 
그는 하루에 1~2시간 정도 조용히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권장했다. 이러한 명상 혹은 생각하는 시간을 통해 창의성과 생산성뿐만 아니라 행복도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끔 친구들과 같이 있어도 핸드폰을 보고 있어요. 같이 있는 사람도, 문자하고 있는 사람도 둘 다 행복하지 않은 거죠. 우리가 너무 바쁘고 일에 빠져 있을 때 필요한 것은 가족과 친구들입니다. 가장 중요한 행복의 바로미터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입니다. 돈과 명예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이죠. 페이스북에 천 명의 친구가 있다고 해도 이곳에 한 명의 베스트 프렌드가 없다면 알맹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까요.”
그는 스트레스 자체는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쁜 것은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고 주어지는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있다고 했다. 그가 설명한 회복의 방법은 사전에 계획을 짜놓고 행하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었다. 이를테면 소단위(마이크로 레벨)로 10~15분씩 운동이나 산책을 하거나 중간 단위로 하루나 퇴근 후의 시간을 활용해 집에 가서 숙면을 취하거나 가족과 친구를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단위(매크로 레벨)는 일주일에서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1년간 짜임새 있게 회복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운동을 하러 가서 기구를 듭니다. 기구를 들고 운동을 하는 것은 근육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나쁜 것일까요?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근육이 단단해지고 좋아지죠.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에요. 나쁜 것은 근육이 다칠 정도까지 혹은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고 주어지는 지속적인 스트레스입니다. 우리가 더 행복해지고 현재의 이 광기와 이 바쁨을 해결하고 싶다면 멀티 차원에서의 회복이 필요한 것이죠.”

셋, 제대로 호흡하고 감사하는 습관을 가져라

그가 꺼내놓은 또 한 가지의 행복을 위한 습관은 호흡법이었다. 보통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매우 얕은 숨을 쉬게 되는데, 이를 안정되고 행복할 때 숨을 깊게 들이쉬는 방식으로 바꾸면 호흡의 선순환이 시작된다는 것. 단 1분의 투자로도 스트레스 지수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중요한 조언이었다.
“하루에 3, 4번 숨을 깊게 쉬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일상에서 하는 거죠. 공기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에 집중하면서 하면 그만입니다. 단 1분의 투자라도 충분해 보여요. 앤드류 와일드의 <브리딩>이라는 책을 보면 ‘건강한 삶을 위해 딱 한 가지만 조언할 수 있다면 나는 숨을 정확하게 쉬는 방법에 대해서 배워보라고 조언할 것이다’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몸의 스트레스를 낮춰주는 것 또한 행복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점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긍정적인 것들에게 집중하는 삶의 방식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시한부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한부 선고를 받고 난 이후 살아 있다는 것과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 등 일상적인 것에 깊은 감사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또 재밌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첫 번째 그룹은 자신이 감사하는 것을, 두 번째 그룹은 귀찮은 것을, 세 번째 그룹은 타인보다 우수한 점을, 네 번째 그룹은 일상적으로 일어난 것을 적어 보라고 했습니다. 6개월 동안 관찰한 결과 첫 번째 그룹이 가장 행복하고 낙천적이며 면역 체계까지 강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는 실제로 감사 일기를 매일 쓰고 있었다. 겨우 2분밖에 걸리지 않는 하나의 습관이 그를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저희 가족은 일주일에 한 번 5살인 제 딸부터 92세인 저의 할머니까지 감사한 점에 대해 이야기하며 저녁을 먹습니다. 감사 일기는 행복감을 느끼고, 그 감정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또는 제가 매년 숙제를 내주는 것 중 하나인 감사편지를 보내는 것도 좋습니다. 관계의 회복까지 경험할 수 있을지도 모르죠.”
더 이상 상식이 상식적이지 않은 세상에서 탈 벤 샤하르 교수는 기본적이고 일상적인 생활의 변화만으로도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고 충고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아는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라며 당장 오늘부터 감사 일기 쓰기를 권했다. 그가 풀어놓은 행복에 관한 이야기는 자리에 참석한 많은 청춘들에게 인생을 행복하기 살기 위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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