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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 농업기술센터 탐방
고성군 농업기술센터 탐방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4.05.25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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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군이 추진하는 생명환경농업의 초석

국가간 자유무역협정 등으로 국내 농산물 시장의 빗장이 속속 열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농산물의 고품격화, 고부가가치화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필요한 것은 실증적 연구와 사례에 기반한 과학영농이며 농업기술센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오가닉라이프는 전국 농업기술센터를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시작하며 그 첫 번째로 생명환경농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경남 고성군 농업기술센터를 찾아 소개한다.

취재 백준상 기자 | 사진 김도형 기자, 고성군

▲ 사진 1
경상남도 고성군은 생명환경농업의 고장이다. 고성군은 개방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국제환경 속에 ‘생명환경농업’을 ‘우리 농업의 혁명’이자 ‘대한민국의 희망’으로 보고 지난 2008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생명환경농업이란 생태계가 살아 있고,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가 생산되며, 농업인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는, 명실 공히 생태계·소비자·농업인이 공생하는 생명환경에서 이루어지는 농업을 말한다.
생명환경농업은 합성농약, 화학비료, 제초제를 지속적으로 과다하게 사용해 환경오염과 인류건강 위협, 땅의 생산성 소멸 등을 초래한 관행농업을 합성농약, 화학비료 대신 친환경농약, 친환경비료를 구입하여 사용함으로써 극복한 친환경농업보다도 진보된 형태의 농업이다.
일반 합성농약과 화학비료보다 훨씬 비싼 친환경농약, 친환경비료를 사용해 고비용을 초래하고, 농작물의 성장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흙을 본질적으로 살리지 못함으로써 관행농업에 비해서 수확량이 감소되는 저수확 문제로 인해 지지부진한 친환경농업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농업인 것이다.

생명환경농업은 농약과 비료를 구입하지 않고 직접 천연농약과 천연비료를 만들어 사용하고, 지역미생물로 흙을 살려내고 농작물의 자생력을 길러줌으로써 수확량을 관행농업보다 늘려 저비용, 다수확의 농업을 실현시키고 있다.
고성군의 생명환경농업 면적은 아직 전체의 10% 미만이지만 매년 참여 농가가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생명환경 벼 893농가 593ha, 생명환경 원예 89농가 66ha, 생명환경 축산과 관련하여 안전축산물 생산 사업에 37농가 3만여 사육두수 등을 기록했다. 고성군 농가들은 생명환경농업을 통해 생산비 절감 및 재배기술력 향상 등의 성과를 이루었다.
차츰 생명환경농업의 성과를 확인해가고 있는 고성군은 생명환경농업을 통해 ‘농업도 경쟁력이 있다’ ‘농촌도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다지며 범국민운동으로 승화하길 기대하고 있다.

생명환경농업의 본산, 고성군 농업기술센터

고성군 농업기술센터(소장 정재훈)는 고성군의 생명환경농업을 관장하는 실무기관으로서 고성군의 농업생산성 향상 및 지역농업 발전, 농업인 복리 증진 등을 위해 노력하여 왔다. 생명환경농업에 대한 이론적 바탕과 실무로써 고성군의 생명환경농업도 이끌어 오고 있다.
생명환경농업의 재배 방식을 벼 재배과정을 통해 살펴보면 먼저 생명환경농업은 우선은 지역미생물을 이용해 흙 살리기에 주력한다. 미생물이 많이 서식하게 하여 지렁이, 땅강아지 등 각종 소생물을 생겨나게 하고 살아 숨 쉬는 흙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살아 숨 쉬는 흙은 땅을 얕게 갈고 적당한 양의 거름을 주어도 벼의 뿌리가 튼튼해지고 자생력이 강해져 각종 병해충에도 강하게 된다.

▲ 사진 2
생명환경농업은 화학비료나 합성농약 대신 천연비료나 천연농약을 사용하는데 천연비료는 우리 주변에 있는 쑥, 미나리 등 식물류와 소뼈, 생선 등 동물류를 사용하여 농업인이 직접 만들 수도 있다. 고성군 농업기술센터는 별도의 시설에서 한방영양제 천혜녹즙 생선아미노산 인산칼슘 등의 천연비료를 만들고 있다. 고삼 제충국 소리쟁이 은행나무 등 살충, 살균 및 기피 효과가 있는 우리 주변의 각종 식물을 채취하여 천연농약도 제조하고 있다.
제초제를 대신해서는 환경친환적인 왕우렁이를 이용해 제초함으로써 토양환경과 자연생태계를 지속적으로 살리고 있다. 모를 키우는데 있어서도 관행농업의 산파육묘 대신에 포트식 점파육묘를 사용해 모내기 할 때 뿌리의 손상을 없애고 뿌리가 훨씬 빨리 내리게 한다. 뿌리가 많이 내리고 깊게 뻗어 모가 건강하게 자라면서 병해충과 태풍 등 자연재해에도 피해가 적었다.

생명환경농업에서는 모를 적게 심고, 넓게 심으면서도 관행농업보다 줄기 수가 더 늘어나는 데다 벼 이삭 당 낟알 수가 증가해 전체적인 수확량을 높이고 있다. 빛을 잘 받아들이고 공기가 잘 통해 병해충 발생이 감소하고 낟알무게가 더 무겁고 여뭄 비율도 더 높아지게 되는 효과도 보고 있다.
고성군은 생명환경농업을 시행하여 생태계가 복원되어 자취를 감추었던 긴꼬리투구새우, 풍년새우 등 소생물이 돌아오며 천적관계 형성으로 병해충이 크게 감소됐다. 벼 생육기간도 180일 이상으로 늘려 완전히 숙성된 쌀을 얻을 수 있어 영양가가 높았고 수확량도 증가했다. 화학물질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천연비료 및 천연농약을 적기에 적량 사용함으로써 안전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효과도 보았다.

생명환경농업에 의한 과수, 시설채소의 경우에는 연작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성장상태가 좋았고 수확량도 증가했다. 현재 고성에서는 참다래, 단감, 방울토마토, 고추, 딸기, 애호박 취나물 등에 적용하고 있다.
축산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생명환경축산에서는 축사 바닥에 지역미생물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분뇨가 자동 발효, 분해됨으로써 악취가 발생하지 않으며 분뇨처리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었다. 항생제가 첨가된 사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업인이 직접 재배한 천연사료를 지역미생물로 발효시켜 사용함으로써 먹을거리의 안전성을 높이고 사료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 사진 3
고성군이 지난해 2월 신축하여 개소한 생명환경농업연구소도 고성의 생명환경농업 추진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생명환경농업연구소는 개소 이후 생명환경농업 현장애로기술을 해소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생명환경농업연구소는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확보한 연구소로서 미생물 배양 및 분리분석 시험장비 등 97종 210대를 설치하여 미생물배양, 기초실험, 성분분석 등을 통해 획득한 기술과 정보를 현장농업에 접목하고 있다.

생명환경농업연구소 개설로 연구능력 확충

고성군 농업기술센터는 올해 중점추진사업으로, 1차 농산물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2·3차 산업의 융·복합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생명환경쌀가공육성사업을 실시하기로 하고 올해부터 2017년까지 4년간 30억을 투자한다.
생명환경쌀가공육성사업은 쌀 농가 조직화,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역량강화 및 네트워크 구축, 홍보마케팅 등 소프트웨어사업을 벌이는 한편 기존 쌀가공시설 현대화·규모화한 쌀종합가공센터과 쌀면생산가공시설 건립도 완료키로 했다.
고성군은 생명환경농업 생산기반을 조성하고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성 확보를 위하여 농업기술센터 신축 이전 부지 내에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농·축산용 유익미생물 배양센터도 건립한다. 농업기술센터는 이 배양센터에 실험실 및 최신 기자재를 구비하여 배양 미생물의 관리,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농업기술센터는 이밖에도 기능성 쌀 재배단지 조성, 종자산업기반 구축사업, 한우 명품화 사업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고성군은 농업기술센터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농업기술센터의 신축이전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올해 6월 중 농업기술센터를 보다 확충된 시설이 구비된 외곽 건물로 옮길 예정으로 새 건물에는 사무실과 대강당 등 업무시설과 교육시설이 설치되는 농업기술센터 본관은 물론이고 농기계임대보관창고, 농업체험전시시설, 미생물배양시설, 실증시험 유리·비닐 온실, 작물시험포장 등 농업인을 위한 첨단 과학영농시설을 갖추고 고품질 농산물 생산과 농업인들의 애로사항 해결, 선진영농기술 지도에 활용될 계획이다.

농업기술센터 정재훈 소장은 “고성군의 농업인구는 3만3천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57%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농업기술 개발과 보급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의 필요성이 중요하다.”면서 “새 농업기술센터가 완공되면 농업인 교육, 작물 연구기능을 확보하게 돼 생명환경 쌀의 품질 고급화, 지역특화작목 생산기반 조성, 축산물 품질 고급화 등 각종 사업을 적극 추진해 고성 농업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지역농업 발전의 메카로 자리매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설명>
1 경남 고성군의 생명환경농업을 이끄는 사람들. 왼쪽부터 고성군 농업기술센터의 제형도 농업정책과장, 정재훈 소장, 백봉현 축산담당, 여창호 농정기획담당.
2 고성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직접 만드는 천연비료 제조과정 전시장.
3 신축 개설한 생명환경농업연구소 외관과 연구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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