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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이기는 항암 밥상
암을 이기는 항암 밥상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5.26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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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을 받고 나면 암에 좋다고 하는 음식을 찾게 된다. 항암 효과가 있는 음식들이 암 예방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애석하게도 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즉 암을 예방하는 식사와 암 치료에 도움이 되는 식사는 다르다는 것이 의학 전문가들의 말이다. 암을 이기고 예방하는 식단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취재 이시종 기자 | 사진 매거진플러스 | 참고도서 최고의 암 식사 가이드(비타북스)

현재 국내에서 암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사람은 약 110만 명으로, 45명당 1명꼴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한국인이 81세까지 살 경우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린다고 한다. 즉 가족 중 한 명은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암 치료 기술의 발달로 암 완치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암 진단은 여전히 청천벽력 같은 일이다. 지금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답답하고 두렵다. 하지만 암에 대해 공부하고 체력을 길러둔다면 무사히 치료 과정을 마치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최근 발간된 <최고의 암 식사 가이드>(비타북스)는 노성훈 연세암병원장과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CJ프레이시웨이가 함께 엮은 '암 환자들을 위한 식사 가이드'다. 책에서는 암 환자들의 식단 구성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책은 의료진과 영양 전문가, 메뉴 전문가가 공동으로 개발한 암환자 식단을 담고 있다. 각 식단의 조리법과 식생활 안내 등도 담아 암 치료 과정부터 치료 후까지 영양 관리에 대한 종합적인 가이드를 제시했다.

제대로 먹는 것이 암 치료의 시작

암환자에게 가장 불안한 시기는 암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기 전이다. 치료에 대한 걱정뿐 아니라 무엇을 먹어야 할지, 어떻게 먹어야 할지, '많이 먹으면 암세포가 더 자라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 등 먹을거
¸?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진다. 그래서 암에 좋다고 하는 현미로 밥을 바꾸고, 암 발생의 원인이 된다는 붉은색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물론 극단적인 채식으로 밥상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당장 식습관을 바꾼다고 암이 없어지거나 암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암에 좋다고 해서 평소 먹지 않던 음식들로 편식하는 것은 오히려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가져오고 소화 장애, 체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2010년 국립암센터에서 조사한 결과, 암환자의 35% 정도가 '심한 영양 불량'이었으며, 30% 정도는 '영양 불량' 상태였다. 즉, 암환자 10명 중 7명이 영양 불량 상태라는 뜻이다. 암 치료가 시작되면 치료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소화, 흡수와 관련된 부작용으로 식사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체중이 감소한다.
체중 감소는 체력 저하로 이어져 치료 과정을 견디기 힘든 것은 물론 치료가 지연되기도 한다. 이 책에는 "식사를 잘하는 것 자체를 치료의 일부로 인식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사를 잘하는 것'의 의미는 적절한 식사량과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서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의학전문가들은 "항암치료는 암세포를 죽이는 과정인데, 이때 정상 세포도 손상을 받게 된다"며 "따라서 정상 세포의 원활한 재생을 위해서는 충분한 단백질이 공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물성 단백질을 먹지 않을 경우 체력이 떨어지거나 백혈구 재생이 늦어져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영양소별 섭취는 이렇게

암을 치료하는 특별한 식품이나 영양소는 없다. 전문가들은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고루 갖춘 균형식을 꾸준하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상 세포가 건강해야만 체력을 유지하고, 치료 부작용을 완화해 암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식욕이나 입맛에 의존하는 식사가 아니라 매일매일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의식적으로 해야 한다.

● 탄수화물 하루 섭취의 칼로리의 50~75% 정도를 탄수화물로 공급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 곡류는 도정되지 않은 상태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쌀밥보다는 현미, 보리, 조, 수수 등 잡곡밥 형태가 좋고, 빵도 통밀빵, 보리빵 등 혼합된 것이 좋다. 단, 소화가 안 되는 경우 잡곡밥이나 잡곡빵을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다. 또 간식으로는 과자와 같은 가공식품보다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 자연식품을 선택하자. 가급적 매끼 밥 1공기(210g=300Kcal)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간식으로 옥수수, 밤, 감자, 떡, 빵 죽 등을 자주 먹자.

● 단백질 하루 섭취 칼로리 중 15~20% 정도를 단백질로 섭취하고, 그 섭취량의 1/3 이상을 동물성 단백질로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단백질을 섭취할 때는 한 끼에 몰아서 먹지 말고, 끼니마다 적절한 양을 섭취한다. 등푸른생선은 단백질 외에 필수지방산인 오메가3 지방산의 함량이 높으므로 주 2~3회 섭취한다. 육류 선택 시에는 포화지방산이 많은 갈비, 삼겹살, 닭 껍질 등은 피하고 지방 함량이 낮은 살코기 부위를 먹는다. 또한 달걀, 치즈, 우유, 두부, 콩 등도 좋은 단백질 급원이므로 다양하게 먹는다. 치료 시 입맛의 변화, 소화 등의 이유로 고기를 먹기가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조리법을 배워두는 것이 좋다.

● 지방 들기름, 콩과 콩기름, 생선(특히 등푸른생선류), 어유 등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매일 찻숟가락으로 1~2스푼 정도의 식물성 기름을 섭취하면 충분하다. 일주일에 2~3회 등푸른생선(고등어, 삼치, 꽁치, 연어 등)을 섭취하면 심장질환 예방과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또 견과류나 씨앗류(호두, 잣, 콩, 아몬드 등)를 간식으로 먹을 때는 하루에 1~2회, 한 번에 2작은술이나 호두 2개, 아몬드 6알, 땅콩 10~12알 정도를 섭취한다. 산패된 기름은 먹지 말고, 트랜스지방의 섭취는 되도록 줄이는 것이 좋다.

● 기타 비타민은 가급적 보충제보다는 다양한 자연식품을 통해 섭취하고, 하루 5가지 이상의 신선한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식사량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종합비타민제를 고려할 수 있는데, 이때는 주치의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한다. 칼슘 섭취를 위해 하루 1컵의 우유와 유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고, 철분 보충을 위해 육류, 달걀노른자를 꾸준히 섭취한다. 녹황색 채소(시금치, 풋고추, 부추, 상추 등), 콩류, 견과류, 해조류 등에는 다양한 종류의 무기질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고루 섭취한다. 또 원활한 신진대사를 위해 하루 6~8잔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수분을 섭취할 때는 커피나 알코올을 피하고 순수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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