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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령, 연기 인생 화려한 2막을 열다
김성령, 연기 인생 화려한 2막을 열다
  • 이윤지 기자
  • 승인 2014.05.27 2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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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미스 프랑스>로 1인 3역 열연
 

김성령이 6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다. 변함없는 미모와 더불어 연기 내공까지 정점을 찍은 요즘, 김성령의 에너지는 데뷔 후 어느 때보다 뜨겁다. <야왕>, <상속자들>을 통해 주가를 높이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은 김성령은 왜 지금 연극 무대를 택했을까. 초연을 앞둔 <미스 프랑스> 연습이 만만치 않다고 고백하며, 그녀는 6년 전 처음 관객 앞에 섰던 열정을 다시금 떠올렸다고 말했다.

취재 이윤지 기자 | 사진 최별 기자, 수현재 컴퍼니 제공

<미스 프랑스> 통해 ‘나와의 싸움’ 해 보고 싶어
“연극 무대가 그리웠어요. 좋은 작품을 만나면 꼭 다시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처음 공연을 할 때 강한 이끌림이 있었거든요. 연극은 단순히 시간이 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마음 깊이 뜻이 있었을 때 비로소 하게 돼요.”
김성령은 막상 연습을 시작하니 살짝 후회가 되더라며 웃었다. 묘한 끌림 만큼이나 관객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무대를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었던 것이다. “연습하는 과정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느껴요. 이번 선택은 저 자신과의 싸움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커요.”

김성령은 2005년 <아트>로 연극 무대에 데뷔했다. 2008년 <멜로드라마> 공연 이후 연극으로 관객과 만나게 된 것은 이번 무대가 처음이다. 연기에 대한 김성령의 열망과 적극적인 태도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야왕>에서 받은 스포트라이트는 단순한 운이 아니다. 늦은 나이에 연극영화과 학생으로 입학해 기초부터 다시 내공을 닦아온 조용하고도 치열한 배경이 있었던 것이다. 빼어난 외모와 아우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일찍이 알았던 겸손과 인내가 지금의 김성령을 만들었다.
비단 연기 트레이닝의 일환으로 연극을 택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에게는 배우의 길을 성실하게 걸어가려는 진지함이 있다. 지금 집중하고 싶은 것은 관객, 시청자와의 진솔한 소통이다. “관객들을 눈앞에서 보면서 그간 제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겪은 한계점을 뛰어넘어 보고자 했던 거죠. 많은 관객들이 저를 비롯한 배우들에게 만족하고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데뷔작 <아트> 출연 당시의 웃지 못할 기억도 털어놨다.

 
“이건 말하면 정말 안 되는데, 공연 도중 대사를 까먹은 적이 있어요. 어쩔 수 없이 ‘저 어떡해요’하는 표정으로 관객들을 가만히 쳐다봤는데, 상황을 알아채고 박수를 쳐주시더라고요. 박수 소리에 대사 흐름을 다시 잡았죠.”
<미스 프랑스>는 미스 프랑스를 선발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극으로 원제는 <둘보다는 셋이 좋다(JAMAIS 2 SANS 3)>다. 이 작품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초연했으며 700석 규모의 극장에서 3개월간 공연하며 전석 매진의 기록을 세운 수작이다. 김성령은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이는 이 연극에서 1인 3역으로 관객과 만난다. 미스 프랑스 선발대회 조직위원장 ‘플레르’, 그녀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닮은 호텔 종업원 ‘마르틴’, 그리고 플레르의 쌍둥이 여동생 ‘사만다’를 한 무대에서 소화한다.
“망가지는 모습을 표현해야 하는데 굉장히 어려워요. 준비할 것들도 많아서 하루 10시간 이상씩 할애하고 있어요. TV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을 해보는 기회이기도 하니까 최대한 멋지게 망가져 보고 싶어요.”
좌충우돌하고 조금 전의 일도 금방 깜빡하는 ‘미스 프랑스’ 캐릭터, <상속자들>에서 연기했던 허당 엄마를 생각하면 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김성령은 “달라요, 달라”하며 손을 내젓는다.
“드라마 <추적자>와 <야왕>도 표면적으로는 유사한 상황에 있는 역할이었지만 그때도 분명히 달랐잖아요. <상속자들>에서의 (코믹한) 모습과 <미스 프랑스> 역시 그런 방식으로 다르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단순히 코믹할 뿐 아니라 스트립댄서 출신에 거친 욕을 달고 사는 극중 사만다라는 색다른 역할을 접하게 되면서 배우로서 특별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지 물었다.
“욕을 굉장히 싫어해요. 어색하고요. 나와 다른 캐릭터를 통해 쾌감을 느끼거나 극적인 변화를 보여드린다기보다는 캐릭터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구현해낼 수 있느냐가 제게는 관건인 것 같아요.”

대세 김성령, 20~30대들의 꿈이 되다

40대의 김성령. 물론 타고난 미모가 나이 때문에 그 빛을 잃어버리지는 않지만, 그녀가 20~30대 여자들의 워너비로 자리하게 된 특별한 비결은 무엇일까. ‘저 여자처럼 되고 싶어’하는 선망의 대상이 된 소감을 물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20~30대 때보다 지금 더 잘 되고 있잖아요. 사실은 한국에서는 연기하기가 쉽지 않은 나이인데 힘든 줄 모르겠어요. 시대를 잘 타고났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되돌아보면 20대 때 무언가 열심히 하지 않으니 30대에 들어서서 힘들더라고요. 30대 후반쯤부터 열심히 준비하고 스스로를 정비했던 것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게 아닌가 생각해요.”
김성령은 특별히 다음을 계산하며 살지는 않았다. 그저 똑같은 일상 속에서 배우로서 해야 할 일들을 차근차근 해나갔다. 나이가 들어도 변함없이 하던 일을 해내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 같다는 말이 김성령 자신이 생각하는 ‘워너비의 비결’이다.

더 아름다워질 김성령의 다음 챕터

류승룡, 이진욱과 함께 출연해 흥행몰이 중인 영화 <표적>이 제67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되는 기쁜 소식도 있었다. 수수한 외모의 강단 있는 형사 ‘영주’로 분한 김성령은 그야말로 물오른 실력을 아낌없이 펼쳐냈다. 낮고 또렷한 톤을 유지한 채 매 순간 강렬한 인상으로 시퀀스를 이끈 김성령의 영주는 노련함 그 자체다. 김성령은 경지에 다다른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즐기는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아름답다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 배우 김성령에게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다.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미스 프랑스> 대본 마지막에 ‘아름다움은 박제돼 있으면 안 된다, 살아 있어야 한다’는 대사가 있어요. 이 한 줄이 마음에 가만히 와 닿았어요. 피워내고, 실천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아름다움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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