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씨앗들협동조합과 함께하는 좌충우돌 농사 이야기
씨앗들협동조합과 함께하는 좌충우돌 농사 이야기
  • 복혜미
  • 승인 2014.06.06 2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농업, 어렵지 않아요
 

최근 주말농장이나 베란다 텃밭에서 직접 채소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도시에서 텃밭을 일구어  도시가 낳은 환경 문제부터 사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농업이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점도 한몫을 한다. 그리고 여기 이 모든 활동을 아우르는 사람들이 있다.

진행 | 복혜미 기자 사진 | 권오경 기자 도움말 | 씨앗들협동조합

서울 마포구 서교동 우양빌딩에 위치한 홍대 옥상텃밭에서 만난 이들. 옥상텃밭의 발단은 우연히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던 중 콘크리트 도시에서 텃밭을 가꾸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꿈꾸면서부터다. 외모, 성격은 물론 농사 가치도 다르지만 텃밭 일구기는 좋다고 하나같이 말하는 청년들은 대학 텃밭 동아리 씨앗들이 만든 ‘씨앗들협동조합’이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재미를 얻고자 결성한 대학생 모임은 이제 농사에 관심 있는 이에게 방법과 재미를 알려주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개인의 개성이나 능력이 부품처럼 소모되는 게 싫었어요. 혼자서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일종의 반발심이었을지도 몰라요”라고 말하는 허예은 씨(22)를 비롯해 좋은 먹을거리를 스스로 생산하는 능력을 기르고 싶었다는 이환희 씨(28),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는 이동근 씨(26), 좋은 취미를 갖고 싶었다는 유일민 씨(26)와 이하은 씨(25) 등 도시농업에 참여한 씨앗들이 현재 40명에 이른다. 다양한 참여 계기에서 알 수 있듯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지는 정의하기 쉽지 않지만, 친환경적이고 소규모 자립 활동에 관심 있는 남녀노소라고 할 수는 있겠다.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는 서교동 우양재단으로, 매주 토요일은 갈현텃밭으로 신출귀몰하는 씨앗들은 전문적이지 않고 실수가 남발하는 초보 도시농업 청년들이지만 농업에 대한 이들의 진지한 태도와 열정만은 여느 전문가 못지않다. 도시농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잘 모른다고 천진하게 말하지만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도시인이고 그 중 농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도시농업인 아닐까요? 그들이 가꾸는 작은 텃밭이 도시농업의 일부고요”라며 농업은 독특한 일도, 그리 힘든 일도 아니라고 전한다.

 
도시의 젊은 농부, 그들이 사는 세상

<씨앗들협동조합 대표 황윤지의 생각>
3호선이 지나는 서울의 끝자락, 연신내역에서 마을버스를 탄다. 헐렁한 옷에 낡은 신발을 신고 잔뜩 부은 얼굴로 도착한 그곳에 모인 이들. 호미를 꺼내고 삽을 꺼내고 흙을 뒤집고 손으로 살살 만져도 본다. 뭐 대단한 걸 누리겠다고 황금 같은 주말에 이곳에 모이는 걸까.
시시해도 너무 시시하고, 소박해도 너무 소박하다. 먼지처럼 가벼운 씨앗들을 나눠 쥐고, 손가락으로 선을 그은 텃밭에다 씨앗을 뿌린다. 어디서 듣고 배운 대로 깊게 땅을 판다. 잘하고 있는 건지 아는 사람은 없다. 이렇게 짓는 농사가 제대로 될지 의심스럽겠지만 어수룩한 손짓에도 그럴 듯한 작물이 쥐어지니 우리는 꽤 만족스럽다.
나도 나지만 정말 궁금했다. 너넨 도대체 여기 왜 찾아오는 거야? 화려한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고 편안하게 쉴 곳도 마땅히 없는데 말이야. 버려둔 작은 화분에서 삐죽 튀어나온 새싹을 봤을 때, 그때 어떤 희망을 느꼈다고. 외로운 도시에서 비슷한 친구들을 만나는 게 의지가 되었다고. 농사에서 단순한 즐거움을, 일하고 먹고 노는 재미를 느꼈다고 한다. 사실 우리의 목표는 거창할 것이 없다. 그저 직접적인 재미, 단순한 활동, 귀여운 작물을 보는 것 따위다.
우리는 여러 사람들이 어우러져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텃밭을 만들어 가고 있다. 왜 굳이 도심에서 농사를 짓는지 묻는다면 우리가 여기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왜 하필 농사냐고 묻는다면 재미있어 보여서라고 이야기할 따름이다. 별난 취미로, 특이한 젊은이들로 생각해도 좋다. 의미를 갖다 붙여도 좋고, 의미는 없어도 된다. 토요일 오전, 머리를 맞대고 깨작깨작 농사짓는 게 좋다.
젊은 도시농부들이 꿈꾸는 사회는 당신 생각만큼 전복적이지도 않고, 그렇게 이상적이기만 한 것도 아니다. 작은 마당이 딸린 집, 옥상정원이 있는 직장, 꽃피고 새 지저귀는 우리 동네 정도일 뿐. 이 소박한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고민하고 생각을 나누고, 씨앗을 심고, 잡초를 뽑고, 물을 준다.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위태로운 텃밭 말고 뽑히지 않을 우리의 팻말을 꽂을 수 있는 조금 넓은 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들이 키운 작물을 함께 요리하고 맛볼 수 있는 공동부엌이 있다면, 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더 많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런 작은 소망들이 자라나는 우리의 텃밭은 얼마나 눈부시게 아름다운지, 언젠가 당신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찾아와주길 기대해 본다.

<작물 키우기 워밍업> 

-토마토
모종은 잎이 8~9장 정도 자라 첫 꽃이 보이거나 약간 피어 있을 때가 알맞고 늦서리가 내리지 않는 5월 상순이나 중순경에 심는 게 좋다. 모종 간격은 40cm 정도가 적당하다. 토마토 모종을 심은 다음 2m 정도의 막대를 대각선으로 마주 보게 세워 토마토 줄기를 묶어 유인한다. 마디 위의 곁순을 그냥 두면 가지가 많아져 열매가 작게 맺히기 때문에 크게 자라기 전에 따준다. 토마토에 붉은기가 돌면 수확하고 방 울토마토 역시 완전히 붉어진 후 수확한다.
Tip. 토마토 모종이 열매를 맺을 때 천일염을 물에 녹여 주면 토마토가 더욱 달다.

-딸기
맛만 볼 정도로 딸기를 수확한다면 봄철 딸기도 좋다. 우선 튼튼한 모종을 골라 포 기 간격을 15~20cm로 심는다. 이는 잎이 넓게 자라는 딸기의 특성 때문이다. 흙 위 에 짚이나 검은 비닐을 깔면 딸기가 흙에 닿지 않고 흙속의 온도와 수분을 유지해 준다. 수시로 시들거나 늙은 잎을 따주며 꽃이 피면 수확할 때까지 10일에 한 번씩 물을 주고 딸기가 커지기 시작할 때는 물을 좀 더 자주 준다.
Tip. 딸기는 바람이 잘 부는 장소에서 키우고 익은 열매를 따지 않으면 쉽게 썩기 때문에 자주 확인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