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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의 ‘반짝이는 시간들’
악동뮤지션의 ‘반짝이는 시간들’
  • 이윤지 기자
  • 승인 2014.06.17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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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초원에서 키운 음악의 꿈

 
악동뮤지션이 에세이를 펴냈다. <목소리를 높여 high>는 뮤지션이라는 꿈을 만들고 이뤄낸 시간들을 기록한 책으로 두 남매가 뮤지션의 자리에 있게 한 여러 인연들과 특별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사춘기의 성장과 갈등, 뮤지션이 되기 위해 본격적으로 고민을 시작하고 준비해 왔던 고된 시간 등도 함께 이야기한다.

취재 이윤지 기자 | 사진 및 자료제공 마리북스

뛰어난 음색과 독특한 하모니로 국민을 사로잡은 남매 뮤지션 ‘악동뮤지션’이 특별한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었다. 남다른 감수성으로 신선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지금의 악동뮤지션이 있게 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잊고 있던 순수와 소중한 것들을 꺼내보게 된다.
많은 이들이 이들 남매가 몽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때 묻지 않은 순수를 간직하고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 몽골의 대자연이 이들 남매에게 순수한 정서를 안겨준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만이 다가 아니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가족과 함께하며 소소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긍정적인 관계성을 익혀 온 덕분에 꾸밈없이 풍부한 감성을 키울 수 있었다. 또한 친구, 이웃과 함께했기에 일상은 충만할 수 있었다.
찬혁, 수현 남매는 낯선 나라에서 학교에 다니는 대신 홈스쿨링으로 공부하며 겪은 내적 성장과 갈등, 사춘기의 절정을 되돌아보며 꿈을 찾지 못해 방황했던 시간들을 하나하나 꺼내놓는다. <K팝 스타>의 만만치 않은 관문을 뛰어넘고 예상치 못한 사랑을 받으며 자신들의 음악을 사랑해 주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기까지의 나날들은 과연 남다르다.

Give love, 악동뮤지션
몽골에서 온 십대 남매 듀오, 찬혁과 수현은 오디션 프로그램인 SBS <K팝 스타 2>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했다.
선교사인 부모님을 따라 몽골에서 5년간 지냈던 남매는 1년 동안 한인 선교사들이 세운 MK스쿨에 다니다가 홈스쿨링을 하면서 스스로 얻고 익히는 법,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몽골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더 많았다. 조금 따분하고 외로운 십대를 보냈지만 그 덕분에 가족과 친구,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둘은 모두 음악을 배운 적은 없지만 기타를 뚱땅거리면서 놀다가 노래를 만들고 또 부르게 됐다. 이들의 노랫말은 마치 한 편의 시 같을 때도 있고, 재미있는 일기 같기도 하다는 찬사를 받는다. 참신하고 재기발랄한 발상으로 만든 악동뮤지션의 노래는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파한다.
어느 날 우리 곁으로 온 악동뮤지션. 그들의 등장은 작은 별의 반짝임과도 같았다.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그들만의 색깔을 담은 노래는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와 긴 여운을 남긴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떠밀리듯 바쁘고 복잡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못난이 남매는 잊고 있던 순수와 소중한 것들에 대한 울림을 전했다.

 
“수현아, 너는 지금 그대로가 가장 예뻐!”
‘지금 그대로가 예쁘다’는 말을 계속 들어서인지 이제는 정말 그런가보다 생각하게 되었다. 못생겼다는 말을 자꾸 들으면 ‘정말 못생겼다’고 생각하게 되려나? 팬들도 내가 만약 코를 높이면 팬클럽을 탈퇴할 거라고 말한다. 팬들도 엄마처럼 나의 지금 그대로를 사랑한다는 말이다.

나도 안다. 내가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나만의 매력이 있다는 것을.
‘예쁘다는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하지만 매력은 시대를 초월해.’
나는 예쁘게 보이고 싶을 때는 이렇게 생각하고 방긋 웃는다. 자신감은 아주 중요하다. 얼굴에 환한 미소를 만들어 준다.  ---본문 “수현, 못난이, 진심 못난이” 중에서

자신의 얼굴이 참 마음에 든다는 수현의 말. 건강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는 부모님의 올바른 가치관과 깊은 애정으로부터 나왔다. 스스로를 어여삐 여길 줄 아는 영리함과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여길 줄 아는 마음은 또래의 아이들이 반드시 본받아야 할 부분이다.


악동뮤지션, 꿈의 기회를 만들었던 시간들

우리는 참고 기다렸다. 몽골이란 나라에서 우리는 가난한 외국인이었다. 학교 대신 홈스쿨링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삶에서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게 더 많았다. 무엇보다 수현이에게는 꿈이 있었지만 나는 내 꿈이 무엇인지조차 몰랐다. 하루하루가 이겨내야 하는 일, 견뎌야 하는 일 투성이였다. 우주만큼이나 어두운 중학생 시절을 나는 몽골에서 보냈다.
그래도 행복했다. 은하 멀리에 별이 있으니까. 그 반짝반짝 빛나는 별처럼 나도 꿈이라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오디션 무대를 통해 가수가 되는 것. 우리라서 그 행운을 거머쥔 게 아니다. 우리도 오디션 무대에 서기 전에는 미래를 고민하는 평범한 십대였다. 다만 우리가 가진 건 “그래, 한 번 해 봐”, “정말 멋있다!”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부모님의 한마디였다. “이것도 해봐, 저것도 해봐”라고 부모님이 이끌어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니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프롤로그 중에서

“밤중 어딘가 소녀의 기도 소리가 들려오면
그건 작은 별의 잠꼬대일 거야
밤중 어딘가 소년의 고백 소리가 들려오면
그건 작은 별의 뒤척임일 거야”
-악동뮤지선 <작은별>

 
지극히 평범했던 남매가 ‘악동뮤지션’이 되기까지

해외에서까지도 그 경쟁률이 만만치 않은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최종 우승한 ‘잘 나가는 뮤지션’의 유년시절은 어땠을까. 마냥 자유로울 것만 같은 홈스쿨링은 생각처럼 녹록하지 않았다. 공부 시간도, 공부할 내용도 스스로 정하기는 했지만 하루 종일 컴퓨터만 보면서 혼자서 공부해야 하는 시간들은 한계와 인내를 요했다. 그런 가운데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딴 짓(공부가 아닌)을 하는 재미가 있을 뿐이었다고 찬혁과 수현은 말한다. 그래도 공부 시간이 끝나면 기타를 뚱땅거리고 낡은 피아노를 치며 음악을 놀이 삼아 마음껏 놀 수 있는 재미와 자유가 있었다. 그 시간만큼은 마지막 1초까지 신나게 놀았다.
사춘기의 절정, 꿈을 찾지 못해 방황하며 부모님과 갈등도 겪었다. 부모님이 앞날에 대해 조언을 해주려고 하면 할수록 다그치는 것 같아 부담감만 커졌다. 새벽에 일어나서 묵상을 하고, 원칙과 규율을 중요시하는 선교사 부모님의 생활 방식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이 더 많은 십대를 보냈지만, 서로의 마음을 열 때까지 참고 기다렸다. 그 갈등의 시기와 시행착오를 온 가족이 함께 겪으며 극복했기에 건강한 가족애가 깊이 배어 있다. 그래서일까? 그들의 짧은 인생 공력은 참 단단하다.

<K팝 스타>에서 우승한 이후 1년 동안은 데뷔를 준비하면서 진정한 뮤지션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고민하는 음악적 성장의 시간들이었다.
어른과 아이 사이에 있는 십대의 다리에서 아이 쪽을 보기도 하고, 어른 쪽을 보기도 하는 그들의 이야기. 우리 모두 지나왔고, 지금 지나고 있고, 앞으로 지나갈 것이기에 공감이 크다. 선교사 부모님의 가르침과 영향 때문인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참 예쁘다. 주변에 휩쓸리지 않고 그들의 생각과 세계로 세상과 친구들을 초대한다. 어린아이가 천진난만한 눈망울로 “어른들은 왜 그래요?”하고 말하면, 차마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처럼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다. 때로는 “사람들이 모두 군인처럼 리더의 말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친구들이 원하는 걸 들어주는 것도 리더이다”라는 똑 부러진 생각으로 어른들의 허를 찌르기도 한다.
그들에게 시선이 머무는 이유는 이렇게 건강하고 밝은 에너지가 그들과 그 노래에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힘든 일이 있어도 스스로에게 좋은 노랫말들을 불러주며 최면을 걸었던 것 같다”며 주어진 일상에 감사하고 희망으로 새로운 날을 기다렸다. 아직도 보여줄 게 너무 많다는 ‘진심 매력덩어리 뮤지션’인 그들은 말한다. “좌절하고 있다면 바로 지금이 시작할 시간”이라고.

차인표(배우)
찬혁이와 수현이가 특별한 이유는 경쟁에서 일등을 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일등을 못 했어도 이 친구들은 특별합니다. 그냥 찬혁이와 수현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책을 읽는 여러분 한 명 한 명도 모두 특별합니다. 무엇을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여러분이기 때문에 특별합니다. 나 자체로 특별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 여러분 모두 찬혁이와 수현이처럼 특별한 친구들이 되어 있을 겁니다.

션(가수 지누션)
<K팝 스타>에서 우승을 한 악동뮤지션의 대단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아닌 십대인 찬혁이와 수현이의 소소한 일상을 들려주는 작은 수다 같은 이야기들이다. 그 안에는 누구에게나 있는 고민도 있고 힘들었던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찬혁이와 수현이의 긍정적이고 행복한 에너지로, 악동뮤지션의 노래를 듣는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내내 미소를 짓게 한다. 그리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고, 고민을 가지고 있다면 기회를 만들 시간이라고.

김원(대중문화평론가)
악동뮤지션이 <K팝 스타>를 통해 등장했을 때 우리가 본 것은, 작은 별빛들의 영롱한 반짝임이었다. ‘무엇을 하든 평범하지 않은 2퍼센트’를 품고 있던 별난 남매가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 끝에 ‘진심’ 매력덩어리 음악인으로 자라나는 성장의 기록은 솔직해서 더 믿음직하다. 이 넓고도 좁은 세상을 온통 물들일 그들의 재기발랄한 노래, “이게 다가 아냐”라고 외치는 악동뮤지션의 내일이 자못 기대된다.

찬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기회를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몽골에서 보냈던 남매의 하루하루는 ‘감사한 시간들’로 추억한다. 앞서 언급했던 꿈의 기회를 만드는 시간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찬혁, 수현처럼 고민을 가득 안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그들은 다시금 힘주어 말한다. “꿈의 기회를 만들어!” 이 주문은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전혀 몰랐던 숨겨진 재능까지 발견하게 할지 모르는 대단한 힘이 있다. 좌절하고 있다면, 이들처럼 바로 지금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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