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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천재들의 3단 공부법
카이스트 천재들의 3단 공부법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6.21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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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학고 조기졸업, 카이스트 석·박사 출신 이신목 씨

 
대한민국의 많은 학생들이 획일적인 교육 프로그램에 따라 교과서를 읽고, 노트 필기를 하고, 또 시험을 보기 위해 중요한 사항들을 암기한다. 하지만 이렇듯 공통적인 학습 방법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최고의 수재들만 모인다는 카이스트에서 석·박사를 마친 이신목 씨는 말한다. 단순히 읽고, 쓰고, 기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는 것. ‘무엇을, 어떻게, 왜’ 읽고, 쓰고, 기억하는지가 중요하다. 이 단순한 세 가지 습관이 성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취재 서효정 | 사진 양우영 기자

서울과학고를 2년 만에 졸업하고, 카이스트에 입학하여 학·석·박사 과정을 모두 마칠 때까지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공부와 연구 활동을 해온 이신목 씨. 그는 이렇듯 장기간에 걸쳐 학업과 연구를 이어오며 깨달은 ‘학문의 왕도’를 뱌탕으로 현재는 다양한 교육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른바 입시지옥에서 고생하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공부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카이스트 공부법>(미래북)이라는 자기계발서를 통해 자신만의 공부 노하우를 담아내기도 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비록 현 시대에 많은 학생들이 힘겨운 입시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그것을 피할 수 없고 부딪쳐야 한다면 좀 더 효율적인 공부법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또 즐기면서 하는 공부를 할 수 있기를 그는 바란다.
“‘학문에 왕도가 없다’는 말은 학문을 함에 있어서 특정한 누군가에게만 열려 있는 특별도(特別道)가 없을 뿐, 만인에게 열려 있는 일반도(一般道)는 있다는 것을 뜻해요. 따라서 길을 모르고 무턱대고 가는 것보다는 길을 알고 가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하고 안전할 뿐더러, 심지어 거기에서 여행의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는 것처럼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도 그 방법을 모르고 하는 것보다 알고 하는 쪽이 훨씬 더 유리할 것임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의 사실이죠.”

우등생을 만드는 3단계 원칙

늘 그렇듯 진리는 항상 가장 가까운, 평범한 곳에 있다. 공부의 특별한 원칙 또한 마찬가지다. 다만 그것을 알고 실천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결과가 엄청나게 달라질 뿐이다.
이신목 씨가 말하는 공부의 특별한 원칙은 간단히 말해 ‘읽기→노트 정리→암기’로 함축하여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카이스트에 합격한 모든 천재들이 가진 공부법의 특별 원칙 또한 이 3단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공부법 1단계: 읽기

우리는 일반적으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새로운 글을 보고 읽고,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 다만 여기서 ‘읽기’란 아무런 생각 없이 눈으로 글을 읽어 내려가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읽되 생각하면서 읽는 것을 말한다. 공부를 할 때 읽을거리가 되는 것은 교과서, 참고서, 문제집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카이스트 천재들은 교과서를 읽는 데에 가장 충실하다. 교과서는 여느 참고서나 문제집보다 서술이 잘 되어 있어서 전체적인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다음 최종 마무리를 위해서 요점 정리를 읽어보는 것은 좋아요. 교과서를 밀어내고 참고서나 문제집만으로 공부하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여느 분야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공부 역시 기초를 탄탄히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죠.”
물론 읽기를 할 때도 핵심 포인트는 있다. 그는 눈으로만 따라 읽기보다는 핵심 문장이 보일 때면 밑줄을 긋거나 많이 생각하고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읽기를 강조한다. 그렇게 되면 글의 요점을 파악하기가 보다 쉬워지기 때문이다.
“다독다사(多讀多思)라는 말이 있지요. 읽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비법이란 최대한 많이, 또 반복해서, 핵심 문장을 파악하며 읽어가는 것이 필요해요. 실제로 수능 언어 영역에서 만점을 받은 카이스트 동창 중 한 학생은 어렸을 때부터 책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읽었다고 해요. 심지어 모의고사에 출제된 바 있는 지문까지도 원전을 찾아서 읽었다고 하니 그는 책 읽기 자체를 무척이나 즐기는 학생이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공부법 2단계: 쓰기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할 수 있는 대단하고 기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자가 아니라면, 모든 것을 보고 듣는 것만으로 기억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메모하고 필기하는 습관이 꼭 필요하다. 기억력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 인간의 기억 보조 수단으로 노트를 잘 정리해놓는 것은 중요한 학습 비법 중 하나가 된다는 뜻이다. 단,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칠판에 적어주는 부분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은 예외다. 그것은 사고하는 학습이 아니라 단순한 따라 옮겨 적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간혹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설명하는 것을 연습장에다가 그대로 써놓았다가 집에 와서 노트에 다시 옮기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이 방법은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혼자 다시 옮겨 적는 방법을 통해 자연스럽게 복습이 되기 때문이죠.”
노트 정리를 할 때는 수업시간의 필기를 기록하는 일반적인 노트와 시험공부를 할 때 필요한 요점 노트와 암기 노트 총 3가지로 나누어 정리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카이스트의 많은 학생들이 이렇듯 수업용, 시험용(요점, 암기) 노트를 활용한다. 요점 노트란 시험 범위의 내용 중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추려서 정리한 것이고 암기 노트는 암기 과목에 한하여 꼭 필요한 암기 내용을 정리한 노트다. 요점 노트와 암기 노트는 시험 3~4일 전에 만들어 시험 직전까지 활용하는 것이 좋은데, 정말 중요한 핵심만을 뽑아냈기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져 많은 내용을 일일이 살펴보기 어려울 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팁을 덧붙이자면 시험을 보고 나서는 약점 노트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보고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야만 다음에 똑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약점 노트를 꾸준히 작성해 나간다면 그야말로 약점이 보강되므로 성적이 크게 향상된답니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은 약점 노트를 작성하면서 성적 상승 효과를 가장 크게 얻을 수 있죠.”

공부법 3단계: 외우기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아무리 효율적으로 읽고, 쓰기를 반복했다고 하더라도 공부법 3단계 중 마지막인 ‘외우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다. 따라서 공부를 하고 나서 중요한 내용을 얼마나 머릿속에 잘 기억하느냐가 결국 성적을 좌우한다. 그는 실제로 스스로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정말 머리가 나쁜 것이 아니라 기억하는 방법이 서투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외워야 할 내용을 잘 외우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만큼 공부를 할 때는 ‘잘 외우는 것’이 중요하다.
“암기에도 지름길은 있어요. 그것은 바로 ‘이해’죠. 저는 완전히 이해만 해도 반은 외운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실생활을 할 때도 아무런 의미 없는 단어보다는 의미 있는 단어의 암기가 훨씬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것과 같은 원리죠. 내용을 철저하게 이해하면 더 정확히 기억에 남고, 내용 이해가 확실히 되지 않으면 암기를 한다고 해도 헷갈릴 수밖에 없어요.”
이해의 과정이 끝나고 난 뒤에는 ‘반복’과 ‘체계적인 정리’의 과정이 필요하다. 외국어 단어를 외울 때 연습장에 쓰면서 여러 번 반복하며 외우는 것처럼 공부하는 중간에도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회상하는 습관을 들여다 보면 암기는 훨씬 수월해진다. 체계적인 정리 또한 이러한 반복적인 회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여러 개념 사이의 관계를 반복과 회상을 통해 잘 연결해나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기억을 잘할 수 있게 하는 원리의 기초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수학에도 왕도는 있다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라는 말이 유행처럼 돌고 있을 정도로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수학 공부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수학은 단순 암기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간에 성적을 올릴 수도 없고, 누구나 다 노력하면 잘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라는 잘못된 편견이 오늘날 많은 수포자를 만들었다. 하지만 수학 공부의 시작은 자신감에서부터 시작한다. 수학이라는 과목에 대한 공포증을 떨쳤을 때 비로소 수학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밑거름이 다져진다는 것이다.
더불어 수학은 다른 어느 과목보다도 예습과 복습이 꼭 필요한 과목이다. 학교 수업을 잘 이해하는 학생들은 복습을,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가기 힘든 학생은 예습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수학을 공부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무작정 남들과 똑같이 덤벼들면 오히려 실패할 수 있어요.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죠. 가령 내가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라 하더라도 중학교 수학의 기초가 제대로 다져져 있지 않다고 생각하면 중학교 수학책을 집어 들고 다시 공부하는 거예요. 기초가 잘 다져져 있을 때 공식을 이해하며 암기할 수 있게 되고, 비로소 응용하는 단계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죠.”
이때 꼭 필요한 것은 눈으로만 이해하지 말고 꼭 손과 연필을 사용하여 공부를 하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 요즘 수학의 트렌트는 풀이의 과정을 쓰라고 하는 서술형 문제가 자주 출제되기 때문에 평소 공부할 때부터 풀이의 과정을 차근차근 써나가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제가 다녔던 서울과학고에서는 수학의 주관식 서술형 문제를 중요 문제 유형으로 50문제 정도 발췌해서 학생들끼리 기숙사에서 서로 토론식으로 문제 풀이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을 종종 진행하곤 했어요. 이는 훗날 카이스트 입시에 무척 큰 도움이 되었죠.
서술형 문제들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풀어보고 서로의 풀이과정을 맞추어 보는 등의 상호보완적인 과정을 거치다 보면 생각과 응용의 폭을 훨씬 넓힐 수 있답니다.”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 외에도 수학을 공부할 때 다른 과목과 함께 공부하는 것도 좋은 공부법 중 하나다. 가령 수학과 음악을 함께 공부했을 때, 수학적인 사고력과 음악의 감각적인 리듬을 익힐 수 있으면 더욱 더 상호보완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학을 어떤 과목과 결합하여 공부할지는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스스로가 충분히 생각해 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천재를 만드는 환경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집중력도 중요하지만 공부를 하는 환경 역시 매우 중요하다. 카이스트 천재들은 공부뿐만 아니라 공부에 도움이 되는 주변 환경을 만드는데도 실제로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가령 공부방의 분위기, 먹는 음식, 시간 관리 등 일상생활을 할 때의 모든 것을 공부하기 좋은 최적의 상태로 유지한다는 말이다.
사실 공부방의 경우 학교에서는 대부분 비슷한 환경이기 때문에 개인 간에 큰 차이는 없다. 다만 학교 수업에 따라 앞자리와 뒷자리에 대한 선호도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천재들은 앞자리를 선호한다. 선생님과 가장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에서 공부를 할 때는 공부방 환경이 그야말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학생 스스로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컴퓨터나 텔레비전은 공부를 할 때 가장 큰 장애물이에요. 침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책상과 가까운 곳에 침대가 있으면 누워서 공부를 한다든지 아예 잠을 자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에요. 되도록 책상에 앉았을 때 책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해요. 조명의 경우도 방 전체는 약간 어둡게 하고, 책상에는 스탠드 램프를 이용하여 이중 조명 효과를 내는 것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먹는 것도 중요하다. 카이스트의 많은 학생들은 뇌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인스턴트 제품은 최대한 멀리하고 뇌 활동에 도움을 주고 소화를 돕는다고 알려져 있는 미역, 다시마, 콩, 두부, 녹황색 채소 등을 즐겨 먹고, 기억력을 높이는 음식인 연근과 옥수수도 챙겨 먹으려고 노력한다. 간식으로 먹을 만한 음식으로는 달걀, 두부 및 우유 등 단백질 식품이 좋다.
이밖에도 하루 계획표, 일주일 계획표 등 실천할 수 있는 단기간 학습 계획표를 통해 자기 시간을 잘 조절하는 노력도 꼭 필요하다. 단, 이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은 바로 시간을 얼마나 자신의 목적과 취향에 맞추어서 사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많은 학생들이 실수를 범하기 가장 쉬운 시간이 바로 수면 시간의 조절인데, 자신의 컨디션을 고려하여 수면시간을 얼마나 잘 설정하느냐에 따라 하루치의 학습 능력 및 의욕도 승패가 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쾌면·쾌식·쾌변의 효용을 잘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공부에 파묻혀 사는 것보다 공부를 가지고 놀 수 있는 마인드와 환경을 바탕으로 여유롭게 사는 것이 보다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습적인, 또는 타성적인 공부 방법이 아닌 보다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통해 즐기듯 공부하면서 자신만의 멋진 인생을 설계해 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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