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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돈 박사가 말하는 ‘운전자 매뉴얼'
정희돈 박사가 말하는 ‘운전자 매뉴얼'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06.24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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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가 났을 때 이렇게 하라

 
자동차 등록대수 '1천만 시대'가 열렸지만, 여전히 생활 속 안전운전 요령과 교통 상식을 등한시하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다. 경제와 문화 수준에 걸맞은 교통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30년간 교통안전 전문가로 활동해 온 정희돈 박사를 통해 안전 운전의 노하우를 들어 봤다.

취재 박천국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 참고도서 운전의 품격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약 22만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매일 약 600여 건의 크고 작은 사고로 연간 5천여 명의 사망자가 생겨나고 있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방어 운전'을 생활화하고 돌발 상황과 같은 위기의 순간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운전 실력에 대한 과신보다는 평소 안전 지식과 기술을 익혀, 도로 위에서는 항상 긴장감을 잃지 않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사실 지금까지 교통안전뿐만 아니라 운전 상식은 물론, 운전의 품격과 사고 예방 등을 총망라한 교통문화 안내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 교통안전공단에서 3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한 정희돈 박사가 그동안 연구해 온 교통안전 노하우를 담아 <운전의 품격>(한가람서원)이라는 책을 출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정 박사는 "도로 위에서 운전자들은 보행자들과 더불어 '교통은 생활이자 문화이고, 약속이다'라는 점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운전의 품격을 높이려는 노력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남성 중심적 운전 문화에서 벗어나자

여성 운전자가 늘어나면서 남성 중심의 운전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김여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김여사'는 차선 변경에 익숙지 않고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등 운전에 미숙한 주부 운전자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따라서 '김여사'라는 단어에는 운전에 서투른 여성 운전자들에 대한 남성 우월적인 시각도 담겨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도로 위에서 더 이상 '김여사'로 비하되는 여성 운전자들의 사례가 생겨나지 않기 위해서는 남성들의 양보 운전과 더불어 여성들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게 정 박사의 지적이다. 정 박사는 "생리적으로 여성들이 운전에 미숙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 주는 남성 운전자들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여성 역시 기초적인 자동차 정보나 교통법규 상식 등을 공부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남성 운전자들이 먼저 변해야 합니다. 운전 약자인 여성에게 양보하는 자세를 가지고 경적을 울리기보다 '레이디 퍼스트' 정신을 도로 위에서도 발휘해야 하죠. 물론 여성 운전자들도 면허를 딴 이후 자동차 내부 장치를 다루는데 익숙해져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오디오 작동법이나 좌석 조절법 등 기초적인 정보를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자주 운전해 보는 운전 숙달 과정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것이죠."

'보험처리 또는 자비 합의' 신속히 결정해야

많은 여성 운전자들이 교통사고가 났을 때 대처법을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자칫 교통사고에 대한 책임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대응 방법을 사전에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먼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험증권(보험카드), 자동차 검사증, 스프레이, 카메라 탑재된 휴대전화(블랙박스가 설치된 차 제외)를 차에 구비하고 있는 것이 좋다. 일단 사고가 나면 휴대전화 등을 활용해 현장 상황을 촬영해 둔다. 이때 손해 상황과 자동차 위치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장 상황을 카메라 등으로 기록한 이후에는 목격자 확보가 중요합니다. 요즘에는 블랙박스로 촬영할 수 있지만 현장 상황을 더 확실하게 알기 위해서는 목격자를 찾는 것이 필요해요. 그 다음 상대방 운전자의 인적사항과 연락처를 확보하고 차량등록번호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다친 사람이 있다면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적절한 구호 조치나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뺑소니로 처리될 수 있어 유념해야 합니다."
만약 상대방의 과실이 확실한 상황에서 상대방 운전자가 오히려 적반하장 식으로 나올 경우,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얼른 보험회사와 경찰에 연락해서 조치를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특히 여성 운전자들의 경우 막무가내로 나오는 남성 운전자에게 휘말리지 않고 차분하면서도 신속히 경찰이나 보험회사에 연락을 취해야 한다.
"교통사고는 대부분 쌍방의 과실로 발생하므로 일방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면허증, 검사증 등을 상대방에게 주지 않는 것이 좋아요. 과실 비율은 보험회사에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쌍방과실 정도가 애매한 경우 전문가에게 보험처리가 유리한지, 자비처리가 유리한지를 신속히 물어보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센스 있는 '안전 운전자'가 되기 위한 TIP>

1. 혹서기 적절한 에어컨 사용은 연비 절감에 도움을 준다
일부 운전자들은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할 때 차창을 열고 달리면 연료가 절감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혹서기 장거리 고속주행 중에는 적절히 에어컨을 켜는 것이 연료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시속 60km 이상 주행 시에는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는 것이 연비에 더 좋다고 한다.

2. 주말 저녁 8~10시 사이에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한다
수년간의 통계 자료를 보면 교통사고 사망자는 수요일과 금요일에 가장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고 시간은 주로 밤 8시부터 10시 사이였으며, 특히 음주 운전 사고 비중은 토요일, 일요일, 금요일 순으로 나타났다.

3. 급제동을 해야 할 때는 '펌핑 브레이크'를 사용한다
안전거리 확보가 1순위이지만 돌발 상황을 위한 급제동 방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급제동 시 브레이크 페달을 한 번만 깊이 밟는 경우가 많은데, 순간적으로 제동거리를 단축시키기 위해서는 타이어가 멈추는 순간 브레이크 페달에서 살짝 힘을 빼고 다시 밟는 펌핑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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