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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딸 'SKY 대학' 입학 비결은 가족 여행
세 딸 'SKY 대학' 입학 비결은 가족 여행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06.26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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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채 씨가 공개하는 놀면서 공부하는 법

 
공부는 책상에 앉아야만 가능하다는 말이 여전히 유효할까. 적어도 세 딸을 각각 다른 명문대에 입학시킨 양영채 씨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인 듯하다. 그는 수시로 가족 여행을 다니며 이른바 '교과서 여행'을 계획했다. 전국 각지를 가족과 함께 돌아다닌 결과 세 딸은 책에서 배운 내용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고, 그러한 경험들이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될 수 있었다.

취재 박천국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 장소협찬 더착한커피 혜화점(02-923-3579)

양영채 씨에게는 세 딸과 막내아들이 있다. 그의 첫째 딸이 유치원생일 때부터 시작된 가족 여행은 20년간 계속됐다. 세 딸은 사교육을 거의 받은 적이 없었지만, 각각 서울대와 연세대, 그리고 고려대에 입학했다. 이른바 'SKY' 대학에 차례로 붙은 것이다. 양 씨는 주변 사람들이 그 비결을 물어오면 주저 없이 '가족 여행'을 꼽는다. 가족 여행은 요즘 유행하는 가족 단위의 캠핑 문화와는 거리가 있다. 자연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교과서에 나왔던 내용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현장 체험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부모의 계획과 자녀의 동의 아래 떠나는 가족 교육 여행은 책으로 읽고 외우는 것 못지않게 교육적 효과가 크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준비 과정부터 가족의 의사를 고려

양영채 씨는 처음부터 교육적인 의미를 담아 가족 여행을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 유치원에 가기 싫어했던 첫째 딸을 위해 어디론가 떠나 보자고 기획했던 것이 가족 여행의 시초였다. 가족과 함께 처음으로 향한 곳은 안동 하회마을이었다. 기차와 버스를 타고 힘겹게 도착한 하회마을에서 그의 가족들은 여행의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찾을 수 있었다.
"처음부터 교육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첫째가 소심해서 그런지 유치원에 갈 때면 배가 아프다며 안 간다고 떼를 쓸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유치원에 가지 않고 안동 하회마을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죠. 당시에는 지금처럼 교통편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라 지금 생각해 보면 천천히 기다릴 줄 아는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아이가 배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더라고요. 그 이후로 가족 여행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여행과 교육적인 의미를 접목시킨 가족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겁니다."
물론 그가 원체 여행을 좋아했기 때문에 가족 여행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경남 하동이 고향인 그는 명절 때만 되면 귀향길 도중 주요 여행지를 방문했다. 특히 아내가 동향 출신이어서 결혼 후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저는 대학생 시절에도 배낭 매고 지리산을 다녔을 정도로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중학교 때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가끔 고향으로 가는 경험들이 아마 제 가슴 한 구석에 남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혼 이후에도 같은 고향인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닐 수 있었죠. 그래도 아내가 여행을 좋아하지 않으면 같이 떠날 수 없었을 텐데, 저와 아내의 성향이 비슷했던 점은 지금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여행 코스는 주로 부모의 의사에 따라 결정됐다. 물론 자녀의 의사를 물어보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자칫 부모에게 강압적으로 끌려 여행을 함께하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자녀에게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여행 코스를 정하는 과정에서 가족 간에 마찰이나 다툼을 경험한 적이 없을 만큼 철저하게 가족 여행 계획을 짰고, 가족 구성원의 의견도 존중했다고 한다.
"여행 코스를 짜는 방법은 부모가 좋아하는 여행지 중에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코스를 정하는 식이었어요. 교과서에 나오는 장소들을 찾아다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도시에서 접할 수 없는 체험이 가능한 곳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여행 코스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가고 싶은 곳을 물어보기도 했어요. 보통은 자기가 가고 싶어 하는 장소를 완강하게 말하지 않아서, 제가 다음 목적지를 이야기하면 그 반응을 살펴보는 식이었죠. 특별히 아이들이 이견이 있었던 적은 없었지만, 그런 의사 결정 과정이 가족 여행의 중요한 준비 과정이라고 봤거든요."
특히 가족 여행에서 부모는 친구이자 스승도 되어야 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목적지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해도 부모가 어떤 체험을 유도하느냐에 따라 교육적 효과가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신문기자로 활동한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해 여행지에서 자녀가 얻을 수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때문에 준비 과정에서부터 여행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그는 가르쳐줄 이야기에 대해 항상 고민해야 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교육적 효과를 높이려면 부모가 준비를 잘 해야 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차를 타고 이동하다 여행지만 빙 둘러보고 잠만 자고 왔다'고 여행 후일담을 나누곤 하는데 바람직한 가족 여행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나름대로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법이나 지식을 주는 방법들을 여행을 계획할 때나 차량으로 이동할 때부터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놀면서 공부하려면 제대로 놀아야 한다

그는 본격적인 가족 여행은 여행지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여행지에 도착하기 전 일종의 워밍업을 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부모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는 문답 형식으로 자녀의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이끌어내는 것이 좋다. 그는 자녀에게 '달리는 오락실'처럼 목적지로 향하는 차를 시끌벅적하게 만들어야 여행의 흥미를 배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 안에서도 부모는 아이와 제대로 놀 줄 알아야 합니다. '놀면서 하는 브레인스토밍'이나 '달리는 오락실' 정도로 비유할 수 있겠네요. 제일 간단한 건 아이들과 끝말잇기를 한다거나 조금 수준을 높여 규칙 찾기나 스무고개 등의 게임을 했어요. 특히 저학년 아이들의 경우 말도 안 되는 엉터리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아이들과 함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며 가는 거죠. 물론 그렇게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게 힘들기 때문에 하다 지치면 노래도 부르고 적절히 쉬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상당수의 부모들은 가족 여행에 대해 단순히 한창 공부해야 할 자녀의 시간을 뺐을 수 있다며 평가 절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오히려 여행을 다니는 시간 때문에 공부를 못했다는 것은 핑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가족 여행이 학교 공부에도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으로 인생 공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가 얼마 전에 낸 책의 제목이 <놀면서 공부하기>입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놀면서 공부하기의 의미를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여행 시간 때문에 공부를 못했다는 건 핑계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시간 낭비는 책상 앞에서 우두커니 앉아 있는 것이죠. 제 경험상 얼마든지 여행 하고도 공부할 수 있어요. 저뿐만 아니라 제 주변에 자주 여행을 다닌 가족들을 보면 공부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여행이 큰 힘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가족 여행은 학교 공부에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인생 공부를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는 데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해 가족 여행의 걸림돌을 제거해 왔다. 이를테면 사춘기를 맞은 자녀가 가족 여행의 동참을 거부할 때 쓸 수 있는 유인책으로 친한 친구를 데려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가족 여행에 대한 거부감이나 반항심이 사라지고, 자녀와 친한 친구의 성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여행의 주체를 부모라고 생각하기보다 자녀에게 맞추면 충분히 좋은 아이디어로 모든 가족 구성원의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아이들이 중학생만 되어도 가족 여행을 달갑지 않아 해요. 그런 아이들을 데리고 가려면 일종의 유인책이 필요합니다. 그 또래 아이들은 친구가 가장 좋을 때이니까, 친한 친구를 데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특히 아이가 노트북을 좋아한다면 그것을 가지고 가는 것도 좋습니다. 그런 식으로 아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면 강요하지 않아도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죠."
가족 여행을 통해 제대로 놀려면 무엇보다 부모와 자녀 간의 교감이 중요하다. 집에서는 '공부하라'고 으름장을 놨던 부모도 여행길의 동반자가 되면 자녀와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그는 "가족 여행은 부모가 보는 세계가 자녀에게 자연스레 전달된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고 말했다.
"저는 가족 여행을 제 품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값진 투자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여행을 함께 다니다 보면 자녀와 대화를 나누게 되고 그 과정에서 부모가 보는 세계가 아이들에게 많이 전달됐을 겁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말하는 꿈이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라고 느끼는 것처럼 여행을 통해 부모와 자녀 간의 단절도 막을 수 있어요. 특히 여행을 통해 아이들과의 유대감을 잘 키워놓으면 사춘기라는 위험한 시기가 오더라도 훌륭하게 이겨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행을 통해 어른들의 말을 체득한 결과죠." 

<양영채 씨가 추천하는 가족 여행지>

1. 대관령 고원
대관령 고원은 학습적인 효과를 거두기에 뛰어난 곳이다. 무엇보다 초원과 산간 지역의 경치가 굉장히 수려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해발 800~1400m에 위치한 대관령 고원에서는 기본적으로 높새바람 원리와 영동 지방에 눈이 많이 오는 이유, 그리고 풍력 발전의 원리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다. 특히 유역변경식 발전소인 강릉 수력발전소에 관해 이야기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관령 고원 지역에서 발달한 목축업과 화전민, 그리고 고랭지 채소밭 등 지질학적·사회적·과학적 내용들을 총망라해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가족 여행의 최적지 중 하나다.

2. 보성 녹차밭
전남 보성 녹차밭 역시 풍광이 뛰어난 곳이다. 녹차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보스턴 차 사건과 녹차로 인해 아편 전쟁이 일어났던 중국사 등 녹차와 관련된 세계사를 이야기해 줄 수 있다. 또 고려 시대에 차가 유행해서 다방과 다반사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설명도 해줄 수 있다.

※ 양영채 씨는 여행지를 선정할 때 교과서에 나오지 않더라도 우선적으로 풍광이 좋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요즘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많이 메말라 있기 때문이다. 학교 공부와 책, 컴퓨터와 스마트폰이라는 좁은 테두리에 갇혀 있는 아이들에게 좋은 경치를 감상하게 함으로써 메말라 있는 감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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