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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청 전 서울대 병원장의 말기 암 극복의 비밀
한만청 전 서울대 병원장의 말기 암 극복의 비밀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6.29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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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율 5% 미만에서 기적적으로 생존하다

 
암은 의학계에서 더 이상 불치의 병이 아닌 완치까지 바라볼 수 있는 만성질환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의학적 상식은 통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암 진단만으로도 죽음을 떠올리고 암 이전의 모든 삶을 송두리째 말 그대로 암과 ‘투쟁’에 들어간다. 그러다보면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대체’치료법까지 동원되고,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또 다른 고통을 받기도 한다. 여전히 두렵기만 한 암,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서울대 병원장을 지냈던 한만청 박사는 본인 스스로가 말기 암을 극복하고, 이후 10여 년 동안 건강을 유지하고 사는 비법을 공개한다.

취재 서효정 | 사진 및 자료제공 〈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센추리원)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 하버드 의대 펠로 3년을 거쳐 서울대 의대 교수와 서울대 병원장을 지낸 한만청 박사는 일흔이 넘는 나이까지 한 평생을 영상의학 분야에 매진해온 국내에서 손꼽히는 명의다.
서울대 병원장 재직 당시에는 국내 최초로 북미, 일본, 유럽 방사선의학회 명예 회원이 됐으며, 한국 영상의학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게 의사로서 승승장구를 이어가던 어느 날, 그의 인생 최대의 위기가 닥친다. 간암 진단 후, 암세포가 폐까지 전이되어 생존율이 5% 미만이라는 말기 암 선고를 받은 것이다. 동료 의사들조차 비관적인 예견을 할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그는 ‘기적적으로’ 암을 퇴치했다.
암을 이겨낸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활발한 강연활동과 후진 양성에 앞장서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는 자신의 생생한 경험을 담은 수기까지 출간해 세상에 암으로 고통받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어주고 있다.
“암은 벗어나려고 발버둥 칠수록 더 깊게 빠져드는 늪과 같아요. 오히려 암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친구로 삼아 잘 달래서 돌려보내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죠. 인생에서 장담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요. 그리고 정답도 없고요. 그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잃지 않는 것만이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1998년, 한 박사는 암 중에서도 가장 무섭다는 간암에 걸려 수술로 암 덩어리를 잘라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회복만 잘하면 ‘완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수술 후 두 달 만에 암 세포가 폐까지 전이됐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누구도 그에게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없었다. 한 차례의 수술 후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전에 그는 곧바로 화학 요법 치료에 들어가야 했고, 그로 인한 항암 치료는 그의 몸을 심각하게 망가뜨렸다.
몸무게는 12kg이나 빠졌고, 제대로 서 있을 힘조차 없을 정도로 체력이 떨어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워만 있을 수는 없었다.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병원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이려고 노력했다.
“아무리 의사라도 본인이 암 환자가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당시 어떤 심정이었는지 결코 알 수 없을 거예요. 한 걸음을 뗄 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알고 보면 후들거리는 것은 다리가 아니라 바로 제 마음이더라고요. 난생 처음 맛보는 무력감이었죠.”

말기 암이라는 선고는 평생을 의사로 살아온 그도 평정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들 정도로 절망적인 것이었다. 주위에서는 몸을 상하게 하는 화학 치료를 받지 말고, TV나 신문에서 과장해서 보도하는 ‘신치료’나 ‘특효약’을 먹어보라는 이도 있었고, 원기 회복에 좋다며 특별한 보약을 싸서 보내는 이도 있었다. 심지어는 의사인 그에게 의사만큼 못 믿을 사람도 없다며 은근히 다른 방법을 찾아보라고 권유하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였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은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의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어설픈 대체 의학에 목숨을 맡길 수는 없잖아요. 아무리 귀를 솔깃하게 하는 유혹이 있을지라도 반드시 검증된 의학, 이른바 증거 중심의 의학을 잘 따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에요.”
그렇게 그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5%의 확률이 되기 위해 마음가짐부터 새롭게 다졌다. 암이 찾아오고 난 후, 무조건 거부하고 싸우려고만 드는 환자 자신의 모습을 꼬집었다. 그리고 먹을거리에서부터 일상적인 삶에 이르기까지 그간의 잘못된 습관을 모두 바로잡았고, 매일같이 ‘완치’를 되뇌며, 스스로를 확신했다. 두려워해서는 절대로 암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암과 ‘친구’가 되는 원칙

한만청 박사는 암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암과 친구가 되자는 ‘암 친구론’이라고 강조한다. 싸운다고 해서 물러날 적이 아니라면 차라리 친구로 삼아버리자는 것이 한 박사가 말하는 ‘암 친구론’의 핵심이다.
가령, 음식 냄새에 구역질이 치미는 날이면 ‘오늘은 유난히 더 악동처럼 구는군. 그러지 말고 조금이라도 먹게 해주지 그러나’라고 생각하고, 운동 삼아 걷는 일이 힘에 부칠 때도 ‘너무 무리하는 게 싫다는 말이지? 하지만 네가 심술을 부려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거네’라고 생각하며, 말 그대로 암을 ‘친구’ 삼는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이렇게 생각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실체를 알 수 없는 두려움과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실제로 이렇게 마음이 바뀐 상태에서 받는 치료는 암과 억지로 싸워가면서 받는 치료와는 그 효과 면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한다.

‘나는 단 1%의 생존자로 계산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것‘

“저는 암 환자에게 누가 어떠한 치료를 제시하더라도 ‘나는 단 1%의 생존자로 계산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통계상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이 취한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연구를 해야 하는 거죠. 수치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때 비로소 흔들리지 않는 희망과 의지, 그리고 암을 돌려보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어느 날 불청객처럼 불쑥 나타났지만 언젠가는 다시 떠나갈 친구 같은 암. 암을 친구로 사귀어 잘 지내다 때가 되면 되돌려 보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먼저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고, 암에 대해 충분히 연구를 해야 한다. 자신에게 찾아온 암이 예후는 어떤지,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단, 그 정보의 출처는 명확해야 한다. 허황된 정보는 자칫 모르는 것보다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암과 관련된 책을 고를 때도 그 분야의 전문의가 쓴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미 검증된 과학적 정보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카더라’식의 정보를 맹목적으로 따르다가는 자칫 되돌릴 수 없는 치명적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둘째로는 암의 수치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실 오늘날 현대 의학은 어떤 상황이든 수치화하고 규격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수치에 따라 나누고, 분석하고, 거기에 따른 합당한 대응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렇게 수치화시키는 것이 오히려 오판의 여지를 남기기도 한다는 것이 한 박사의 생각이다. 예를 들어 어느 검사의 정상 지수가 30~40이라고 가정했을 때, 검사 결과가 43정도로 나왔다고 하면 이를 정상이 아니니 위험한 상태라고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치들은 실제로 오차 범위의 환자의 그날 상태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대부분의 암 환자들은 하루하루의 경과에 지나칠 정도로 집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쓸데없는 감정 소모로 인한 체력 손실이 더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암은 좋든 싫든 아주 오랜 시간을 함께해야 할 존재다. 그 시간을 견뎌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작은 수치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는 아예 수치에 대해서는 묻지도 말고, 보지도 않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완치율 0%가 아닌 이상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살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과정 중에서 암이란 ‘친구’가 나를 실망시킬 수도, 도발적으로 싸움을 걸어올 수도,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으나 그럴 때일수록 차분히 상대를 바라보고, 내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암 환자들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

암 환자들이 가장 많이 받는 유혹은 바로 ‘대체 의학’이다. 물론 병원 치료는 기약 없는 투쟁이고, 그 지루한 투쟁 끝에 암이 100% 완치된다는 보장도 없으니, 환자나 그 가족의 입장에서는 답답한 심정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문제는 안전성에 대한 의심 때문에 치료의 보조적 수단으로도 사용하기 꺼려지는 대체 요법을 너무 많은 환자가 주 치료법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명 ‘버섯 요법’이라고 불리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방법이 아닙니다. 아가리쿠스라는 버섯만 해도 그래요. 한때 일본에서는 인기를 끌었을지 몰라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에 소개된 바도 없고, 임상시험을 거쳤다는 소식도 저는 전혀 들은 바가 없거든요.
故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악성 종양에 아가리쿠스를 써서 효과를 보았다는 소식이 신문을 통해 전해진 적이 있었는데, 만약 아가리쿠스가 정말 학계에서 인정받을 정도의 효능이 있었다면 미국에서 진즉에 임상시험을 진행했을 거예요.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잖아요.”
‘약침 요법’도 그런 것들 중 하나다. 침으로 암 덩어리를 찔러 녹아나오게끔 한다는 주장은 언뜻 들어도 말이 안 된다는 게 한 박사의 설명이다. 설혹 침을 찔러 암 덩어리를 녹아 나오게 할 수 있다 하더라도 감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너무 크다는 것. 더군다나 찔러서 고름을 빼낼 정도의 암 덩어리라면 이미 2기를 넘어서 전이의 가능성도 있다는 말인데, 침 하나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논리를 내세운다는 것은 암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조차 없는 무지의 소치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뜬구름 잡는 식의 허황된 주장들이 정말 획기적이고 기적적인 암 치료법이라면 암은 벌써 정복되었어야 옳죠. 현대 의학과 관계없는 의술이나 약은 절대로 접해선 안돼요. 그런 상술에 매달리다보면 오히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고, 돌아올 것은 죽음 밖에 없어요.”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일상의 실천법

암 전문가는 의사지만 암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결국 환자 자신이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않으면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한 박사는 암 환자가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할 것은 바로 식사 관리라고 말한다. 매일 먹는 음식은 체력이나 영양관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사실 귀동냥에 의하면 암 환자들에겐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 너무도 많지만 그런 것에 무조건적으로 맞추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식사 패턴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그는 지난 15년 동안 하루 한 정의 혈압약 이외에는 어떤 약이나 건강식품, 영양제도 먹은 일이 없단다. 오로지 세 끼 끼니에 모든 것을 걸었다.
“암과 함께 지내는 동안 식습관은 실로 다양한 변화를 보입니다. 저 역시 어떤 때는 소화가 안 돼 유동식만 먹으며 지내기도 했고, 어떤 때는 암에 걸리기 전보다 더 왕성한 식욕을 보이기도 했지요. 그럴 때마다 저는 ‘하루 세 끼를 제대로 갖춰 먹는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내 몸이 원하는 대로 식습관을 맞춰갔습니다. 특별한 보양식보다는 그때그때 먹고 싶은 것을 찾아서 먹었어요. 저 스스로가 최대한 즐겁게, 잘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말이죠.”
또한 휴식과 생활의 무게를 적당히 조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한다. 몸이 아프다고 해서 온종일 죽치고 앉아 있는 것, 하는 일 없이 누워만 있는 것, 많이 자는 것이 곧 휴식으로 이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걷고, 움직이고, 생각하고,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박사는 암을 ‘럭비공’에 비유했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이 점이 희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견디기 어렵더라도 끝까지 암 치료를 포기하지 말아야 할 명확한 이유이기도 하다.
“생물계에서는 어떠한 일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의사도, 가족도 아닌 암 환자 자신이 치료의 주체로 단단하게 서서, 아무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한 자기 의지로 암과 더불어 살아가면 희망은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올 것입니다. 당신도 단 1%안에 드는 생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암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는 한만청 박사의 건강법>

아침 스트레칭(매일매일 45~50분간 반복한다)

-누운 자세에서-
1 주먹을 폈다 쥐었다 하는 ‘잼잼’ 백 번을 한다.
2 발만 직각으로 구부렸다 폈다 백 번을 한다.
3 항문을 조였다 풀었다 백 번을 한다.
4 회음부 마사지 백 번을 한다.
5 손 올리고 숨 마음껏 들이마시고 버텼다가 손 내리면서 숨뱉기를
한 세트로 열 번을 한다.
6 무릎 모아 위아래로 뒹굴며 숫자 열을 세는 것을 열 번을 한다.
7 자전거 타기 오십 번을 한다.
8 발바닥치기 오십 번을 한다.
9 등과 배만 올리기 스무 번을 한다.

-일어나서 선 자세로-
10 등을 굽히고 팔을 뻗는 동작으로 스트레칭 오십 번을 한다.
11 한 쪽 팔씩 반대로 끼고 돌리는 스트레칭 좌우 각 열 번을 한다.
12 무릎 굽히기 운동 오십 번으로 마무리한다.

<북청물장수 밥상>

한만청 박사는 과거 북청물장수가 차려놓은 밥상을 깨끗하게 다 먹는다고 해서 유래한 ‘북청물장수식 식사법’을 아침밥상에 실천하고 있다. 즉 제철음식 위주로 신선한 재료를 그날 조리해 그날 아침 식사 때 다 먹는다는 것이다. 이때 영양의 균형을 위해 드레싱하지 않은 생야채와 계란 하나, 우유한 잔을 들이키는 것도 잊지 않는다.
첫째, 신선하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
둘째, 인스턴트 음식은 먹지 않는다.
셋째, 짜게 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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