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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변화시키는 '시티 크리에이터'
마을을 변화시키는 '시티 크리에이터'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06.30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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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좋은 건강한 도시를 디자인하다

 
도시 농부의 힘은 마을 주민들 간의 연대를 통해 극대화된다. 한 명의 도시 농부에서 도시 농부 공동체가 되면 그 마을에는 녹색 변화가 일어난다. 쓰레기로 가득했던 거리는 향기로운 꽃길이 조성되고,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 옥상에는 자연친화적인 녹색 텃밭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불과 몇 달 사이에 주민들의 자발적인 협력에 의해 이뤄진다. 도시 농부의 지향점은 결국 도시 농부들의 연대와 협력으로 도시를 살기 좋은 곳으로 디자인한다는 데 있다.

취재 박천국 기자 | 사진제공 도시농부학교, 가든프로젝트

작년 4월, 인천광역시 남구에 위치한 4개의 작은 마을들에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쓰레기로 가득했던 거리는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길이 되었고, 정돈되지 않은 시장 속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 옥상에는 텃밭이 조성된 것이다.
이처럼 건강한 도시의 초석이 다져지는 데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합쳐 노력한 끝에 불과 2달 만에 이 모든 일을 이뤄냈다. 도시 농부의 사적인 영역이 자택 베란다나 옥상 텃밭을 활용해 개인 농사를 짓는 것이라면, 공적인 영역은 도시 농부들과의 협력을 통한 공동 마을 텃밭 조성이나 자연물을 활용한 도시 미관 조성과, 더 나아가 마을 공동체 회복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진행하는 도시농부학교가 진원지가 되고 있다. 도시농부학교에서 함께 배운 도시 농부들과 지역 전문가들이 합세해 스스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마을 공동체를 위한 봉사와 희생정신이 기반

최근 각 도시에 도시 농부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이 마을의 변화를 이끄는 중심이 되고 있다. 단순히 도시에서 농작물을 생산한다는 의미를 넘어 마을의 환경 개선 활동에 직접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인천 주안의 한 마을에서는 주택 앞 공터가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자 도시 농부들이 공터에 텃밭을 조성했다.
감시 카메라 혹은 경고문 등을 통해 주민들 간에 갈등과 반목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보다 더욱 창의적이고 건전한 방법으로 도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한 관계자는 "도시 농부들이 지역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여 주민 스스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지혜로운 시민의식을 갖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특히 마을 공동체를 위해 사유물을 공공에 기부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자신의 텃밭을 마을의 공익을 위해 선뜻 내놓은 것이다. 이를 가지고 도시 농부들은 더 큰 나눔의 기적을 이뤄냈다.
공공에 기부된 텃밭의 수확물을 마을의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나눈 것이다. 헌신과 희생, 그리고 나눔의 정신이 가족 단위로 분절된 현대인들을 화합과 상생의 장으로 재차 이끌어 낸 셈이다. 실제로 이러한 마을운동에 동참한 도시 농부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교육을 통해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나눔에 대해 배우는 성장의 기회가 되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도시 농부가 되어 가족 건강도 생각하고 환경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질 수 있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또 "도시 녹색화 사업에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었다"며 마을 내 도시 농부들의 활동을 극찬했다.

도시의 개발제한구역이 도시농업의 중심지로

도시농업이 도시와 도시민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밝혀지면서 정부 차원의 도시농업 장려 움직임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개발제한구역 내 유휴 국유지를 도시민들을 위한 주말농장 등으로 활용할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국토부는 개발제한구역을 관리하기 위해 매수해 온 토지 중 논, 밭, 과수원 등 63필지 34만3천375㎡를 농림수산식품부, 각 지자체와 협력하여 도시농업 등 여가휴식공간으로 활용토록 할 방침이다. 국토부가 도시농업에 필요한 토지를 관리위탁 형태로 지자체에 공급하고, 농식품부가 농작물 경작기술 및 예산 등을 지원하면, 지자체는 도시농업 공간을 조성하여 경작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에게 무상으로 분양하게 된다. 국토부는 지난달 14개 시·도로부터 개발제한구역 내 매수토지에 대한 활용계획을 받은 결과, 도시민들이 주말농장 등을 가장 선호하여 이에 필요한 토지를 무상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 가운데 경기도 고양시의 경우 주민센터가 직접 배추, 무 등 채소를 재배하여 불우한 이웃에게 나누어 줄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에 대상 토지가 지자체에 공급되면 해당 지자체별로 도시농업 등 도시민의 여가활동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농식품부와 협력을 통해 개발제한구역을 본래 목적에 맞게 개방된 공간으로 관리할 수 있고, 도시농업의 활성화는 물론 도시민에게 새로운 여가 공간으로 각광받게 되어 일석삼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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