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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 의원의 일과 육아 이야기
신의진 의원의 일과 육아 이야기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07.02 0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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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엄마로 살아온 ‘공감 멘토’

 
소아정신과 의사이자 현재 19대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인 신의진 의원은 20년간 55만 명이 넘는 엄마와 아이들을 상담해 왔다. 특히 신 의원은 두 아들을 일하며 키운 경험이 있어 누구보다 워킹맘의 고충을 잘 안다. 전문 지식과 상담, 그리고 체험이 더해진 신 의원의 일과 육아 스토리는 많은 워킹맘들에게 위로와 동시에 조언을 건넨다.

취재 박천국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 장소협찬 웅진플레이도시

신의진 의원은 지난 20년간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활동해 왔다. 하지만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적도 있다. 직장에서는 일에 치이고 집에서는 육아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야 했지만, 신 의원은 일하는 엄마로서 포기하지 않았다. 신 의원은 그 이유에 대해 “아이를 통해 세상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충만한 행복을 누릴 수 있었고, 일을 통해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자존감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당신은 일하는 엄마가 되어야 한다

신 의원은 우리나라 여성들에 대해 “애를 낳으면 제일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집단 무의식 속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우리나라 엄마들은 ‘좋은 엄마 증후군’에 갇힌 채 자녀 양육 문제에 지나칠 정도로 힘을 쏟고 있다는 의미다. 좋은 엄마 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인식을 지속적으로 스스로에게 심어주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래야만 워킹맘들이 죄의식에서 벗어나 진정한 일과 육아의 양립을 이루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저는 집안의 큰딸이이어서 그런지 착한 딸 증후군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다 애를 낳아 보니 무의식적으로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이 과정에서 자기 혁명을 이루려면 친정 부모님으로부터 정신적 독립을 할 줄 알아야 해요. 사실 효녀의 역할만큼 중요한 것이 우리 가족 행복을 위한 노력이거든요.”
신 의원이 언급한 자기 혁명은 생각의 틀을 깨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마치 알을 깨고 나오듯 의식에 변화를 찾게 되면 자녀들도 그만큼 더 나은 방향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다 공감하실 거예요. 사실 어느 정도 의식이 성장한 아이들의 경우, 부모의 모순을 가장 잘 알게 돼요. 부모와 자식 사이에 서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라는 의미가 아니라 사고의 틀을 깨어 반면교사의 의미로 삼자는 거죠.”
특히 신 의원은 여성들에게 ‘일하는 엄마’로 살 것을 당부했다. 직장을 다니거나 돈을 버는 일이 아니더라도 일을 할 때처럼 지속적으로 새로운 목표를 성취해 가는 삶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을 끝까지 의미 있게 살고 싶다면 엄마라는 역할 말고도 당신만의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신 의원은 자녀를 키우는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함을 갖기보다 덤덤하게 수용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낫다고 언급했다. 그러면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불안 심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신 의원의 생각이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공감에 초점

신의진 의원은 실제 경험을 토대로 워킹맘들의 상황과 심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신 의원은 레지던트 1년차에 첫 임신한 상태에서도 몸무게가 7kg이나 빠질 정도로 혹독하게 일을 했다. 게다가 출산 휴가가 끝날 때까지 아이를 돌봐줄 사람을 구하지 못해 전전반측했던 경험도 있다.
“한창 아이를 키울 때는 아침에 눈을 뜨기 싫을 정도로 힘들고 괴로웠던 기억이 나요. 집에서의 육아 문제도 컸지만, 병원에서 일을 하며 난리칠 것을 생각하면 일어나기가 힘들었죠. 심지어 저 스스로 우울증 초기에 해당하는 증상을 자가 진단했을 정도일 만큼 버거웠던 시기였어요.”
신 의원의 첫째 아들은 어렸을 때 틱 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만약 신 의원이 당시 아동심리발달 전문가가 아니었다면 여느 엄마들처럼 불안감에 압도당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러한 경험은 신 의원이 많은 워킹맘들에게 자녀 양육에 관한 올바른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육아에 있어 엄마의 마음이 뜨거운 것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지식과 지혜를 알아야 아이에게 필요한 처방을 내려줄 수 있어요. 다행스럽게도 제가 아동심리발달 전문가여서 첫째 아들의 틱 장애를 진단할 수 있었죠. 만약 그 정보를 잘 몰랐다면 아마 불안에 압도당해 매일 죄책감과 좌절감에 시달렸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자녀 양육에 필요한 좋은 지식을 소개하고 바르게 전달하는 과정을 제도화하는데 앞장설 계획입니다.”
직장에 있는 여성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신 의원은 틈틈이 자녀에게 관심을 갖는 방식으로 자녀와 오랜 시간 보내지 못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극복했다.
그러기 위해 자녀의 심리 상태를 수시로 파악했고, 자녀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친구 관계, 그리고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했다.
특히 사소한 것에서부터 자녀를 위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심지어 짠 음식을 싫어하는 두 아들을 위해 한 식탁에 놓을 두 개의 식단을 준비한 적도 있다. 신 의원은 “워킹맘들이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부족하다면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충분히 만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물질적인 보상을 해주기보다 함께 맞춰서 움직여주는 공감이 중요해요. 이를테면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면 ‘왜 사고 싶은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거예요. 그러면 설령 부모가 장난감을 사주지 않더라도 아이는 그것을 납득하게 되죠. 일부 엄마들은 아이가 아프면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엄마가 일하기 때문이 아니라 엄마가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해 불행하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일을 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아이에게 미안해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인생을 끝까지 의미 있게 살고 싶다면 엄마라는 역할 말고도 당신만의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놓지 말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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