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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에 대한 섬뜩한 탐구 '아주 정상적인 악'
인간 본성에 대한 섬뜩한 탐구 '아주 정상적인 악'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7.02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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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전 경찰대학 교수 추천-내 마음의 책

 
공부만을 강요하는 엄마를 무참히 살해하고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행동한 한 수험생,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가 오랫동안 울음을 그치지 않자 벽에 던져 살해한 한 엄마, 자신의 딸을 성폭행한 범인을 끝까지 찾아 마침내 살해한 한 아버지. 이런 이야기는 나와 먼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내 안에 잠재된 본능이다.

글 이시종 기자 | 사진 매거진플러스, 지식의 숲 제공


악(惡). 그것은 참 흥미로운 주제이다. 악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악에 대한 논의는 불편하고 꺼림칙하며 심지어는 외면하고 싶은 것이 분명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반드시 논의되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악은 반전(反戰)이나 세계평화를 외치는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악은 우리 모두의 문제이자, 우리의 적이고, 역설적으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표창원 전 경찰대학 교수가 추천한 <아주 정상적인 악>(지식의 숲)에는 무시무시한 진실이 담겨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세계적인 법정신의학박사 라인하르트 할러 박사는 300명이 넘는 살인 범죄자를 분석하여 악의 근원을 찾고자 했다.

악은 떼어지지 않는 인간의 한 부분

이 책에는 각 챕터마다 실제로 몸서리가 쳐질 정도로 끔찍한 범죄 사례들이 실려 있고, 그 각각의 사례에서 다양한 악의 논의를 이끌어낸다. 그중에는 정말 이 세상에서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의문이 들만큼-영화나 소설 속에서도 상상하기 힘든 정도로- 엽기적인 사례들도 많다. 책은 그 범행들 속에서 인간 내면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악의 모습을 하나하나 끄집어낸다.

많은 사람이 무시무시한 폭력이나 살인 사건은 나와 관련이 없는, 그저 뉴스와 신문 등을 통해서나 보게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를 통해 경악스럽고 충격적이며 엽기적인 사건을 저지른 대부분의 범인이 놀랍게도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아무리 끔직한 악행도 인간에게서 나온 것이고, 악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바로 우리 옆에 혹은 우리 안에 있다. 실제로 책을 읽다 보면 아주 섬뜩하고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책 속의 여러 범죄자의 모습 속에서 다름 아닌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악행이 사이코패스와 같은 정신적-혹은 뇌의- 결함이 있는 사람에게서만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악은 아주 정상적인 사람에게서도 나온다. 그 말은 곧 ‘나’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표창원 전 교수는 “인류는 ‘악’의 근원과 정체를 찾아 싸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고 하며 “그런데 이 책은 그 ‘악’은 처음부터 우리의 내면에 있었다는 불편한 진실을 다채롭고 체계적이며 흥미롭게 전달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종 학살과 아동 성폭력, 고문과 연쇄살인의 이면에 숨어 있는 아프고 슬픈 진실을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 보기 바란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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