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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병충해 제어를 위해 알아야 할 것 1
유기농 병충해 제어를 위해 알아야 할 것 1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4.07.11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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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손상목(단국대학교 유기농업연구소) 사진 매거진플러스

일반 관행농법에서의 병충해 방제는 병충해를 단기간에 직접 제거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러나 유기농업에 있어서 병충해 제어 방법은 발생 징후를 보고 조처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날지도 모르는 병충해 발생을 사전에 예방 관리하여 병충해를 제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병충해 제어라 함은 병충해 방제보다도 훨씬 앞선 상위적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유기농업에서는 병충해 발생 후에 치료적 작물 보호에 치중하고 있으나, 유기농업에서는 본래 작물을 건강하게 재배하고 예방적 조처에 그 기본을 두고 있음을 철저히 인지하고 실천해 나가야 비로소 성공적 유기농업이 가능하다.

작물체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건강한 식물체는 병충해의 감염으로부터 피해를 덜 입을 수 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유기농업 농가의 가장 큰 목표는 작물체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재배 관리하는 것이다. 또한 살아있는 식물인 유기체와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은 식물체의 건강을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
식물이 적합한 환경 조건 하에서 생육하게 되면 식물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병충해에 대항하는 보호 메커니즘이 충분하다. 이것이 바로 잘 관리된 생태환경 조건에서 병충해의 밀도가 낮은 상태로 유지되느냐의 이유이다. 어떤 품종은 다른 품종에 비해 더 효과적인 보호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피해 정도를 낮게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식물의 건강 상태는 토양 비옥도와도 매우 크게 연관되어 있다. 토양 영양성분이 적합한 조성비율과 함량을 유지할 때 식물은 더 강해질 수 있고, 감염률 역시 낮게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적합한 온도와 적당한 수분의 공급과 같은 기후조건은 식물건강 유지에 있어서 중요한 환경 요소이기도 하다. 식물은 이들 중 어느 하나의 요인이 적합하지 않을 경우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스트레스는 식물의 방어기작을 약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받은 식물체는 병충해의 좋은 타깃이 된다.
유기농업 실천 농가가 유념해야 할 가장 중요한 핵심은 식물을 건강하게 생육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가장 큰 골칫거리인 병충해 문제를 자연스레 회피할 수 있다.

<식물의 면역체계 (Immune system)>

식물은 병충해에 대항하여 자신을 보호하는 메커니즘을 가지는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 병원균과 해충은 무작위로 모든 식물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며, 그들의 공격에 맞서 대응할 수 없는 식물만을 골라 선택적으로 공격한다.
식물들은 한 가지 또는 몇 개의 병원균과 해충에 대해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저항성이라고 부른다. 유기농업에서 저항성 품종을 유기종자로 채종하여 재배하는 것은 아주 훌륭한 경종적 예방책이며, 병충해의 피해를 크게 경감시킬 수 있는 중요한 보호 수단이 된다.
식물의 병충해 저항성 메커니즘에는 수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중 일부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이며, 일부는 환경적 요인에 기인하는 것이다. 어떤 품종은 여러 병충해에 대해 저항성을 지니며, 어떤 품종은 특별히 한 가지 해충이나 병원균에 대해서만 저항성을 갖고 있다. 어떤 품종은 그들의 생육기간 전반에 걸쳐 저항성을 가지는가 하면, 다른 품종은 생육의 어느 특정 기간에만 저항성을 가지고 있다.

<방어기작(Defence mechanism)>

어떤 특정한 병충해들에 식물체가 대항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식물의 방어기작은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① 비선택성(Non-preference) : 비선택성은 병충해로부터의 공격을 스스로 단념시키게 만들거나 또는 병충해를 유인하는 요인을 배제시키는 방법이다.
●병충해를 유인하지 않는 색상 ●병충해가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필수 영양분의 요인을 배제하거나 또는 서식처를 제공하지 않는 형태로 생장하는 방법 등 ●잎에 긴 융모나 끈끈한 소화선모의 발달로 식물의 이동이나 섭식을 방해 ●특정 자극적 냄새로 병충해를 쫓는 것 ●잎의 표면을 왁스 층으로 덮어 병충해의 침입을 막는 것

② 적극적 방어기작(Active defence) : 식물은 스스로를 보호하거나 병충해에 직접적 해를 입히는 저항성을 가지고 있다. 적극적 방어기작은 식물들이 병충해와 직접 접촉할 때 일어나는 방어기작으로 다음과 같은 경우이다.
●병원균과 해충의 필수적인 물질 대사 어느 부분을 방해하는 성분을 잎에 포함하고 있는 경우 ●섭식하는 병원체에게 해를 끼치는 독성 물질을 식물체에 포함하는 경우 ●식물 표면에 가늘고 끈끈한 털을 가지고 있어 해충의 이동을 방해하는 경우

③ 내성(Tolerance) : 상기의 방법으로 병충해에 대항하는 것 이외에도, 병충해에 내성이 있는 식물은 공격당한 부위를 생육과 수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생장하여 원상으로 회복하기도 한다.

<저항성 품종(Resistant variety)>

특정 저항성 품종을 선발하는 데 있어서는 무엇보다 주변 환경과 식물의 생장 과정, 감염 경로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실시하여야 한다. 일단 저항성 품종이 확실히 선발되면 그 품종을 육성하고, 이 품종을 유기농법적으로 재배하여 채종 증식하여 전 유기농가에 보급하여야 한다. 유기종자의 재배가 유럽에서는 필수 사항으로 유기종자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경우 인증을 획득할 수가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유기종자의 사용이 다만 권장사항으로 되어 있다.

<접목(Grafting)>

영년생 과수재배에 있어서 접목은 저항성 식물체를 확보하는 가장 효과적인 기술이다. 접목은 수량이 높은 작물의 삽수와 토양 전염병에 강한 뿌리를 가진 대목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사과와 포도를 재배하는 유기 과수농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기술이며, 수박 재배에서도 흔히 사용하고 있다.

 
손상목 교수
단국대학교 환경원예학과 교수/ 유기농업연구소 소장
세계유기농업학회(ISOFAR) 회장/ 국제생태농업학회(Agrecol) 이사회 의장
유기농산업연합회 상임공동대표/ 농촌진흥청 유기농업과 겸직연구관
前 아시아유기농업연구기구(ARNOA) 회장/ 前 한국FDA 유기식품연구회 회장
前 IFOAM 세계유기농대회 유치위원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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