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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지리교육과 엄호정 씨의 공부 계획
서울대 지리교육과 엄호정 씨의 공부 계획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07.16 0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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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부를 하려면 ‘전략 플래너’가 되자

진짜 공부를 하려면 ‘전략 플래너’가 되자
서울대 지리교육과 엄호정 씨의 공부 계획

 

공부는 피동적이고 수동적인 방법만으로는 할 수 없다. 아무리 많은 수업을 들어도 자기 공부를 하지 못하면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서울대 엄호정 씨는 중학교 때까지 학원에 다니다 고등학생이 되어 학원을 모두 끊었다. 자기 공부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 공부 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통해 공부하는 주체가 되었고, 자신이 바라던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

취재·사진 박천국 기자

엄호정 씨는 중학교 때부터 반에서 1, 2등을 다투며 기대를 한몸에 받던 학생이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자마자 자신이 하던 공부에 큰 허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학원 수업에만 의존하다 보니 그동안 자기 공부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판단이 들자마자 그는 그동안 다니던 학원을 모두 관뒀다. 다른 학생들이라면 쉽게 내릴 수 없는 결단일지 모르지만, 공부의 주체가 되기 위한 결심은 확고했다.
“중학교 때까지의 공부는 학원 다니면서 부모님이 조금만 관리해 주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학원 수업에만 열중해도 큰 문제가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고등학교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저의 공부 습관이 독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저 스스로 공부를 기획하거나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방법은 배우지 못한 채 학원 수업에만 의존하다 보니 고등학교 공부를 따라가기가 벅찼던 거죠. 고등학교 1학년 때 치렀던 첫 번째 전국 모의고사 연어영역에서 5등급이 나왔을 때 그 충격은 정말 컸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1학년 때 다니고 있던 학원을 모두 끊고 스스로 공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죠.”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계획이 성패를 가른다

그는 학원을 다니지 않다 보니 학교 수업 시간에 최대한 집중을 해야만 했다. 수업이 끝난 이후에는 자기만의 시간 관리를 위해 공부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 반복됐다. 이 과정에 익숙지 않았기 때문에 성적 정체 현상이 한동안 지속되었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스스로 세운 공부 계획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에는 이 방법이 익숙하지 않아서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2학년에 올라갈 무렵부터는 스스로의 공부 습관이 형성되었어요. 그렇게 저만의 공부 습관을 체득하고 난 이후에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학원 수업을 참고하기 시작했죠. 비유를 하자면 공부의 주된 줄기는 제 스스로 만들어 나가되, 곁가지를 학원 수업으로 보강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이러한 주체적인 공부 방법이 최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공부 계획을 세우는 전략 또한 중요하다. 그는 공부 계획을 수립할 때 장기성과 지속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성공적인 계획을 위해서는 되도록 오랜 기간을 두고 내다보면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꾸준히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장거리 달리기로 비유되는 대학 입시처럼 긴 레이스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30분 독서’와 같이 장기적인 계획이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입시는 장거리 달리기라고 생각해요. 한두 달 안에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공부가 아니라 몇 년 동안 꾸준히 조금씩 완성해 나가는 것이 바로 대입 준비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언어 영역이 취약했던 저는 고등학교 3년 동안 한 달에 두 권씩 비문학 관련 서적을 꾸준히 읽었어요. 하루에 30분씩만 투자하면 충분히 이뤄낼 수 있는 단순한 계획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고등학교 3년 동안 70권 이상의 비문학 서적을 읽은 셈이죠. 장기적인 계획의 효과는 바로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계획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리한 계획을 세우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양보다 다소 적게 계획해서 꾸준히 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죠.”
많은 학생들이 범하는 실수 중 하나가 계획량을 방대하게 잡는 것이다. 이럴 경우 24시간을 투자해도 성취하기 힘든 계획량 때문에 자승자박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는 “자신이 실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계획량의 60~70%만 계획으로 세울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제가 범했던 실수이기도 한데요. 방대한 계획은 초기에 굉장한 성취감을 줄 수 있지만 지속하기가 힘들어요. 따라서 하루에 자기가 실천할 수 있는 계획량의 60~70%만 계획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이 정도 양이면 느긋하게 해도 다 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면 적절한 계획량인 거죠. 이렇게 하면 부득이한 추가 일정이 생겼을 때도 계획이 어그러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계획한 것들을 부담 없이 실천에 옮길 수 있어요. 또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하루 계획을 다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 적어도 오늘까지 꼭 해야 할 일들을 먼저 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내신과 수능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

 

그는 2011학년도 정시 일반 전형(1차 수능, 2차 내신과 논술)으로 서울대학교에 최종 합격했다. 때문에 그는 내신과 수능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바로 내신을 관리하는 불변의 진리는 학교 수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많은 학생들이 학교 수업에 대한 비중을 크게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서울대를 목표로 공부하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였어요. 저만의 공부 방법이 잡히기 시작하면서 문과에서 처음으로 전교 1등도 해봤던 시기였죠. 그러나 당시 서울대학교에 정시 일반전형으로 합격하기 위해서는 내신과 수능을 모두 관리해야 했어요. 두 배의 노력이 필요했죠. 내신을 관리하는 원칙 중의 원칙은 학교 수업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저는 학교 수업에 최대한 집중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교무실에 찾아가서 물어보곤 했어요. 그러다 보면 시험지를 받았을 때 정답이 보이기 마련이에요. 많은 학생들이 범하는 실수 중 하나가 내신 공부하는 시간을 낭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서 크게 공들이지 않는다는 거예요. 하지만 고등학교 수업의 대부분이 수능과 연계되어 진행되는 만큼 내신 공부가 즉, 수능 공부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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