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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영역의 신’ 이재윤에게 듣는 수험생의 자세
‘수리영역의 신’ 이재윤에게 듣는 수험생의 자세
  • 이윤지 기자
  • 승인 2014.07.17 0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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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리영역의 신’ 서울대학교 이재윤에게 듣는 수험생의 자세

 

‘또 바뀌고 복잡해지면 어쩌나, 어느 학원으로 보내서 새 전형에 맞출 수 있게 훈련시킬까.’ 차분한 마음으로 겸허히 준비하라는 조언은 쉽사리 실행에 옮겨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치열한 입시 전쟁을 앞둔 수험생들과 부모에게 ‘공부의 신’ 이재윤 씨는 주체적인 학습 의지와 올바른 공부법을 강조했다.

취재 이윤지 기자 | 사진 최별  
 
고등학교 3학년 내내 수학 내신 1등급을 유지하고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수재 이재윤 씨도 처음부터 공부하는 법을 잘 알았던 건 아니었다. 중학교 때까지 나름 우수한 성적을 받아왔으나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치른 반 배치고사에서의 석차는 전교 93등이었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시작한 공부는 스스로라기보다 상황에 떠밀려 해 나간 것이라고 보는 쪽이 맞았다. 입시 준비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억지로 시작한 공부는 확신이 없어서인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야간 자율학습을 무조건 해야 했고, 정해진 학습 분량을 기계처럼 소화해내는 것에만 힘을 쏟으며 1학년을 시행착오 속에서 보냈다.
“내 공부를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목적도 없었고, 학교를 다니고 시험을 봐야 하니까 그냥 했던 거죠. 그런데 1학년 말 겨울방학 때쯤 계기가 생겼어요. 힙합음악을 좋아해서 여러 뮤지션들의 음악을 듣고 정보를 찾아보곤 했는데, 유명 래퍼인 버벌진트가 서울대 출신이란 사실을 알게 됐죠. 적성에 맞는 활동을 자유롭게 펼치면서 학업 성취도와 분야 인지도까지 최상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 굉장히 존경스러웠어요. 그 사람을 롤모델로 삼게 되면서 학습 계획이 하나씩 구체화됐어요. 그냥 스쳐 가는 생각일 수 있지만 저 같은 경우엔 롤모델을 설정한 것이 큰 사건이었어요. 입시를 두루뭉술하게 생각하면서 꾸역꾸역 공부하게 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란 어렵습니다. 크든 작든, 어떤 것이 계기가 되든 간에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이야기죠. 어차피 진학을 하고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야 한다면 이유가 뚜렷한 ‘내 공부’를 시작해야만 합니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아야

2학년이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공부에 몰입하게 됐지만, 역시 쉽지는 않았다. 그는 매일같이 주말도 쉬지 않고 학교에 갔다. 일주일 내내 하루 평균 12시간씩 공부에 투자했다. 자연계를 선택했기 때문에 계열 특성상 공부해야 할 양도 상당히 많았다. 특히 집중했던 것은 수학. 공부 양과 시간의 90%가량을 수학에 쏟았다. 자연계 학생들을 비롯해서 수능 고득점을 목표로 하는 많은 입시생들에게 수학은 가장 불안한 영역이다.

이재윤 씨의 수학 공부법, 수리논술 비법이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크게 주목받은 것은 그가 이 난항을 일찍이 현명하게 ‘즐겨’ 왔기 때문이다.
“공부를 왜 하고 있는 건지 모른 채 자존심 때문에, 지기 싫어서 억지로 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점수를 위해서 벼락치기를 했던 적도 있고요. 공부법을 모르니 굉장히 헤맸죠. 공부는 그 자체가 힘들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방법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힘든 것이죠. 모든 과정을 처음 대하는 학생들로서는 당연히 그 방법을 알 길이 없으니까 부딪치며 느껴야 합니다.”
그는 특히 수리 영역에 관해서 문제풀이의 분량에 치중하는 것을 경계하라고 조언했다. 한 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서는 개념을 적용하고 응용 과정을 꼼꼼히 이해해야 하며 출제자의 의도 역시 파악해야 한다. 문제의 양에만 집착하게 되면 문제집의 두께에 끌려 다니는 헛수고를 하게 될 뿐이라는 거다. 너무 여러 문제를 풀다 보면 하나의 개념에 집중이 되기보다는 응용문제들의 복잡한 차이점만을 마주하게 된다는 점을 미리 알아둘 것. 어떤 문제가 출제될지 모른다는 불안 심리를 덜어보고자 여러 권의 연습문제집부터 준비하려는 수험대비생들은 서둘러 방향을 바꿔야 하겠다.
“목표가 생기고 나만의 공부 방식을 찾았던 때이기도 한 2학년 시절은 사실 가장 힘든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지금 수험생 여러분들이 느끼는 것과 같은 막연한 불안 때문이었죠. 보통 3학년이 되어서 급격히 스트레스를 받고 치열해진다고도 하는데, 제 경우에는 2학년 때 미리 에너지를 쏟아 기반을 닦아둔 덕분에 3학년 때는 자신감도 붙고 즐거웠어요. 지금 왜, 어떤 공부를 하고 있는지가 보였고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하루하루 공부하는 시간이 소중했죠. 오늘 공부해 둔 것이 미래를 만들어 나간다는 공식이 실현되고 있었으니까요.”

수리영역의 정석은 ‘부단한 복습’과 ‘답안 열람 금지’

많은 학생들이 점수 확보에 자신이 없는 수리영역의 공부 방법에 관해 그는 ‘완벽한 이해와 적용’을 제시했다.
“답을 맞혔다고 그냥 넘어가는 건 완벽하지가 않아요. 저는 ‘수학의 정석’을 기본서로 공부했는데, 이 한 권을 완벽히 소화하기를 목표 삼으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다 보니 원리가 보였고 좋은 점수를 꾸준히 받을 수 있었어요. 처음엔 한 권을 여러 번 푸는 방식을 신뢰하지 못했어요. 아마 제 얘기를 듣는 학생들도, 이 방식으로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반신반의 할 거예요. 여러 권을 풀면서 응용문제 경험을 많이 쌓아두는 것을 빠른 길로 생각할 테니까요. 하지만 한 번 풀어 보고 맞은 문제들을 순서를 바꾸고 한 번 더 풀어 봤을 때도 정확히 정답을 맞힐 수 있을까요? 그야말로 미지수입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것은 곧 완벽히 내 것으로 소화하지 못했다는 얘기죠. 적어도 세 번씩은 복습해서 과정과 답을 꿰고 있어야 제대로 공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공부를 하는 여러 방식과 과정 중 ‘쉽게 페이지를 넘겨 답안을 보는 것’을 가장 위험한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정리된 답안을 생각 없이 넘겨 미리 확인하게 되면 문제 자체를 이해했다고 잘못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풀리지 않아 답답한 문제가 있다면 표시를 해 두고 일단은 다음 문제로 넘어가야 한다. 해당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개념을 다시 정리해 보고 그 과정을 되짚어 보는 소중한 과정을 건너뛴 채 답안지에 먼저 눈을 두게 되면 응용력을 기를 수 없을 뿐더러 개념 체계까지 어그러진다는 것이다.
문제풀이 과정을 대수롭지 않은 연습 정도로 여겨서 풀고 채점하는 과정만 반복하는 것은 많은 학생들의 문제적 학습 태도이기도 하다. 비효율적인 오답 정리 방식은 어디서부터 고쳐야 할지에 관해서도 물었다.
“지금 못 푸는 문제를 결국에는 스스로 풀 수 있어야만 하죠. 그 과정이 가장 어려울 겁니다. 답안을 보고 이해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다음날 펼쳐 봤을 땐 다시 원점이에요. 모범 풀이과정을 쓱 읽는 것은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무엇일 뿐이라는 이야깁니다. 완벽하게 처음부터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답지를 보지 않고 해결하려는 습관을 들이세요. 지금 손대기 힘든 문제, 틀린 문제를 대할 때는 맨 뒷장 답안으로 넘어가지
말고 앞으로 넘기세요. 개념부터 다시 찬찬히 보고 작은 실마리부터 찾는 거예요.”
이재윤 씨는 풀리지 않는 문제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것부터 취하는 형식을 묵묵히 유지해 왔다. 모르는 것은 작게 표시만 해 두고 다른 것을 공부해 시간 낭비를 줄였다. 초조한 마음으로 대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전 과정을 다시 반복해 보고 개념에 새로이 접근하는 등 여유를 가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냈다.
“많은 문제를 풀고, 일정한 패턴을 외우기보다는 한정된 수의 문제를 제대로 내 것이 되게 만드는 게 중요해요. 사실 개념이 정해져 있듯 유형도 정해져 있습니다. 지나치게 많은 문제를 풀려는 계획은 효과적인 것으로 볼 수 없어요. 기본을 갖추고 있고, 큰 틀 안의 유형을 언제든 유연하게 적용할 줄 안다면 어떤 문제가 출제되더라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풀었던 문제들, 앞으로 풀 문제들은 모두 같은 개념에서 뻗어 나온 것이니까요.”
개념과 문제풀이를 따로따로 생각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도 그는 우려했다. 개념을 써 가며 공부하고 외우고, 별도로 문제풀이를 연습하는 형식은 잘못된 것일 뿐더러 4점짜리 고난이도 문제에 전혀 대비할 수 없다는 말이다.
“개념에 대해서 100퍼센트 이해했다손 치더라도 적용이 안 되면 아무 소용이 없죠. 개념 이해와 문제 적용을 동시에 진행해야 합니다. 개념을 먼저 공부하는 것이 순서지만, 바로 응용문제에 적용하는 식의 공부 방법이 필수예요. 공식과 원리를 암기할 것이 아니라 기본 문제에 개념을 적용하는 연습이 우선입니다. 복습 역시 반드시 이행해야 하죠. 세 번 이상 풀이를 해 봐야 하고, 틀리는 문제는 다섯 번가량 반복하세요. 한 권을 끝내더라도 이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서 완벽하게 해내야 합니다.”

필기에 안간힘 쓰지 말고 머리에 들어오도록 열중할 것

“많은 것을 필기하지 않았어요. 아주 중요한 것만 적는 것이 기본이죠. 많은 학생들은 필기를 하느라 정작 강의를 놓쳐요. 정신없이 뭘 적으면서 결국 어떤 내용을 정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머리는 흐릿한 상태가 되죠. 이를테면 책을 읽을 때 눈으로 보면 문맥을 이해하면서 넘어가는데 소리를 내서 읽다 보면 그 내용은 머릿속에 덜 들어오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열중해서 듣고 머리로 받아들이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메모해 둬야 하는 것만 정리했어요.”  
시험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 역시 미리 준비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시험 관리’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자체 모의고사를 보면서 기출문제 정리와 함께 시간 관리를 해왔다. 많이 알고 적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해진 시간 내에 모든 문제의 답을 내야 하므로 시간을 안배하는 것 역시 관건이다. 자체 모의고사와 오답, 기출문제 정리로 결전의 날을 하루하루 대비해 나갈 것.
“시험 당일 역시 풀기 힘든 문제는 우선 체크만 해두고 넘어가도록 하세요. 수리영역 첫 페이지는 비교적 쉬운 편이라 큰 문제가 없을 겁니다. 뒤쪽 문제로 넘어갈수록 바로 풀기 힘들 것 같은 문제를 만나게 될 거예요. 당황하거나 미련을 갖지 않고 넘어가 내가 풀 수 있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 둡니다. 가장 어려운 문제를 가장 마지막에 보는 형식으로 연습하세요. 출제 난이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풀 수 있는 문제를 먼저 풀어두면 시간이 남을 가능성이 높아요.”

이미 성숙한 아이들, 믿고 지켜봐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

이재윤 씨의 부모님은 때로는 전폭적인 지지와 동기부여로 수험생활의 원동력이 돼 주고, 다소 방황하던 때에는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며 그가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왔다. 특히 그는 부모님이 지나치게 공부만을 강요하거나 간섭하기보다는 스스로 길을 내 자유롭게 갈 수 있도록 자신을 믿어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학생과의 관계를 잘 조율하시는 것이 부모님들의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함께 이야기하고 자녀의 생각을 진지하게 받아주세요. 목적이 없는 공부만을 강요할 경우 스트레스만 키우게 될 가능성이 크니까요.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스스로 진로를 선택하고 그 길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행할 만큼 이미 성장해 있습니다. 적성과 성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부모님 기준으로 목표를 정해 주는 것은 아이들을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고요.”
현재 수험생 멘토링과 활발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는 이재윤 씨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며 더 많은 학생들과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인의 학업에도 집중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긴 시간을 할애하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어려움을 겪는 수험생들에게 힘이 되도록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2015년 수능을 앞둔 학생들에게 그는 역시 ‘공부법’에서 답을 찾을 것을 힘주어 말했다.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데 시간을 쏟지 마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믿는 겁니다. ‘나는 머리가 좋지 않다, 이해력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버리세요. 여러분에게 부족한 것은 지능이 아니라 ‘공부법’입니다. 올바른 방법과 체계를 세우고 철저히 맞춰 가다 보면 어느새 목표에 도달해 있을 겁니다.”

<공신 이재윤의 수능시험 탄탄대로 비법>

1 공부의 구체적 틀을 철저히 설정할 것
2 고난이도 문제, 답안에 의지하지 말 것
3 완벽하게 내 것이 될 때까지 복습할 것
4 개념 파악과 문제풀이를 병행 학습할 것
5 주기적 자체 모의고사로 실전에 대비할 것

이재윤(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11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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