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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을 메운 달콤한 양념, JAM
식탁을 메운 달콤한 양념, JAM
  • 전미희
  • 승인 2014.07.17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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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이 없으면 무슨 재미로?

잼이 없으면 무슨 재미로?
식탁을 메운 달콤한 양념

 

설탕에 잘 재워진 과일은 싱싱했던 모습 대신 어그러지고 물러져 형태조차 알아보기 힘들다. 몇 시간이고 열매와 설탕이 서로 엉켜 한데 달궈지면 마침내 잼이 완성된다. 달디 단 그 양념이 빵의 맛을 살리고, 향긋한 과일과 달콤한 설탕의 향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어느새 잼은 식탁에서 사라지지 않는 세계인의 양념이자 디저트가 되었다.

진행 전미희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설탕에 빠진 과일의 역사

 

과일을 설탕에 넣을 생각은 누가, 언제 했을까. 지금은 그 기원을 알기 힘들 정도로 잼의 존재는 시간은 물론 공간까지 초월하였다.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 잼은 서양에서 시작된 산물이다. 시초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 없지만, 설탕이 유럽에 들어온 시점부터 잼의 역사 또한 시작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기원전 4세기경 이집트와 중앙아시아, 인도 북서부 지역까지 대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더 대왕의 정복사를 기록한 문헌에서 알 수 있다.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로 원정을 떠났을 당시 설탕을 발견하였고, 이것이 유럽에 알려지면서 잼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잼의 기원에 대한 설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잼이 만들어진 이유는 한 가지로 좁힐 수 있다. 냉동 시설이 발달하지 않은 과거에는 음식이나 과일이 상하는 일이 허다했다. 음식을 오래 보관하여 먹는 일이 고대인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였고, 그리하여 여러 방법으로 과일이나 음식을 절여 두고두고 먹을 수 있게 만들었을 것이다. 설탕은 음식의 부패를 막아주는 천연 방부제로 과일을 오래 보관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설탕과 함께 절여진 과일은 시간을 거쳐 지금의 잼으로까지 발전하였다.

살살 저어 가며 뭉근하게 끓이다

할머니는 제법 날이 따뜻해졌을 때 불 앞에 서시곤 하였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지금이 딸기잼을 만들기에 제철이라며 오랜 시간 졸이고 저으며 말이다. 아마 그때 나온 딸기는 새콤하고 달콤했을 것이다.
잼을 만드는 데에는 펙틴과 산, 그리고 당도. 이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 펙틴은 감귤이나 사과 등에서 얻을 수 있는 다당류로 잼이 젤리처럼 점성이 있는 것도 과일에 존재하는 펙틴 때문이다. 펙틴이 겔로 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정도의 산과 당이 필요하다. pH 2.8~3.3의 산과 60% 정도의 당도가 최적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산이 부족할 경우에는 구연산이나 레몬즙을 넣어 조절하고, 당도는 설탕이나 꿀 등으로 맞춘다.
이렇게 펙틴과 산을 적당히 함유한 과일과 설탕만 있으면 잼을 만들 준비는 다됐다. 먼저 과일을 깨끗하게 씻고 씨와 껍질 등을 제거한 뒤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그런 다음 설탕을 과일 무게의 50~60% 비율로 넣어 주는데, 한꺼번에 많은 양을 넣으면 설탕이 서로 엉겨붙어 응고되므로 두세 번에 걸쳐 나눠 넣어야 한다. 센 불에 잘 저어가며 끓이고, 올라오는 거품은 걷어낸다. 젤링 포인트(102~104도)까지 오르면 서서히 불을 줄여 20~30분 정도 더 끓인다. 살짝 묽은 정도까지 끓여주는 것이 좋다. 잼의 농도를 확인하고 싶을 때는 내용물을 찬물에 떨어뜨렸을 때 흩어지지 않으면 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완성된 잼은 깨끗한 공병에 옮겨 냉장 보관하면 된다.

잼 만들기
아무 재료나 설탕에 넣고 딱, 끝?

 

딸기나 포도 등 과일을 사용하여 만드는 잼이 대다수다. 하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식재료가 잼의 재료로 쓰인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 이 모르고 있다. 잘 알고 있는 사과부터 토마토, 당근, 단호박, 거기다 밀크티까지 잼의 재료로 안 될 것은 없다. 평소 좋아하는 재료에 설탕을 넣고 졸이면 끝! 나만의 수제 잼 완성이다. 잼 재료로 손꼽히는 몇 가지 재료를 소개한다.

딸기
봄이 제철인 딸기는 펙틴과 섬유질이 풍부하며 맛과 향이 좋아 일반적으로 많이 찾는 잼의 재료다. 붉게 잘 익은 딸기보다 단단하고 꼭지가 살짝 흰빛이 도는 것이 펙틴과 산이 적당하여 잼을 만들기에 좋다.

포도
여름의 대표적인 제철 과일 포도는 과즙이 풍부하여 잼 이외에도 음료나 술, 건과 등의 재료로도 많이 쓰인다. 포도잼을 만들 때에는 설탕을 넣기 전 포도만 먼저 끓인 뒤 체에 걸러 껍질과 씨를 제거해 준다. 식감이 보다 깔끔하고 농도 맞추기도 쉬워진다.

토마토
주로 케첩을 만들 때 쓰이는 토마토로 잼을 만들 수 있다. 맛은 케첩과 비슷하지만 제철 토마토로 직접 만들어 먹으면 건강에도 더욱 좋은 소스가 된다. 토마토를 손질할 때는 십자 모양으로 칼집을 내고 뜨거운 물에 데치면 껍질을 쉽게 벗길 수 있다.

양파
잼의 재료로 양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설탕과 함께 끓이면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양념이 된다. 양파에는 수분이 많기 때문에 잼을 만들 때 볶아주는 것이 좋다. 먹기 좋게 썬 양파를 팬에 투명해질 때까지 볶고 설탕을 넣어주면 완성. 샌드위치에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

당근
당근은 비타민A가 풍부하여 시력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고 항암 효과를 가지고 있는 등 우리 몸에 필요한 채소이다. 평소 당근을 먹지 않는 아이에게 유기농 설탕과 사과즙을 더해 당근잼을 만들어 주자. 달콤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건강 간식이 될 것이다.

마늘
생으로 먹고 갈아서도 먹는 마늘을 잼으로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삼겹살과 잘 어울릴 것 같지만, 마늘잼은 의외로 쓰임이 다양하다. 빵에 발라 먹으면 제과점에서 파는 마늘빵이 되고, 피자 도우에 얹어 오븐에 구우면 고르곤졸라 피자도 만들 수 있다. 생크림을 더하면 더욱 부드럽고 맛있는 마늘잼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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