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7:15 (수)
 실시간뉴스
우리에게 희망이 되는 명 음반 이야기 4
우리에게 희망이 되는 명 음반 이야기 4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4.07.27 0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벨루스 콰르텟

우리에게 희망이 되는 명 음반 이야기 4

첼리스트 송인정의 추천 음반
Schumann Lieder by Dietrich Fischer-Dieskau

오늘 추천하고자 하는 음악은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가 부르는 슈만의 가곡 음반, 그 중에서도 ‘시인의 사랑(Dichterliebe)’이란 노래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사랑이 지나간 것이 슬프다기보다 그때 가졌던 가슴 떨리고 아프기도 했던 나의 감정들이 서서히 잊혀 가는 망각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클지도 모른다. 평범하여 온화하고 잔잔한, 그래서 행복하기도 한 우리네 일상 속에서 마음 깊은 서랍 속에 간직되어 있는 나의 열렬한 일면이 ‘시인의 사랑’을 들으면 물밀듯이 밀려온다.
그를 만나러 가는 동안조차도 몇 시간 후면 다시 헤어지고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아쉬워하던 나, 베갯잇을 적실 정도로 절절하게 가슴 아파했던 사랑에 대한 기억이 세월의 흐름 속에 무디어지고 빛바래져 가는 것이 안타깝다면 이 음악이 있다.

법대생이었으나 음악을 향한 열정을 주체할 수 없어 음악으로 진로를 바꾸고 손가락이 부러져라 피아노를 치다가 결국 손가락을 쓸 수 없게 되어 작곡가가 되었고, 스승의 제자인 클라라를 열렬히 사랑하여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정 투쟁까지 거쳐 그 사랑을 쟁취한 슈만(Schumann).  음악잡지를 창간해 직접 글을 썼을 정도로 글쓰기와 책읽기를 사랑하고 문학에 조예가 깊었던 다재다능하고 열정적인 사람이 바로 슈만이다.
이러한 슈만이 선택한 낭만적인 시인 하이네(Heine)의 연작시에 음악을 넣은 가곡 ‘시인의 사랑’은 사랑에 빠져 세상을 다 가진 것같이 기쁨에 찬 화자의 모습에서부터 시작해 그 사랑을 잃고 괴로워하고 아파하다가 시간이 지난 후 지난날을 돌아보는 우리네 사랑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화자는 사랑을 잃고 괴로워하면서도 떠난 연인도 가슴 아파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가사로는 이해한다고 연민하고 있으며 곡의 느낌도 밝다. 그러나 그 어조는 격앙되고 울부짖는 복합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벨루스콰르텟은 리더 제1바이올린 고진영을 필두로 제2바이올린 김정현, 비올라 김신희, 그리고 첼로 송인정으로 구성됐다.
미모와 실력은 물론, 열정과 끼로 무장한 벨루스 콰르텟은 최근 예술의전당에서 두 번째 정기연주회를 마쳤고, 하우스콘서트 등 다양한 연주회에 참여하며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글 송인정 사진 벨루스콰르텟 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