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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병참기지의 흔적 '舊 용산철도병원'
일제 병참기지의 흔적 '舊 용산철도병원'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8.06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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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간을 품다

서울, 시간을 품다
일제 병참기지의 흔적 '舊 용산철도병원'

글 사진 백남우(tbs TV 영상콘텐츠부장)

▲ 용산철도병원 전경

서울 용산역 일대를 지나다 보면 담쟁이 넝쿨 줄기가 보기 좋게 드리워져 있는 낡은 벽돌색 건물을 만날 수 있다. 2008년 10월 27일 등록문화재 제428호로 지정된 이 건축물은 1928년 용산철도병원(구 철도국 서울진료소) 본관으로 지어진 건물로 일제강점기 철도기지로서 신시가지로 개발되었던 용산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1904년 러일전쟁을 계기로 일본의 조선 침략은 더욱 구체화되었고 전쟁 당시, 일본은 철도 용지 목적으로 용산 일대 토지를 구입하고 용산을 중심으로 경의선, 경부선, 중앙선 등이 완성되면서 이른바 일본군의 용산 철도기지화가 시작되었다.

▲ 1906년 용산정거장 설립

▲ 1907년 용산동인병원 개원

무리한 철도사업으로 공사현장마다 부상자가 속출하자 일본은 용산을 비롯한 전국의 선로마다 의사를 파견했고 임시진료소를 마련하거나 병원 건물을 신축하였다. 1906년 용산 정거장이 설립되고 1907년 철도관사 일부를 개조해 '용산동인병원'으로 개원 이후 1913년 '용산철도병원'으로 개칭하였는데 1918년 화재로 전소, 재건축하고 1929년 현재의 용산철도병원으로 신축하게 된다.

▲ 1929년에 현재의 용산철도병원 신축됐다

▲ 일제강점기의 용산의 시가도

지하 1층, 지상 2층의 구운 벽돌과 콘크리트조로 지어진 용산 철도병원은 붉은 벽돌과 절제된 곡선 처리로 서양 고전 양식에서 근대 건축양식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형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최신식의 설비를 갖춰 신축된 병원은 1930년대 증축을 거쳐 1980년대 현관의 위치가 바뀐 것 외에는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해방 후 철도국(현 코레일) 소유였다가 1981년 건물 뒤편으로 9층 규모의 현대식 병원 건물이 지어졌고, 1984년 신축한 현대식 건물과 함께 중앙대 용산병원으로 임대되었다. 이후 2007년 10월 코레일은 '용산병원 부지 개발사업'으로 2011년 중앙대 용산병원은 철수하게 된다.

80년 넘게 병원의 기능을 다해 온 용산 철도병원의 이름은 '옛동'. 그 이름을 살려 보존하고 활용할 해법은 없는 것일까. 우리가 견지해야 할 점은 건축물을 대상 그 자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 담긴 역사와 그곳을 영위한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곳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이것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 문화유산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고화질 HD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tbs 홈페이지 tbs.seoul.kr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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