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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 구불길 도보여행-굽이굽이 자연과 사람을 잇다
전북 군산 구불길 도보여행-굽이굽이 자연과 사람을 잇다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08.06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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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굽이 자연과 사람을 잇다
전북 군산 구불길 도보여행

 

전라북도 군산에는 트레킹 코스로 손색이 없는 구불길이 있다.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수풀이 우거진 길을 따라 걸으면 자연의 숨소리마저 들리는 듯한, 말 그대로 ‘친환경 여행’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스스로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서서히 다가오는 자연은 잊을 수 없는 큰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취재 | 박천국 기자 사진 | 권오경, 전북 군산시 제공

전북 군산시 곳곳을 잇는 구불길은 총 10개의 코스로 이뤄져 있다. 저마다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옥산저수지를 품고 있는 ‘구불4길’은 군산 구불길 중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트레킹 코스 중 하나로 손꼽힌다.
‘구슬뫼길’이라고도 불리는 구불4길을 걸으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쌍천 이영춘 박사의 생가, 그리고 마을의 정겨운 풍경 속에 담긴 이야기와 조우하는 즐거움에 심심할 겨를이 없었다.

구불4길과의 첫 만남

 

군산 구불4길은 옥산맥섬석허브한증막에서 출발한다. 구불4길의 시작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없어 첫 방문자라면 조금은 당황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한증막에서 시작되는 길을 유심히 살펴보면 길가의 나뭇가지들에 묶여 있는 구불길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다. 그 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어느새 구불4길 속에 자신이 서 있음을 알게 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정취 있는 그림과 함께 구불길이라 쓰인 남매마을의 담벼락이다.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시골 마을 특유의 감수성에 빠져들다 아직 여정의 시작점이라는 것도 잊은 채 발걸음을 쉽게 뗄 수 없었다. 그러다 길가에서 만난 한 어르신이 마을에 세워진 효열비를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남매마을의 문종구 효열비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마을의 미풍양속인 효의 기념비적인 상징물이 되어 왔다고 한다. 효열비를 지나 망동마을 농로를 따라 걷다 보니 우동마을 입구가 나왔다. 우동마을 산수림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길을 따라 거닐다, 반딧불이와 대자연이라는 체험장을 발견했다. 이곳은 개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아이들과 함께 구불길을 찾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에게는 유익한 곤총체험 학습장이 될 것이다.

옥산저수지의 치명적인 매력

▲ 옥산저수지 수변산책로는 옥산저수지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 충분한 코스다

‘반딧불이와 대자연’을 지나쳐 발걸음을 재촉하니 구불4길의 숨은 보석, 옥산저수지에 당도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이동하다 보면, 어느덧 나무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저수지의 숨은 절경에 누구나 감탄하게 될 것이다. 이곳에 도착하기 위해 흘렸던 땀들이 저수지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에 의해 시원하게 씻겨 내려가는 듯한 기분은, 구불4길이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 중 하나다.
옥산저수지는 과거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사람들의 접근이 통제된 장소였다. 구불4길의 코스로 개방되면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도보여행 코스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이다.
마치 옥산저수지를 보호하기 위해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방풍림과 원시림은 저수지와 조화를 이루며, 관광객들에게 보는 즐거움과 함께 맑고 시원한 공기를 선사한다. 특히 이곳의 수변산책로는 다른 곳에서는 접할 수 없는 트레킹 코스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수변산책로의 양쪽에는 나무가 심어져 있어 정취 있는 분위기 속에서 걷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으며 저수지를 향해 눈을 돌리면 물길을 거닐고 있는 듯한 기분좋은 착각에도 빠져들 수 있다.

이영춘 박사의 생가와 마주하다

▲ 등산로 표지판을 따라 걸으면 청암산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 청암산 정상에서 바라본 옥산저수지의 모습

수변산책로를 지나 척동마을을 따라 걷다 보면, 청암산 정상으로 가는 길과 산 중턱으로 우회하여 가는 길이 나온다. 청암산 정상으로 가면 군산저수지의 풍광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창한 날에는 남쪽의 만경강과 북쪽에 위치한 금강의 모습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청암산을 내려오면 옥산저수지의 수변 산책로가 재차 펼쳐진다. 옥산저수지를 둘러싸고 있는 수변 산책로가 끝나고 조금 더 걸으면 옥산면사무소가 나온다. 이곳을 지나면 시야가 탁 트일 정도로 넓은 들판이 이어지는데, 발걸음을 재촉하니 이내 돌머리마을에 도착했다. 돌머리마을은 과거 금강과 만경강이 합류하는 곳으로 배의 왕래가 잦았던 곳이다. 그러다 이곳에 점차 토사가 쌓여 배가 들어올 수 없게 되자, 뱃머리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에서 돌머리라는 명칭이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돌머리마을에서는 금강의 거친 파도와 아름다운 사계절을 주제로 한 공공미술을 감상할 수 있다.

▲ 쌍천 이영춘 박사의 생가

넓은 들판을 지나 한참을 걸어 나가면 개정동사무소 앞의 군산간호대학을 볼 수 있는데, 이곳에는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쌍천 이영춘 박사의 가옥이 위치해 있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수백 년의 역사를 품고 있음직한 은행나무가 보인다. 그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서 있는 한 채의 가옥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것이 바로 유형문화재 200호로 지정된 이영춘 박사의 생가다. 2011년부터 관람객들에게 내부까지 개방된 이영춘 박사의 생가는 소문대로 수려한 외관을 자랑했다.
내부를 들어가 보니, 이영춘 박사의 흔적들이 가득했다. 이영춘 박사가 사용하던 소파, 침대에서부터 세월의 흔적에 누렇게 바랜 책들이 꽂힌 책장 등을 볼 수 있다. 문화해설사의 말에 의하면, 벽난로 옆에 있는 소파와 침대는 대한제국의 고종황제 일가가 사용하던 소파를 구마모토라는 일본인이 구입하여 가져다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산역으로 가는 마지막 여정

이영훈 박사의 생가를 벗어나 다시 구불길을 걷다보면, ‘우물을 열다’라는 뜻을 지닌 개정(開井)면에 위치한 장군봉과 마주하게 된다. 이곳은 수려한 자연 경관으로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특히 장군봉에는 개정면이라는 지명에 얽힌 전설이 전해온다. 장군산에 살고 있던 한 장군은 샘 위에 있던 큰 바위뚜껑을 혼자만 열고 샘물을 먹었다고 하여, 이 우물을 돌로 덮은 개정(복개된 우물)이라 불렀는데 어느 날 누군가 장군 몰래 우물의 바위뚜껑을 열고 물을 먹었던 것이다. 우물 뚜껑이 열린 것을 발견한 장군은 다시는 그 우물물을 마시지 않았고, 그러한 전설을 바탕으로 이 지역의 이름이 개정(開井)이 되었다고 한다.
장군봉을 지나 계단을 내려가면 2시간 가량의 도보 여행으로 인한 갈증을 말끔히 해소해줄 만한 오리알 약수터가 있다. 장군봉을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위해 깔끔하게 공사가 되어 거리낌 없이 시원한 물맛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 종착지인 군산역을 가다 보면 해령마을 부근에 바지런철쭉분재원이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1만여 점이 넘는 500여 종의 철쭉을 보유하고 있으며 철쭉 애호가들에게 묘목에서부터 완성목까지 분양하고 있다.

▲ 옥산맥섬석한증막에서부터 군산역으로 이어지는 군산 구불4길의 평면 노선도

총 18.8㎞ 이뤄진 구불4길의 종착점인 군산역에 도착하면, 어느덧 6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6시간이라는 도보여행 코스가 결코 짧은 거리는 아니지만, 발길이 닿는 곳마다 이어지는 자연의 속살은 먼 곳에서 바라보는 대자연의 모습과는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시간의 흐름마저 망각할 정도의 묘한 이끌림은, 많은 이들이 군산 구불길을 걷는 이유일 것이다.

구불4길의 또 다른 이야기들

고사리 척동마을 명당 터로 알려진 척동마을은 “척동 흙 한 말은 금싸라기 한 말과 안 바꾼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명당 중의 명당이다. 현재 척동마을에는 남원 양씨, 두릉 두씨, 담양 전씨, 광산 김씨 등 다섯 가문의 선산과 제실들이 있을 만큼 명당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내흥동 유적전시관 지난 2002년 군산-장항 간 철도 연결 사업으로 유적 발굴조사가 진행되던 내흥동 일대에 발견된 구석기시대의 유물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큰 자갈돌을 떼어낸 작은 돌의 둘레를 다듬어서 제작한 자갈돌격지 등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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