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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의 아름다운 기도 - 프란치스코 교황의 트위터를 묵상하다
이해인 수녀의 아름다운 기도 - 프란치스코 교황의 트위터를 묵상하다
  • 이윤지 기자
  • 승인 2014.08.12 0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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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의 아름다운 기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트위터를 묵상하다

 

이해인 수녀가 특별한 책을 펴냈다. 바로 <교황님의 트위터>. 프란치스코 교황은 매일 오바마 대통령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트위터를 한다. 굳이 회칙이나 강론에 기대지 않아도 전 세계 모든 이들이 먼저 말을 거는 교황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 이해인 수녀는 작년 3월 17일부터 올해 7월 1일까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린 트윗 가운데 100여 편을 뽑아서 책 왼쪽 면에 담고, 오른쪽 면에는 각 트윗 글에 대한 이해인 수녀의 묵상 글과 짧은 기도를 실었다.

취재 이윤지 기자 | 사진 매거진플러스 | 자료제공 분도출판사

이해인 수녀는 책을 펴내기 위해서가 아니었어도 교황의 말씀을 날마다 묵상했을 것이다. 이해인 수녀의 묵상은 자기성찰이자 신앙고백이며 고해성사다. 40년 넘게 글을 써온 수녀시인에게도 이 글들은 특별한 설렘이며 애틋함이었다고 한다.

말이 통하는 교황의 시대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위터’로 전하는 뜻깊은 메시지를 이해인 수녀가 묵상하고 기도를 적어 책으로 엮었다. 교황은 트위터를 통해 한두 문장 의 짧은 메시지로 많은 이들에게 직접 다가간다. 지난 4월, 우리가 겪 은 아픔에 대해서도 트윗을 남긴 바 있다.
 

2014.04.19 한국에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과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에 여러분도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묵상  2014년 4월 16일에 일어난 엄청난 비극으로 우리 모두는 슬프고 아픕니다. 우울하고 참담합니다. 먼 나라에 계신 교황님께서도 한마음 으로 기도해 주시며 다른 이들에게도 동참해 달라고 청하시니 큰 힘과 위로가 됩니다. 어른들의 무책임과 이기심으로 빚어진 이번 참사를 보며 우리 모두는 부끄럽고 답답하여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 사랑에 자신의 몸이 병드는 것은 돌보지 못했던 이태석 신부, 아우슈비 츠 수용소에서 처자식이 있으니 살려 달라고 외치던 모르는 이웃을 대신해 목숨을 바친 막시밀리안 콜베 신부 같은 분들도 생각납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 모두가 진정 참회하고 거듭날 수 있도록 기도하여 주십시오.

기도 주님, 저희 모두의 잘못으로 귀한 삶을 접어야 했던 영혼들에게는 영원한 안식을, 이 땅에 남은 이들에게는 살아갈 용기를 허락하소서.

-<교황님의 트위터> 본문 중에서


“교황님의 짧은 말씀 속에 담긴 깊은 뜻을 조금이라도 더 잘 헤아리려고 저는 제 ‘생각 주머니’ 속에 그 말씀을 넣고 만지작거렸습니다”

교황의 트위터, 짧지만 힘 있는 메시지

말뿐이 아니라 당신 행동으로도 직접 보여주는 것. 그로 인해 교황이 외치는 ‘사랑’과 평화’와 ‘정의’, 그 해묵은 주제가 더없이 살아 있는 메시지로 많은 이들에게 와 닿는 것이다. 또한 이는 종교의 벽을 넘어서는 보편적 가치이기도 해서 종교가 없는 이들과 종교를 달리하는 이들에게도 널리 회자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려운 신학, 난해한 신학을 말하지 않는다. 지극히 쉬운 말, 단순하지만 본질적인 말로 이야기한다. 그 도구 가운데 하나가 바로 트위터.
“한 사회가 얼마나 위대한가는 그 사회가 가장 궁핍한 이들을, 가난밖에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이들을 어찌 대하는지에 따라 알 수 있습니다.”
“정치적 책임이 있는 모든 분에게 부탁드립니다. 인간 존엄성과 공동선, 이 두 가지는 기억해 주십시오.”
지난 6월 20일자 트윗을 통해 교황은 “고통 앞에서 무관심이 너무 팽배합니다. 우리가 구체적인 사랑의 행위로 무관심을 벗어나기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총 9개 언어로 운영되는 교황의 트위터는 팔로워가 1천411만 명에 이른다. 교황은 전 세계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많이 인용(RT)되는 지도자다.

‘작은이들’의 교황 프란치스코와 작은 기쁨을 노래하는 수녀 이해인

 

이해인 수녀는 1976년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출간한 이후 단순하고 일상적이면서도 소박하고 아름다운 시어로 일찍부터 종교의 벽을 넘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수도자로서의 체험과 시인으로서의 통찰이 거기에 녹아든 까닭이다.
이해인 수녀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교황의 메시지에 비추어 자신의 지난 행동을 되돌아보고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볼 뿐이다. 그리고 그 산물을 시인이 되어서는 투명한 언어로 풀어내고, 수녀가 되어서는 무구한 신심으로 다짐할 뿐이다. 어줍지 않은 조언이나 위로는 없다. 진실한 고백만 있다. 이해인 수녀는 반백 년 가까이 수도생활을 한 수도자지만 자신의 허물까지 감춤 없이 내보인다. 때로는 암투병의 고통을, 때로는 동료 수녀와의 다툼을 토로한다. 그래서 더 독자들의 마음에 진실로 가 닿을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시대가 열린 이후 무엇이 변했는가? 답은 너무나 명료하다. 대중들과 말을 나눌 수 있는 분이 교황이 됐다는 것. 그런데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오랜 경험과 자격의 축적이 없다면 대중들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므로.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별한 분이다. 이해인 수녀도 그렇게 보자면 우리에겐 특별한 분이다. 교황의 말씀을 누구보다도 가슴에 와 닿게 전해 줄 수 있는.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추천사

오는 8월 7일 이해인 수녀는 북콘서트에서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해인 수녀는 자리를 함께한 이들과 교황의 정신에 관한 각자의 체험과 느낌을 바탕으로 대화를 나누고, 특별한 초대에 응한 가수 김태원은 음악 연주를 선사할 예정이다.
‘민들레 국수집’의 자원봉사자들도 이 자리에 초대됐다. ‘한때 스스로 도움을 받던 처지에서 이제는 이웃을 돕는 길에 뛰어든 이 작은 벗들이야말로 북콘서트 최고의 VIP가 아닐 수 없다’고 출판사 관계자는 전했다. 현장 판매 수익금은 어려운 삶을 사는 이웃들에게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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