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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여행 동화 작가로 변신한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를 만나다
어린이 여행 동화 작가로 변신한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를 만나다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09.02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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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현민 전무가 일반 여행서적이 아닌, 어린이를 위한 여행 동화를 출간했다. <지니의 콩닥콩닥 세계여행>의 기획부터 내용 구성, 집필까지 책 제작 전 과정에 관여한 조 전무는 12세 어린이의 관점에서 여행을 떠난다는 동화 같은 상상력을 발휘했다. 특히 이번 책은 여행 동화 시리즈의 첫 번째 여정으로, 오키나와 편에 이어 미국 윌리엄스버그 편도 발표할 예정이다.

취재 박천국 기자 | 사진 이용관

“어린 시절부터 여행을 토대로 우리 아이들에게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는 다리를 놓아주고 싶어요”

 
조현민 전무는 이번 책을 준비하며 동심이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먼저 다양한 책을 통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가 무엇인지 유심히 살펴봤다고 했다. 그러자 어린이를 위한 여행 서적조차 일방적인 정보 주입식의 내용 구성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 전무의 머릿속에는 여행 동화라는 장르가 떠올랐다. 아이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경험을 쌓아가는 여행 동화를 통해 여행을 간접 체험하며, 스스로 넓은 세상에 대한 꿈을 키워 가길 희망했다.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심어 주고파

조현민 전무가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국제아동돕기연합의 제안으로 재능기부를 하게 되면서부터다. 당시 조 전무는 한국어로 된 그림동화의 영어 번역을 맡은 바 있다. 그 경험을 계기로 아이들을 위한 여행 서적의 기획 단계부터 특색 있는 콘텐츠를 원했다. 조 전무는 좋은 콘텐츠를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동심에는 여행 가이드보다 여행 동화가 어울린다고 보고 집필에 착수했다. “책 한 권 썼다고 해서 작가라고는 생각 안 한다”는 조 전무는 어린이에게 좋은 친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 책을 썼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예전에 아이들을 위해 영어 번역으로 재능기부를 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뭔가 좋은 것을 가르쳐줘야 하고, 또 그것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이들뿐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됐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순수하게 의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일 때 여행 동화라는 책을 통해 인생에 필요한 감각들을 빨리 키워 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죠.”
여행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의 상당 부분에는 조 전무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느낌과 생각들이 배어 있다. 실제로 책 주인공인 지니가 공항으로 출발할 때부터 엄마를 보고 싶어 하는 에피소드는 어렸을 때 혼자 여행을 떠났던 조 전무의 유년 시절 경험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 혼자서 해외여행을 떠난 적이 있는데, 부모님과 헤어질 때 무척 울었던 기억이 나요. 여행지에서 부모님과 통화를 할 때마다 제가 우니까, 부모님께서 집에 돌아오라고 말씀하셨지만 돌아가지는 않았어요. 그때 처음으로 부모님의 도움 없이 혼자 뭔가를 했다는 경험이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조금이나마 저만의 시야를 키울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이죠.”
많은 기업인이나 정치인들이 암암리에 대필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조 전무는 대필에 대한 의심스러운 시선에 대해 “직접 썼다”고 강조했다. 조 전무는 어린 시절 조부모를 위한 축사를 가족 대표로 썼을 만큼 글에 소질이 있었다고 한다. 이점을 잘 알고 있었던 조 전무의 아버지인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은 이번 책을 직접 써보라는 조언도 건넸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글 쓰는 걸 좋아했고 또 잘 쓰는 편이었어요. 조부모님 생신 때 축하 카드를 제가 대표로 쓰기도 했고요. 가족들에게 책 이야기를 처음 꺼냈을 때도 모두들 ‘아이디어 가 괜찮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전업 작가와 함께 작업을 할까 고민도 했어요. 하지만 아버지께서 직접 써보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집필을 하게 된 거죠.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부분에서 부모님의 조언이 컸다고 생각해요.”
현재 조 전무는 여행 동화 시리즈의 2편을 쓰고 있다. 첫 여행을 경험한 지니가 다른 세계 여행지를 돌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는 구상이다.
“1편 오키나와에 이어 2편 미국 윌리엄스버그 편도 준비 중에 있어요. 그리고 3편은 이탈리아 밀라노 인근의 베로나라는 지역을 소개해 보고 싶어요. 적십자 본부가 그곳에 있어 공익성에 대한 주제를 다뤄볼 생각입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소개하고 싶은 후보지까지 포함하면 총 10권까지 낼 준비는 돼 있는데, 3편까지의 반응을 살펴보고 나서 이후의 속편을 계속 발표할지 다시 한 번 판단해 보고 싶어요.”

여행에 대한 고마움 되찾게 돼 기쁘다

조 전무는 “업무적인 출장이 잦은 편이어서 어느 순간 여행이 일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대학생 시절까지 비행기 타는 일이 설레었지만, 어느 순간 업무의 일부분이 되자 여행의 소중함을 잊게 된 것이다.
“항공사에서 일하다 보니 해외 출장이 많은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비행기를 타는 게 일이 되어 버렸죠.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여행을 권하는 게 아이러니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이번 책을 쓰면서 여행의 설렘을 다시 되찾은 것 같아요. 비행기에 처음으로 탔을 때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르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책을 쓰면서 첫 비행에 대한 설렘을 찾다 보니 여행에 대한 고마움도 되찾게 된 것 같습니다.”
미혼인 조 전무는 가보고 싶은 신혼여행지로 몰디브를 꼽았다. 조 전무에게 몰디브는 신혼여행에 대한 환상과도 같아서, 그동안 여행 기회가 있었음에도 일부러 몰디브행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고 했다. 신혼여행으로 몰디브를 경험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몰디브는 일부러 안 가고 있어요. 사전 조사나 광고 촬영 때문에 몰디브에 갈 기회가 있었지만 신혼여행지로 가고 싶었거든요(웃음).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여행지는 타히티이고, 자유 여행을 한다면 유럽 횡단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죠. 물론, 부모님께서 절대 보내주시지 않을 테지만요. 그래서 친구랑 약속을 한 게 있어요. 35살이 되면 오리엔트 특급 열차를 함께 타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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