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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산 - 강원도 영월군 잣봉
이달의 산 - 강원도 영월군 잣봉
  • 백준상 기자
  • 승인 2014.09.13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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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아래 굽은 계곡 물인가 비단인가

강원도 영월군 잣봉에 올라 동강을 바라보라

 
글 홍대원(월간 마운틴 기자) | 사진 마운틴 편집부

흔히들 동강은 영월에 있는 강으로 알고 있지만, 실상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가수리에서 시작해 평창군을 지나 영월군까지 3개 군을 거쳐 65km를 흐른다.
태백시에 있는 검룡소(儉龍沼)에서 발원한 한강(漢江)의 본줄기가 골지천(骨只川)을 이루고, 이는 북쪽으로 흘러 임계면을 지나 북면 여량리의 아우라지에서, 다시 황병산·대관령 부근에서 발원한 송천(松川)과 합류한다.
이것이 조양강(朝陽江)을 이루고 남서쪽으로 흐르다가 나전리에 이르러 오대산에서 발원한 오대천과 합류하여 남면 가수리 수미마을에 이르러 고한·서북쪽에서 발원하여 흘러온 동남천(東南川)과 다시 합류한다.
이곳에서부터 동강이라 불리며, 이 강이 남서쪽으로 굽이쳐 흐르다가 진탄나루에 이르러 평창군 미탄면에서 발원한 기화천과 합류하고 다시 남쪽으로 흐르다가 영월읍 덕포리에 이른다.
이것은 정선군 신동읍에서 발원한 의림천(義林川)이 서쪽으로 흐르면서, 중동면 연하리에 이르러 연하천(蓮下川)이 된 지류를 합류하고 하송리에서 영월읍 서쪽에서 흘러온 평창강(平昌江, 이른바 서강)과 합류하여 남한강 본류를 이룬다.
1991년 4월 동강댐 건설계획이 발표되고, 이후 여러 가지 환경문제와 생태계보전 등의 이유로 마침내 2000년 ‘동강댐 건설 백지화’가 발표되기까지 수몰위기의 동강은 당시 큰 이슈였다. 동강댐 건설을 막기 위해 1999년 환경단체인 우이령 보존회와 동강을 사랑하는 문화예술인 모임, 정선 아리랑연구소 등이 동강 경관자원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보존의식을 높이기 위해 1년간 동강유역을 답사한 끝에 동강을 대표하는 12곳을 선정하여 ‘동강12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중 가장 빼어나다고 칭해지는 곳이 11경인 ‘어라연(漁羅淵)’으로 2004년 문화재청에서 경치가 뛰어난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하는 명승 제14호로도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어라연의 명칭에 관해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가 많은데 어라사라는 절터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뱀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다.
그 중 어라연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단종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먼 옛날 단종이 어린나이에 왕위에 올랐지만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의 자리를 빼앗기고 영월의 청령포로 유배를 오게 된다. 약 2개월간의 유배생활 끝에 죽임을 당하게 되고 그 시신은 청령포 앞 서강에 버려졌다.
세조는 그 시신을 거두는 자는 삼족(三族)을 멸한다고 하였으나 영월지방의 호장(戶長)이었던 엄흥도가 한밤중에 자식들을 데리고 단종의 시신을 거두었다. 아무도 모르게 시신을 거두어 산을 오르는데 노루 한 마리가 인기척에 놀라 잠을 자다가 달아났고, 그곳엔 눈도 없고 땅이 녹아 있어 그곳을 파고 단종의 시신을 안치시켰다고 한다.
이곳이 훗날 장릉이 되었고 그 후 단종의 영혼이 동강을 따라 이동하던 중 어라연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머물렀다고 하는데, 그 때 어라연의 모든 물고기들이 일제히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단종의 죽음을 애도했다고 한다.
그 모습이 마치 물위에 비단을 깔아놓은 듯 아름답다고 하여 물고기 어(漁)자, 비단 라(羅), 연못 연(淵)자를 써서 어라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만지산 전산옥이야 술판 차려놓아라’

동강 주변에는 동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산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산림청이 정한 100대 명산에 포함되는 백운산이 있고, 신병산, 완택산, 고고산, 접산 등이 있지만 동강에서 가장 신비로운 경치를 자랑하는 어라연을 가까이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는 곳은 ‘잣봉’이다. 동강과 어우러져 천혜의 비경을 보여주는 산으로, 짧은 등산로와 동강변을 거니는 트레킹을 겸할 수 있어 가족단위 산행과 여름철 피서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 동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경을 감상 할 수 있는 포인트가 바로 잣봉이다
잣봉(537m)의 보편화된 코스는 영월읍 거운리 봉래초등학교 거운분교를 들머리로 시작해 잣봉을 올랐다가 내려와 동강변을 걸어 원점회귀하는 4시간 남짓한 코스이다. 거운분교 맞은편 동강탐방안내소에서 산행을 시작해 임도를 따라 20분 남짓 걸으면 간이 화장실이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 가파른 길이 잣봉으로 향하는 길이고, 오른쪽 완만한 길이 어라연으로 향하는 길이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시간은 비슷하게 소요된다. 왼쪽 가파른 길을 택해 잣봉 방향으로 걷기 시작하면 자갈이 많아지며 길이 거칠어진다. 나무다리를 건너 완만한 경사의 비탈을 걸어 다시 한 번 오른쪽으로 있는 나무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잣봉 능선에 오르게 된다. 울창한 나무와 수풀이 터널을 이루고 통나무 계단을 오르면 오르막은 계속 이어진다.
▲ 잣봉 능선 데크전망대에서는 우성한 나뭇가지가 시아를 가린다
▲ 잣봉 능선에 올라서면 전나무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다
능선에 올라서면 평평한 길 양옆으로 늘씬한 전나무가 도열해 있고, 조금 더 진행할수록 잡목과 소나무 숲 사이로 동강의 물결이 보이기 시작한다. 데크로 만들어진 전망대는 오히려 무성한 나뭇가지로 인해 시야가 좋지 않다. 좀 더 가면 천연 절벽 아래 펼쳐진 동강을 시원스레 볼 수 있다.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면 금세 너른 안부가 있는 잣봉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북으로 잣봉의 모산인 694봉이 올려다 보이고, 동으로는 고고산으로 이어지는 산릉이 하늘금을 그린다. 남으로는 완택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그 아래는 짙푸른 동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 하산 길에 마주치는 어라연에서는 몸과 마음을 잠시 쉬어가도 좋다
▲ 어라연의 모습은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 동강12경 중 11경에 속하는 어라연
잣봉에서의 하산은 어라연까지 내리꽂을 듯 가파른 나무계단과 비탈을 따라 내려간다. 20여분 가량 내려서면 물소리가 가까워지고, 강변으로 내려가는 길과 전망대로 향하는 길로 나뉘는 삼거리가 나오며 이곳에서 전망대까지는 왕복 10분 정도면 충분하다. 산을 빠져 나오면 바닷가 모래마냥 입자가 고운 흰 모래밭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잠시 동강에 발을 담가도 좋다.
이곳부터 내려가는 길은 강변을 따라간다. 크고 작은 바위를 넘고 흙길과 고운 모래 길을 걷다보면 우거진 숲속에 전산옥주막터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지금은 숲이 우거져 터조차 알 수 없지만 옛날 이곳 만지나루터에 자리 잡은 전산옥은 떼꾼들 사이에 모르는 이가 없었다. 정선아리랑 가사에도 ‘황새여울 된꼬까리 떼 무사히 지냈으니 만지산(滿池山) 전산옥(全山玉)이야 술판 차려놓아라’라고 적힐 만큼이나 유명했다고 한다. 정선아리랑 구절에 나오는 황새여울과 된꼬까리는 이곳 동강에서 가장 험했던 급류다. 당시 안전장비가 없었던 떼꾼들은 이곳에서 가장 많은 목숨을 잃었다고 하며, 이곳을 무사히 통과한 떼꾼들은 뗏목을 팔아 번 떼돈을 만지산 전산옥에게 모두 탕진했다고 한다. 한편 지금은 7월말에서 8월초 사이에 열리는 ‘영월동강축제’에서 뗏목과 섶다리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주막 터를 지나 조금 더 걷다보면 아직 장사를 하고 있는 주막 ‘어라연상회’를 발견할 수 있다. 처음에는 전산옥주막터처럼 물가에 자리하고 있었으나 몇 번의 태풍의 피해로 지금은 제법 위쪽에 자리하고 있다. 래프팅 손님들을 주 수입원으로 하고 있는 이곳은 예전에는 직접 담은 막걸리를 팔았으나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영월읍내에서 팔고 있는 좁쌀막걸리를 가져다가 팔고 있으며,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컵라면과 도토리묵, 감자전 등도 맛볼 수 있다. 주막을 지나 비탈진 임도를 따라 걷다보면 예전 동강댐 건설 예정지인 만지가 나온다. 만약 동강댐 건설이 백지화 되지 않았다면, 동강의 상류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260호인 백룡동굴을 비롯해 동강12경을 포함해 지금까지 본 것들이 모두 물속에 잠길 뻔 했던 것이다.
만지에서 계속 길을 따라 내려오면 삼거리가 나오며, 오른쪽으로 돌아 10분정도 걸으면 마차마을로 올라가는 길에 이르러 처음 올라왔던 길과 만나게 된다. 10여분 가량 더 이동하면 출발지였던 거운분교에 다다르게 된다.

<information>

잣봉 길잡이

-산길

잣봉(537m)은 어라연의 장관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으로, 모산은 694봉이다. 총 산행코스는 약 9.2km로 넉넉히 4시간가량 소요된다. 거운교를 건너 동강탐방안내소에서 시작되는 산행의 첫 번째 갈림길에서 잣봉 방향과 어라연 방향으로 나뉘는데 어느 쪽을 먼저 가도 시간은 비슷하게 소요된다. 다만 잣봉을 돌아 어라연으로 향하는 것이 보편적인 코스이다. 나무계단으로 이루어진 오르막과 내리막은 경사가 가파르니 주의해서 이동해야하며, 대부분이 비포장 길이라 발목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교통

서울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영월까지 가는 방법은 열차와 버스로 나뉜다. 먼저 열차는 하루에 7회 운행을 하며, 청량리에서 약 3시간 남짓 소요된다. 요금은 일반실 성인기준 11,700원이며 현재 무궁화호만 운행되고 있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강남고속터미널에서는 제천까지 운행되는 버스만 있고,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4회 운영된다. 동서울터미널에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루 13회 운영되며, 이용요금은 성인 기준 14,400원이고 소요시간은 약 2시간 20분이다.

영월동강축제

1997년부터 매년 7월말에서 8월초 2~3일간 영월의 동강둔치에서 열리는 축제로 옛날 뗏목의 시연행사를 비롯해 맨손으로 송어·메기 잡기, 래프팅, 행글라이딩 체험, 전통 삼굿 체험 등의 각종 행사가 열린다. 캠핑장과 물놀이장도 마련되어 있으며 박물관 및 계곡투어, 지리트레킹 투어 등 부대행사도 있다. 이외에 행사장에서 열리는 농·특산물 판매장에서 영월의 농·특산품이나 기념품 등을 구입할 수도 있다.
문의 033-370-2542

 
별마로천문대

영월읍 봉래산 정상에 있는 별마로천문대는 지름 80cm 주망원경과 여러 대의 보조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달이나 행성, 별을 잘 관측할 수 있다. 연간 관측일수가 190여일 정도 되며, 장마철에도 날짜만 잘 맞춰 가면 아름다운 밤하늘을 볼 수 있다. 입장하면 1시간동안 다큐멘터리 시청, 가상 별자리 설명, 천체관측 등의 프로그램이 순서대로 진행되며, 관람료는 성인 1인 5,000원, 학생 4,000원이다. 관람시간은 하절기 오후 3시부터 오후 11시까지이며, 동절기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다. 매주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 설 및 추석연휴에는 휴관한다.
문의 033-374-7460

 
동강레포츠

동강에서 가장먼저 래프팅을 시작하였고, 래프팅 이외의 카누, 카약, 서바이벌, 트레킹, 백룡동굴탐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등의 대도시에서 쉽게 이용이 가능한 패키지 상품을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패키지 상품이 준비되어 있다. 문의 033-333-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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