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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디브 윤태유 대표의 '정미구독'-쌀 품종 다양화를 위한 '에코 소비'
비오디브 윤태유 대표의 '정미구독'-쌀 품종 다양화를 위한 '에코 소비'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09.30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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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회원 가입을 하면 정기적으로 상품을 배송해 주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 업체들이 틈새시장을 공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달 다른 품종의 쌀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정미구독(定米購讀)'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현재 정미구독 서비스를 개발한 비오디브 윤태유 대표는 궁극적으로 생명 다양성 보존과 함께 질 좋은 쌀을 회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쌀 품종부터 농장 운영 방식에 이르기까지 까다롭게 서비스 질을 점검하고 있다.

취재 박천국 기자 | 사진 류병문

 
고려대학교 농생물학과를 전공한 비오디브 윤태유 대표는 같은 대학교에서 응용건축학 석사과정을 마친 후 서울여대 원예생물조경학과 박사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며 생물자원과 관련된 국제 동향 등을 번역하는 일을 했던 터라, 평소 생물 다양성 문제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생물학 전공자인 윤 대표는 생물 다양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결국 서울여대 산하의 산학 협력단의 창업센터를 통해 '스타트업(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설립할 수 있었다. 새로운 품종의 쌀을 발굴해 상품화하고 상품 판매량이 늘면 농부들이 기존에 심지 않았던 다른 품종을 심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기업 운영 철학의 핵심이다.

품종의 다양화는 식량 안보와 직결

얼마 전 뉴스로 보도된 바나나 전염병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품종에만 몰리게 되면, 병충해 피해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처럼 품종 다양화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이른바 '식량 안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윤태유 대표는 "품종의 다양성 문제를 가지고 사업화를 추진하다 다양한 품종의 쌀을 정기적으로 회원들에게 보내주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상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해 야생동물 보호 구역을 정해서 습지를 보호하는데, 농경지에서 추구할 수 있는 생물 다양성을 위해 고민하다 우리나라의 쌀농사를 떠올리게 됐어요. 우리 조상들은 오래전부터 쌀농사를 짓기 시작해 다양한 품종의 쌀농사가 이뤄지고 있었죠. 그런데 일제강점기와 박정희 정권 하의 통일벼를 거치면서 많은 쌀 품종이 사라졌어요. 그래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국내 쌀 품종의 다양성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게 된 거죠. 소비자에게 매달 다른 쌀 품종을 보내주고 있는데, 지금보다 유통이 활발해지면 농가에서 기존에는 안 심었던 품종을 심을 수 있어서 품종 보존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다품종의 쌀을 활용해 사업을 시작한 윤 대표가 생물 다양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생물 다양성 자체가 자연 보존 문제와 연결되고, 더 건강한 생태계에서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아야 우리 삶의 질도 한 차원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물 다양성 자체가 자연입니다. 자연을 보존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경제적인 개념으로 접근해 본다면, 버드나무 껍질에서 나온 아스피린이 대표적인 사례죠. 즉, 생물 자체가 자원이 된다는 개념이에요. 의약품, 화장품 등 다양한 품종이 있어야 인간이 쓸 수 있는 다양한 자원이 늘어나는 것이죠. 건강한 생태계에 사는 것이 인간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특히 생물 다양성 문제는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꿀벌의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꽃의 수정을 수작업으로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꿀의 개체수가 줄어들게 된다면, 결국 작물의 출하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생명 다양성 보존이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멸종 위기종을 관리하는 일에만 연관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먹는 문제, 즉 우리 생활과 전반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셨으면 좋겠어요."

쌀과 이야기가 있는 신개념 문화 상품

 
윤 대표는 신문이나 잡지를 정기구독하듯이 쌀을 정기적으로 받아 본다는 의미로 '정미구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매달 잡지를 구독하는 느낌으로 쌀뿐만 아니라 쌀에 관한 다양한 이야깃거리들도 함께 배송하고 있다. 윤 대표는 "한마디로 정미구독은 쌀에 관한 문화상품"이라고 표현했다.
"혼자 사는 1인 가구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어요. 상품 구성은 매우 간단해요. 한번에 2종의 품종씩, 매월 다른 품종을 맛볼 수 있도록 추청벼나 오대벼 등에 백미와 현미를 1㎏씩 넣어서 보내드리고, 500g 봉투에는 평소에 접하지 못하는 특별한 품종을 보내드리고 있죠. 호평벼나 향미, 신동진벼 등이 대표적입니다. 정미구독의 쌀은 1인 가구가 늘어 가는 추세에 발맞춰서 소량으로 보내드리고 있어요."
친환경 쌀 정기배송 서비스인 정미구독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홈페이지(www.deliverme.kr)를 통해 '이달의 정미구독'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기 구독을 신청한 경우 신청한 구독 기간 동안 '이달의 정미구독'이 배송된다. 구독기간은 1, 3, 6개월 단위로 선택할 수 있으며, 구독 기간에 따라 일정 할인률이 적용된다. 또 정기구독을 선택한 경우에는 매월 원하는 날짜에 제품을 배송해 준다.
"아무래도 3개월이나 6개월 정기 구독을 신청하시면 쌀이 일찍 떨어지거나, 반대로 쌀이 많이 남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3개월과 6개월 정기구독을 신청한 고객에게 배송 출고일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해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구독 기간 중 여행이나 출장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상품을 받기 힘들 경우, 업체에 통보만 해주시면 배송 출고일을 변경해 드리고 있습니다."
윤 대표가 정미구독을 운영하며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다양한 품종의 쌀을 선보이는 것이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5가지 새로운 품종을 상품으로 내놓은 바 있지만, 여전히 발굴하고 연구해야 할 품종이 많다는 게 윤 대표의 생각이다.
"올해에만 정부가 보급한 쌀 품종이 30가지가 됩니다. 하지만 막상 평소에 밥 먹을 때 보면 정보도 없고, 차이도 모르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정부에서 나온 품종만 취급해도 1년이 넘게 매달 품종을 바꾸면서 운영할 수 있죠. 하지만 저는 이 사업을 생물 다양성 º¸존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근본적인 목적은 농업 연구와 개발에 있어요. 내년에는 대학과 함께 토종벼를 선발하려고 합니다. 유전자원센터에 씨앗이 보존되어 있고 상품성이 있는 품종을 선발해서 시험 재배를 통해 살려내고 싶어요."
하지만 정미구독 서비스 회원 수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윤 대표는 정미구독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장기 구독자가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건강식을 찾거나 밥상에서 새로운 이야기 소재를 찾으며 친환경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장기 구독자들이 조금 계시지만, 아직은 정말 소수입니다. 한 번 구독해 보시면 개념이 재밌고 매달 다른 쌀이 오니까 밥상에 이야기 주제가 생겨서 좋아하시는 고객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특히 건강이 안 좋으신 분들도 안심하고 드실 수 있도록 기본적으로 쌀이 생산되는 농경지와 농민들을 찾아갑니다. 화학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품질 관리 차원에서 수시로 실시하고 있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성향이 재밌는 것을 추구한다는 점에 착안해 윤 대표는 쌀 상품에 이야기를 더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블로그를 통해 1인 가정에서 밥과 같이 해 먹을 수 있는 요리 레시피를 수시로 올리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작가와 협업을 통해 쌀로 만든 간단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영세한 업체여서 홍보비를 많이 쓰지 못해요. 그래서 쌀 자체가 각광을 받을 수 있도록 쌀에 관한 문화적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1인 가정에서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요리 레시피뿐만 아니라 작가와 협업해서 쌀 전시도 하고, 쌀로 만든 간단한 음식을 먹는 전시회도 기획 중에 있어요. 먹고 살고 위해 끼니를 때우는 밥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한 끼를 먹어도 즐겁게 먹는 '문화적 향유'를 누리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독자 늘려서 토종 명품 쌀을 세계화하고파

 
윤 대표의 바람은 구독자를 많이 늘려서 누구나 즐겁게 밥을 먹을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윤 대표는 2천 명 정도의 고정적인 수요가 생기면 연구를 통한 품종 개발로 서비스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거래하는 농가를 늘리는 것도 윤 대표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재미와 이야기를 가미한 마케팅을 통해 구독자 수를 늘리는 게 당장 필요한 과제일 것 같아요. 그러면서 거래하는 농가도 늘려 나가고, 연구를 통해 품종 다양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싶습니다. 우리가 먹는 자포니카 계열의 쌀에는 명품 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른 품종인 인디카 계열에서는 명품 쌀이 있는데 말이죠. 저는 국내 토종 품종을 발굴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도록 만들어 보고 싶은 비전도 갖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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