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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구름 위 연주대 올라 서울을 품다
관악산, 구름 위 연주대 올라 서울을 품다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10.03 0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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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에 가고 싶다 - 관악산

▲ 관악산 정상. 날씨가 흐린 날에는 구름이 내려앉아 뿌옇다
우리나라에서 북한산과 더불어 가장 대표적인 전철 산행지로 유명한 관악산은 서울과 경기도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도심 속 자연생태공원이다. 때때로 우리는 너무 가까이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소중함을 망각할 때가 있지만, 관악산은 옛날에 호랑이가 살았다는 문헌이 전해질 정도로 산세가 깊고 산행 코스에 따라 다양한 얼굴을 지닌 매력적인 곳이다. 서울, 과천, 시흥, 안양 등 어느 곳에서 바라봐도 불꽃처럼 펼쳐진 웅장한 산세가 인상적인 서울을 대표하는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한 곳이다.

글·사진 유인근(스포츠서울 기자)

도심에 자리했기에 신비감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역으로 가까이 있기에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것은 큰 장점이 된다. 게다가 깊은 숲과 기암절벽, 끝없이 어어지는 암릉의 향연은 웬만한 명산에 뒤지지 않으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그런 이유로 관악산은 요즘 서울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산이 됐다. 코스가 다양하고 각 등반 코스마다 개성이 다른 다양한 매력을 지녀 갈 때마다 그 재미에 흠뻑 빠져들곤 한다. 애초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올랐다가 내려올 땐 저마다 감동 하나쯤 안고 내려오는 산, 관악산의 참 모습이다.

화기(火氣)가 많아 풍파 많았던 산

▲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관악산 계곡물
▲ 바위대문이 인상적인 관악문
▲ 사당능선으로 오르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국기봉. 관악산에는 10여 개의 국기봉이 있어 국기봉 종주도 인기 코스다
예로부터 관악산은 산세가 험하면서도 자연경관이 수려해 경기 오악(관악, 운악, 화악, 감악, 송악) 중 하나로 꼽혔다. 풍수적으로 관악산은 불기운을 가득 품은 붉은 봉황에 해당된 탓에 두려운 산으로 여겨져 풍파를 많이 겪었다.
서울 경복궁과 관련된 옛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무학대사는 조선의 새 도읍지로 한양을 정하면서 한강 너머의 관악산이 뿜는 화기를 누르고자 정상에 연못을 파고 절을 세웠다 전해진다. 또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을 보호하고자 광화문 옆에 해태상을 세웠고, 관악산과의 일직선상에 숭례문을 세워 관악산으로부터 오는 불기운을 막았다. 그럼에도 경복궁은 임진왜란과 1553년의 큰 화재로 두 차례나 잿더미로 변했고, 그 원인을 관악산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한다.
서울의 양반들이 모여 사는 북촌에서는 관악산 근처에서 살거나 관악산을 마주하고 있는 집에서 자라난 규수와는 혼인을 거절했다. 관악산의 화기를 쏘인 여인은 요망스럽고 음탕하여 일부종사를 할 수 없으리라고 여긴 까닭이다.

서울 제일의 풍경, 연주대로 오르는 길

물론 여기까지는 다 옛날 이야기일 뿐이다. 21세기를 사는 요즘 관악산은 연간 700만 명 이상의 탐방객들이 찾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산 중의 하나다. 그 넓은 품에 국립 서울대를 품었고, 산자락에 자리한 과천 지역은 명당으로 각광받고 있다. 관악산 정상 부근에 자리한 연주대에 서면 발아래로 서울 시내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는데 이 장관을 보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관악산을 오르고 또 오른다.
산행 코스는 대부분 이 연주대를 목표로 구성되어 있다. 짧은 것은 4~5시간, 가장 긴 종주코스는 7시간이 넘게 걸린다. 출발은 보통 서울대입구와 사당역에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먼저 서울대 코스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악산의 대표 등산로다.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3번 출구로 나와 서울대까지 버스로 이동하면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호수공원과 야영장을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데 울창한 숲속에 갇힌 느낌이 방금 전 떠나온 도시와 너무 다른 자연풍경이어서 절로 기분이 상쾌해진다.
정상인 연주대까지는 2시간 반에서 3시간, 계곡을 따라 서서히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짧다고 결코 가볍게 여길 코스는 아니다. 특히 정상 바로 아래까지 50여 분간 이어지는 깔딱고개는 누구라도 중간에 한번 쉬면서 숨을 깔딱댈 정도로 힘들다. 조급하다 보면 지치기 쉬워 여유를 갖고 한발 한발 천천히 오르는 것이 좋다.

▲ 연주암 처마 밑은 등산객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 서울대 코스로 오르면 깔딱고개를 넘어 정상 아래에 너른 광장이 나타난다. 점심 먹는 장소로 인기다
깔딱고개를 넘어서면 곧 연주암이다. 연주암은 관악산 산행의 휴식처 겸 대피소와 같은 곳이다. 하나둘 모여든 길손들이 기다란 연주암 처마 밑 마루에 일렬로 앉아 휴식을 취하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등산객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몇 가지 나물반찬의 소박한 식사가 맛나 인기가 높다.
연주암 뒤편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연주대로 이른다. 가파른 철계단을 타고 오르는 것이 힘이 들지만, 마침내 연주대에 서서 발아래 풍경을 바라보면 누구라도 입가에 빙그레 웃음을 머금게 된다. 멀리 한강 너머 웅장한 서울의 모습이 한눈에 펼쳐지는데 그 장쾌한 풍경이 반가우면서 까마득해 생경하다.
연주대는 서울8경에서 제1경으로 일컬을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지만 그 이름에는 애틋한 사연이 묻어 있다. 고려가 망하자 10명의 고려 충신들이 이곳에서 송도를 내려다보며 통곡했다는 사연이 전해져 ‘옛 군주를 연모한다’는 뜻의 이름이 유래했다.

긴 능선 따라 기묘한 바위들의 향연

▲ 사당 코스는 가파른 계단과 암릉이 특징이다
▲ 사당 코스는 오르는 내내 빌딩숲으로 싸인 서울의 풍경이 조망된다
사당 코스도 길은 연주대로 향한다. 그러나 서울대 코스와 풍경이 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이 길은 관악산의 기기묘묘한 바위를 감상하며 오르는 길이다.
지하철 4호선 사당역 4번 출구로 나와 15분 정도 걸으면 관음사가 나오고 여기에서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얼마 되지 않아 가파른 사당능선이 시작되는데 정상인 연주봉까지 약 7㎞에 달하는 관악산에서 가장 긴 능선이다. 암반 위를 걷고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하는 봉우리가 많아 체력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어야 한다. 특히 비가 오면 바위가 많이 미끄럽기 때문에 위험하다. 굳이 비 오는 날의 산행을 즐기려 한다면 다른 코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이 코스가 가팔라서 힘들어도 사랑받는 이유는 거쳐 가는 봉우리마다 멋진 풍경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태극기 휘날리는 국기봉을 비롯해 마당바위, 지네바위, 지도바위, 관악문 등 기묘한 형상을 가진 바위들의 종합 세트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 풍경이 도심에서 멀지 않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연주대에서의 하산 길은 올라온 길을 되짚을 수도 있지만 반대편 과천 쪽 하산 길을 놓치지 말자. 보통 반대쪽으로 하산하면 집으로 돌아갈 길이 막막하지만 과천은 지하철 4호선과 연결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 사당 코스는 바위와 절벽이 많은 제법 힘이 드는 코스다
▲ 관악산 정상. 축구공 모양이 인상적인 기상관측소와 멀리 연주대 절벽 위 암자가 보인다
연주대에서 연주암으로 내려와 과천 방향으로 난 계곡을 따라 하산하면 된다. 이 길은 관악산의 골짜기 중에 가장 깊고 수려한 ‘자하동천(紫霞洞天)’이다. 조선시대 정조, 순조, 헌종에 이르는 3대에 걸쳐 시, 서예, 그림의 3절로 유명한 신위(호 자하)가 살던 마을 이름에서 유래했다.
연주대에서 과천고을로 이어지는 20여 리의 골짜기에는 깎아지른 듯한 바위와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장관을 이루고 계곡물은 맑고 우렁차다. 잠시 멈춰 긴 산행으로 지친 발을 흐르는 물에 잠시 담그기만 해도 소스라치는 차가움에 이마에 맺혔던 땀이 냉큼 달아나고 만다.`

<찾아가기>

관악산을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다.
서울대 코스는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와 버스를 타고 서울대에서 하차하면 관악산 입구가 나온다.
사당 코스는 지하철 4호선 사당역 4번 출구로 나와 관음사 쪽으로 15분 정도 걸으면 된다.
과천 코스는 지하철 4호선 과천역이나 과천정부청사역에서 내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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