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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매출 보장하는 가을의 붉은 진주, 오미자
억대 매출 보장하는 가을의 붉은 진주, 오미자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10.04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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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 오미자 우리농원

 
청정지역으로 손꼽히는 경북 상주. 곶감과 쌀로 유명한 이곳에 오미자 농가가 늘고 있다. 가을철 신이 내려준 선물이라 일컬어지는 붉은 약재, 오미자. 친환경 재배농법을 통해 연 매출 억대를 돌파한 우리농원을 찾아 오미자의 참맛을 보았다.

취재 | 김수석 기자 사진 | 양우영 기자 촬영협조 | 우리농원(011-507-8945)

속리산의 산맥과 쌍룡계곡의 물줄기를 따라 다다른 곳은 소의 배 안처럼 생겨 사람이 살기에 더없이 좋다는 상주시 화북면. 천혜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이곳에는 오미자 농사가 한창이다. 오미자로 유명한 문경에서 조금 더 내려와 상주를 찾은 이유는 이곳이 친환경 농법의 발원지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농원’의 오미자는 철저한 친환경 농법을 고집한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손수 잡초를 뽑고 덩굴을 골라내는 농장주의 일손은 쉴 틈이 없었다. 우리농원의 기다란 나무 터널 양쪽에는 덩굴이 무성한데, 이 덩굴을 조금 걷어내면 붉은 빛깔의 오미자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가을 햇살을 머금은 오미자는 보기에도 탐스럽다. 아직 수확기가 오지도 않았건만, 폭염과 태풍을 이겨낸 오미자는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오미자 농사를 지어온 우리농원의 백종일 대표는 오미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사진촬영을 위해 오미자 한줄기를 꺾으려 하자 백 대표는 손사래를 친다. 일 년 동안 그 모진 시련을 다 견디고 이제 막 수확기를 앞두었는데 완전히 영글기도 전에 꺾어버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오미자가 붉은 진주라 불리는 이유를 백 대표에게서 배웠다.
“웰빙 바람을 타면서 오미자의 수요가 급증했어요. 그에 따라 오미자 생산농가도 크게 늘었지요. 고소득 작물이라는 인식이 많은데, 손쉽게 오미자 농사에 뛰어들었다가 손해만 본 농가도 많아요. 오미자는 해거리가 심한 작물이거든요. 다시 말해 작년에 열매가 많이 맺혔다고 방심했다가는 올해 농사에서 실패하기 쉽죠. 심하게는 수확량이 20배 차이까지 나요. 그래서 오미자는 다른 작물보다 더 큰 애정과 관심을 쏟아야 해요.”

오장육부를 다스리는 오미자의 효능

오미자는 해발 200~1,600m에 걸쳐 분포하며 지리산, 속리산, 태백산에서 많이 자라는 덩굴성 낙엽 활엽수이다. 오미자나무의 열매인 ‘오미자’는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미자의 껍질에는 신맛, 과육에는 단맛, 씨에는 맵고 쓴맛, 전체적으로는 짠맛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오미자는 사과산이 풍부해 신장 기능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피로를 풀거나 갈증을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폐 기능을 강하게 하여 기침과 기관지염에도 좋고, 면역력을 높여 주어 강장제로도 쓰인다. 더불어 여성들의 다이어트 음료로도 인기가 높다. 칼로리가 없으면서도 수분 섭취를 도와주고 다이어트 중에 부족하기 쉬운 미량영양소를 보충해주기 때문이다.
“오미자는 예로부터 으뜸으로 치는 약재 중의 하나였어요. 동의보감이나 의방유취 등에 그 효과가 잘 기록되어 있죠. 오미자는 주독을 풀고 갈증을 해소한다고 해서 숙취해소 음료로 널리 사랑받아왔어요. 그리고 혈압을 조절하고 피를 맑게 하여 남녀 모두의 정력을 보충해 주는 약재로도 널리 알려져 왔죠. 오장육부를 다스리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오미자 원액을 소주잔으로 1컵 정도씩 꾸준히 드시면 감기에 걸릴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관지염에 상당한 효과가 있어요.”
오미자는 과육을 꿀이나 설탕에 재워 오미자청을 만든 후 희석해 오미자차로 음용하거나 각종 요리의 재료로 활용한다. 그리고 어린순을 채취해 나물로 먹기도 한다. 다만 주의할 점은, 오미자는 뜨거운 물에는 효능이 떨어지므로 찬물로 우려내는 게 좋다.
“오미자는 활용도가 높은 약재예요. 소주나 동동주에 첨가해서 술의 맛을 좋게 하기도 하고 빵이나 떡의 첨가제로도 사용되죠. 그리고 고기의 소스로 사용하면 고기의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비린내가 사라져요. 오미자차를 화채나 물김치의 국물로 사용해도 좋습니다. 젤리로 만들어 먹어도 맛있고요.”
경북 상주의 문장대 오미자
국내 오미자의 최대 생산지로 경북 문경을 들 수 있다. 경북 문경은 전국 오미자 생산량의 45%를 차지한다. 그리고 경북 상주가 뒤늦게 오미자의 새로운 생산지로 주목받고 있다. 경북 상주는 ‘문장대 오미자’ 브랜드를 개발하여 단기간에 전국 오미자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주요 생산지로 급부상하였다. 상주의 오미자는 일교차가 큰 고랭지에서 생산돼 효능이 좋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문경의 특산물이라고 하면 도자기와 오미자를 들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상주는 특산물이 넘쳐나는 고장이죠. 상주는 예로부터 쌀, 곶감, 누에고치가 유명한 곡창지대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오미자와 포도, 그리고 오이와 배 등의 생산량도 늘어나고 있죠. 상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무엇이나 특산물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품질이 뛰어납니다. 그 이유는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 때문이죠.”
상주 오미자의 우수성은 객관적인 인증 현황만 봐도 알 수 있다. 상주에서 오미자를 생산하는 197농가 중 GAP인증(우수농산물인증)을 받은 농가가 140농가이며, 그중에 무농약 인증까지 받은 농가는 28농가다. 다른 지역의 인증현황과 비교해볼 때 월등히 높은 수치다. 상주는 공업지역과 동떨어진 고립된 지형에 있으며 해발이 높은 산맥에 둘러싸여 있어 산성비가 내리지 않는 청정지역에 속한다. 그래서 조선시대의 지리학자 이중환은 그의 저서 택리지에서 상주를 ‘우복길지(牛腹吉地)’라 칭했다. ‘우복길지’는 소의 배 안처럼 생겨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고장이라는 뜻이다.
“상주에는 곶감으로 연 매출 30억이 넘는 농가들이 여럿 있어요. 오미자는 아직 그 정도까지 성장하지는 못했지요. 하지만 상주시에서는 오미자를 지역 특산물로 육성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어요. 10억원을 투자해서 오미자 영농조합을 만들고 오미자 가공을 위한 첨단설비를
완비했죠. 그렇기에 위생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어요. 가공 시에도 설탕과 같은 첨가물의 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대신 숙성 기간을 늘려서 당뇨환자도 안심하고 드실 수 있도록 배려했죠.”

친환경 농법의 선두주자 ‘우리농원’

경북 상주시 화북면의 화산이라는 작은 마을에 위치한 ‘우리농원’은 깨끗한 자연환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계곡마다 1급수가 넘쳐흐르고 시루봉과 청화산의 맑은 공기는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준다. 화산마을에는 오미자, 고사리, 곶감, 약초 등이 재배되고 있는데, 천혜의 환경에서 농약을 치지 않고 키운다는 것이 화산마을 농산물의 특징이다.
“오미자는 무농약 인증을 받기에 좋은 작물이에요. 오미자는 본래 자생력이 강한 식물이죠. 그리고 오미자 시험장 등을 통해 국내의 오미자 재배 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어요. 이제 남은 것은 품질 좋은 오미자를 어떻게 더 안전하고 깨끗하게 가공해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가 하는 것이에요.”
우리농원은 작황이 좋아 작년에는 약 1만 2천㎡(3천500평)의 경작지에서 10톤이 넘는 오미자를 수확했다. 그리고 해거리를 하는 올해도 6톤 정도의 생산량을 예상하고 있다. 우리농원의 오미자는 킬로그램 당 판매가격이 1만 4천원이므로, 평균 1억원 내외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농원의 오미자가 특별한 이유는 높은 수익률 때문이 아니다. 우리농원은 2009년에 GAP인증(우수농산물인증)을 통과하였고, 2010년에는 무농약 인증을 완료하였다.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오미자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 우리농원의 경쟁력이다. 우리농원의 오미자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많아 예약판매 시에 전 물량이 조기 품절된다고 한다.
“제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부지런함인 거 같아요. 항상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서 더 많이 움직이려고 해요. 그런 걸 알아주셔서인지, 우리농원의 오미자는 다른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제가 전량을 직접 판매하고 있어요. 소비자분들께서 홈페이지나 전화로 생과와 추출액 중에 원하시는 것을 사전에 예약주문해주시죠. 예약주문이 가능한 이유는 품질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농원의 오미자를 드셔 본 분은 다른 오미자는 찾지 않으세요. 정성을 기울인 만큼 몸에도 좋기 마련이죠.”

오미자에 인생을 담그다

 
오미자의 수확기가 얼마 남지 않아, 백 대표는 정신없이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과실 한 알도 소중히 하는 그의 손길에서 농작물에 대한 그만의 철학을 읽을 수 있다. 박 대표가 농사에 각별한 애착을 보이는 것은 그의 깊은 효심과 관련이 있다. 한때 지식인으로 펜대를 굴리던 청년이 고향으로 내려와 쟁기질을 시작한 것은 부모님에 대한 효심 때문이었다.
“제가 농사를 시작한 지 30여 년이 되었어요. 그전에는 부모님 곁을 떠나 잠시 언론사에서 일을 하기도 했죠. 그런데 점점 기력이 약해져 가는 부모님의 모습에 언제나 마음이 불편했어요. 제가 무녀독남의 외아들이다 보니 더욱 그랬던 거 같아요. 그래서 부모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조금의 효(孝)라도 해보고자 고향에 내려와 농사를 짓기 시작했어요. 그랬던 게 벌써 세월이 이렇게 지나고 어느덧 제가 부모님의 나이가 되어가고 있네요(웃음).”
백 대표는 농사를 지으며 오미자의 다섯 가지 맛처럼 인생의 고른 맛을 다 봤다. 처음부터 친환경 농법으로 성공을 거둔 것이 아니었다. 수없이 실패하며 빚더미에도 앉았고, 겨우 어렵게 성공하는가 싶었는데 다음 해에 흉작을 맛보아야 했다. 그렇게 폭염과 태풍 같은 시간을 견디며 그의 인생도 붉게 영글었다.
“흙과 함께 살다 보니, 자연의 원리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는 거 같아요. 겸손하고 부지런한 아내와 함께 늙어가며 농사를 짓는 것이 제 생애의 가장 큰 행복이에요. 이제 남은 소원이 있다면 문장대 오미자를 상주의 으뜸가는 특산물로 만드는 것이죠. 하나의 농작물이 그 지역의 특산물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많은 농부의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상주의 문장대 오미자가 짧은 기간에 이처럼 높은 인지도를 가질 수 있었던 것 역시 농부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그런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30년 농사의 노하우를 오미자 경작에 쏟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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