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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남편에게 1백억대 사기당할 뻔한 우연정의 오뚝이 인생
두 번째 남편에게 1백억대 사기당할 뻔한 우연정의 오뚝이 인생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6.12.1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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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선미의 여왕’으로 70년대 스크린을 사로잡았던 우연정.
암 선고와 다리 절단, 연이은 이혼으로 이어진 그녀의 삶은 파란만장 그 자체다.
다리가 잘리고 두 남자와 헤어지면서도 자신의 삶을 꿋꿋하게 지켜낸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최근 오픈한 치킨집에서 그녀를 만났다.

글_ 신규섭 기자 사진_ 김도형 기자

삶이란 게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살다 보면 도처에서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과 마주친다. 살면서 이 위기를 자주 만나는 사람을 두고 우리는 ‘파란만장하다’고 말한다. 왕년의 배우 우연정은 누구보다 파란 많은 삶을 산 사람이다. 그녀는 최근 한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 혼자 몸으로 세 딸을 키운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며칠 후 그녀와 연락이 닿았다. 피곤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은 그녀는 최근 새로 연 치킨집 일로 밤낮이 바뀌었다고 했다. 인터뷰 요청에 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조심스럽게 인터뷰에 응했다.

치킨집 주인으로 변신한 왕년의 스타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던 저녁 무렵 가게에서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목발을 짚고 가게에 나타난 그녀는 저녁식사부터 하자며 위층 식당으로 기자를 끌었다. 자리를 잡은 그녀는 다짜고짜 사장을 불러 ‘이때 아니면 끼니 챙기기 힘들다’면서 저녁식사를 챙겼다. 알고 보니 그녀가 그 건물의 주인이었던 것.
그녀는 돈을 좀 벌어볼까 하고 이곳에 상가를 지었다고 한다. 그런데 처음에는 분양이 잘 안 됐다. 어떻게 하면 상가를 살릴까 고민하던 그녀는 직접 가게를 열기로 작정했다. 고심 끝에 치킨집을 열기로 했다. 가게 한쪽에 따로 공간을 만들어 카페도 겸했다. 저녁마다 딸들에게 ‘닭 팔러 간다’고 웃으며 집을 나서는 그녀. 그녀는 상가가 활기를 찾아 다행이라고 했다.
장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젊어 한때 그녀는 캬바레를 한 적이 있다. 그때는 신고제가 아니라 허가제로 영업을 할 때였다. 어디서 배운 것도 아닌데 장사 수완을 타고났는지 돈을 쓸어 담을 정도로 영업이 잘됐다.
“지금은 규모에서 그때와 비교가 안 되죠. 그래도 많은 걸 배워요. 여기 사장님처럼 평범하지만 열심히 사는 분들 보면 예뻐서 도와주고 싶어요. 가게를 열기 전에 부부가 하는 한 치킨집에 간 적이 있어요. 아내는 닭을 튀기고, 남편은 배달하고. 그 모습이 너무 예뻐보이는 거예요.(웃음)”
말을 마친 그녀는 목이 마른 듯 물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목을 축이더니 “묻지도 않았는데 혼자 다 불어버리네”하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평온하게 다가왔다. 그건 오랜 시련을 딛고 꿋꿋이 자신의 삶을 살아낸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미소였다.

다리를 잃은 ‘각선미 여왕’의 비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평생을 호사를 누리며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전반부가 유복한 사람은 후반부가 궁핍하거나 불운하다. 반대로 생의 전반부가 궁핍한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 유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우연정은 전자에 해당한다. 그녀 인생의 전반부는 온통 장밋빛이었다. 전주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서울예고와 숙명여대 무용과를 다닌 발레리나 출신이다. 발레로 다져진 몸매로 제1회 전국각선미대회에서 입상한 그녀는 젊은 시절 ‘각선미의 여왕’으로 이름을 날렸다.
대학 졸업 후 영화로 연예계에 발을 디딘 그녀는 70년대 최고의 인기 배우였다. 학사 출신 연예인이 거의 없던 당시 명문대 출신의 그녀는 관심의 대상이었다. 발레리나라는 흔치 않은 직업도 그녀의 주가를 더했다.
영화에 입문한 뒤에도 그녀의 인생은 탄탄대로였다. 1971년 노진섭 감독의 ‘사랑을 빌립시다’로 데뷔한 그녀는 이듬해 ‘나와 나’로 대종상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그녀는 신세대 여성의 상징으로 화려한 20대를 보냈다.
그러나 30대에 접어들면서 삶은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혹독한 운명의 소용돌이는 자신을 스타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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