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방송가의 가장 핫한 키워드로 떠오른 것은 ‘가족 돌보기’다. 그동안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빠 어디가> 등은 이런 콘텐츠로 높은 인기를 타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개봉하는 영화 <나이팅게일>은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영화다. 영화의 핵심 주제는 대화 부재와 파편화의 위기를 겪는 현대 가족에 대한 자연과 고향의 대답이라고 할 수 있다.
글 이시종 기자 | 사진 영화사 백두대간
프랑스인 감독이 만든 중국판 <집으로>
우리 사회와 마찬가지로 현기증 나는 경제 성장 일로를 겪고 있는 중국의 가족도 대화 부재와 파편화의 위기를 겪고 있다. 중국 정부의 1가구 1자녀 정책에 의해 독자로 태어난 1979년 이후 출생 세대들을 흔히 ‘소황제’라 부른다. 이들은 물질적 풍요 속에서 부모와 조부모 세대의 과잉보호에 가까운 사랑을 받고 응석받이로 자라 개인주의적이고 반항적인 한편 나약하기도 한 특성을 지닌다. 소비 지향적이며 새로운 콘텐츠와 전문 브랜드에 민감하고, 컴퓨터와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이다. 영화 <나이팅게일>은 이러한 ‘소황제’로 길러진 까칠한 초등학생 손녀와, 자식 교육을 위해 헌신한 농촌 출신 순둥이 할아버지가 동행한 우여곡절 고향 방문길을 그리고 있는 로드무비이다.
이 작품은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당시 “유승호 주연의 <집으로>를 떠올리게 하는 재미와 감동의 영화”라는 호평을 얻었던 작품이다. 일찍이 가족 휴먼 드라마에 탁월한 솜씨를 인정받아 온 프랑스 감독 필립 뮬이 세계적인 빅 히트를 기록했던 자신의 전작 <버터플라이>에 동양적인 감성을 녹여 리메이크한 영화이기도 하다. <버터플라이>는 한 노년의 고집불통 나비수집가의 채집여행에 결손가정의 아픔을 겪는 이웃 꼬마 소녀가 끼어들면서 벌어지는 티격태격 여행담을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자녀의 부재를 겪는 노년과 아버지의 부재를 겪는 꼬마 소녀 간에 오가는 자연과 인생에 대한 대화를 통해 보는 이에게 위로와 감동을 선물하는 성장과 회복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