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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된 배수빈 & 성숙해진 박시연 더블 인터뷰
아빠 된 배수빈 & 성숙해진 박시연 더블 인터뷰
  • 박천국 기자
  • 승인 2014.10.09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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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이미지로 인해 어쩐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인데, 의외로 조화로운 그림이다. 오히려 오누이처럼 참 많이 닮아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두 사람 모두 어느덧 부모가 되었기 때문일까. 경험의 깊이만큼 한층 더 의연하고 편안해진 박시연 그리고 배수빈을 만났다.

취재 서효정 기자 | 사진 맹석호

TV조선의 미니시리즈 <최고의 결혼>에서 호흡을 맞추게 된 박시연과 배수빈. 두 사람 모두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고 난 뒤 첫 작품이기에 각오가 남다르다.
특히나 박시연의 경우 프로포폴 투약 사건 이후 1년 10개월만의 컴백으로 아직은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벌써 돌아오나”는 반응도 있는 것이 사실인지라 그녀 역시 출연을 결정하기까지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을 터. 게다가 지난해 9월에는 출산을 해서 이제 갓 돌이 된 아이를 두고 촬영장에 나오기기까지 엄마로서도 큰 결심이 필요했다. 하지만 배우로서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작품을 만났기에, 그렇게 숙명처럼 자연스럽게 컴백이 이뤄졌다.
“저조차도 너무 빠른 복귀가 아닐까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우연찮게 들어온 대본을 읽다 보니 내용도 너무 재미있고, 무엇보다 캐릭터의 상황이 참 많이 와 닿더라고요. 제가 맡은 ‘차기영’이라는 역할은 늘 성공가도를 달리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던 스타 앵커인데 스스로 비(非)혼모(결혼은 원하지 않으나, 아이는 낳고자 하는 여성)의 삶을 선택하면서 인생의 나락을 맛보는 인물이에요. 한 여자의 우여곡절 서린 삶, 그리고 아이를 지키고자 하는 강한 모성 등에 감정이입이 되더라고요. 뭐랄까, 어떤 부분에서는 저랑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그때 그 사건, 그리고 출산 등 다양한 일을 겪었던 박시연의 지난 2년만큼 배수빈의 지난 1년도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배우로서는  드라마 <비밀>로 스타의 궤도에 올랐고, 한 남자로서 결혼과 출산도 이뤄졌다. 지난 공백은 아빠로서, 또 남편으로서 가정에 충실했던 시간이었다. 참 다행인 것이 본인이 작품 활동을 쉴 때 아내가 아기를 출산하게 되어 좋았다고 말하는 가정적인 남자다.
“이제 아기가 태어난 지 60일 정도 됐는데, 육아가 생각보다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밤에 잠을 안 자니까, 아내랑 번갈아가면서 잠을 자며 아기를 돌봤어요. 그래서 더더욱 빨리 작품을 하고 싶었던 걸까요(웃음). 이건 농담이고, 이번 작품을 연출하시는 오종록 감독님을 오래 전부터 참 좋아했어요. 드라마 <비밀> 이후 차기작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최고의 결혼>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바로 느낌이 왔죠. 처음에는 대본을 2부까지 봤는데 매니저에게 3~4부를 빨리 보고 싶다고 독촉했을 정도로 푹 빠져서 읽었어요.”
이번 작품에서 배수빈이 맡은 조은차 역은 전작인 <비밀>의 안도훈과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어쩌면 진상에 가까울 수 있는 얄미운, 닳고 닳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사회생활에 도가 튼 남성 앵커다.
재미있으면서 카리스마도 있는 조은차 역은 ‘로빈 윌리엄스’를 좋아하는 배수빈이 한 번쯤 꼭 맡아보고 싶었던 캐릭터이기도 하다.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는 그가 전작 <비밀>의 안도훈과는 얼마나 대비되는 연기를 보여줄 것인가도 하나의 ‘번외’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모든 것이 감사하게 느껴지는 요즘

 
박시연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몇 번이나 화려한 삶에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차기영 역에 감정이입이 됐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녀 역시 2012년 드라마 <착한남자>로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한 이후 터졌던 ‘그 일’로 인해 적잖이 마음고생을 했기 때문일 터. 게다가 그 시기 임신을 한 상태였기에 여러 번의 공판이 더 버거웠고 길게만 느껴졌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이었지만 그때마다 그녀를 붙잡아준 건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뱃속의 아기였다.
그녀 스스로도 아기가 없었다면 도저히 버틸 수 없던 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아기를 지켜야 한다는 강한 모성애가 그녀를 다시 일으키곤 했다. 물론 자신의 실수가 분명했고 그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후회를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 힘들었던 시간을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어려운 시간을 버티며, 또 아기를 낳으면서 조금은 더 어른이 된 것 같아요. 사람들의 질책은 겸허하게 받아들이도록 애썼고, 또 아기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 스스로 더 열심히 살았죠. 아기가 3~4년만 지나도 엄마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게 될 텐데 그런 시기가 왔을 때 배우로서 우리 엄마가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알게 해주고 싶어요.”
물론 남편의 도움도 컸다. 그녀도 사람인지라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도 때론 도를 넘어서는 인터넷 악플을 볼 때면 무너지곤 했는데, 그때마다 남편은 그녀의 굳건한 버팀목이 되었다. 많은 대화를 통해 격려해주기도 하고, 본인은 술을 못 먹는데도 울적한 그녀를 위해 분위기 좋은 곳에서 함께 와인을 마셔 주기도 하는 자상한 남편이다. 배우인 그녀를 배려해서 아기를 키우는 바쁜 와중에도 어머니에게 아기를 잠시 맡기고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등 더없이 고맙고 착한 사람이다.
“가끔 내가 이 사람과 결혼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참 좋은 사람이에요. 우연찮게도 드라마 제목과도 같은 최고의 결혼이고, 최고의 사람이에요.”
확실히 그녀의 얼굴에 한층 더 평온함이 배어 있는 느낌이다. 남편 그리고 딸과의 단란한 가정생활이 그녀에게 더 진하고 깊은 향취를 선물한 듯하다. 물론 배우로서의 박시연에게도 변화가 생겼다. 연기를, 그리고 배우라는 직업을 더욱 소중하게 느끼게 됐다는 것.
지난 시간 동안 힘든 부분을 떨쳐내기 위해서라도 더욱 육아에 매진했는데, 컴백을 앞두고 오랜만에 테스트 촬영을 왔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란다. 그동안 억눌러왔던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자기도 모르게 한순간에 북받쳐 터져 버린 것일 터. 또한 한창 왕성하게 활동할 때는 현장에서 도와주는 스태프들이 많은 것이 어색한 일이 아니었는데, 요즘에는 조명부터 카메라 등 자신의 연기를 담아주는 모든 스태프들이 그저 감사하게 느껴진다는 그녀다. 천생 연기자임은 틀림이 없는 듯하다.
“본의 아니게 잠시 내려놓았던 연기가 저 자신도 모르게 많이 그리웠던 모양이에요. 촬영장의 모든 순간순간이, 어쩌면 사소한 것일 수도 있을 모든 것들이 다 감사한 요즘입니다. 아기가 나중에 자라서 엄마가 자기 일을 참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겠죠”

 
결혼을 하고 아빠가 되면서 배수빈 역시 불과 1년 전보다 더 부드러워졌다. 드라마 <비밀>을 할 때까지만 해도 총각이었으나 1년 사이에 결혼과 출산을 모두 이루면서 시청자들은 그를 잠시 볼 수 없었지만 그 개인적으로는 가족과 충만한 행복을 느낀 듯하다. 아직 아기가 태어난 지 두 달밖에 안 되었으니 밤에 잠을 못 자서 수면시간이 부족하다는 볼멘소리를 하는 그지만 시종일관 입가에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촬영이 없을 때는 되도록 아내와 육아를 함께하는 편인데 그 시간이 참 좋아요. 한때는 돈을 버는 사람과 아이를 키우는 사람의 역할 분배가 분명해야 한다는 구닥다리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제 아이를 낳고는 정반대로 바뀌었어요(웃음). 일을 하는 아빠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엄마와 함께 육아를 해야죠. 육체적으로는 조금 더 피로할지 몰라도 그 시간 자체가 곧 행복이고 추억이거든요.”
실제로 두 사람은 촬영을 하다 쉬는 시간이 생기면 주로 각자의 육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서로의 아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오누이처럼 죽이 잘 맞는다. 육아에 대한 가치관도 꽤나 비슷한 편이다. 자연친화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것, 또한 요즘 대세로 불리는 ‘육아 예능’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공통된 의견을 내놓았다. 아이가 자라서 스스로 방송에 관심을 보이기 전까지는 평범함 속의 행복을 지켜주고 싶다. 이렇듯 생각도 가치관도 비슷한 두 사람인지라 촬영장에서의 호흡도 척척 맞지 않을 수가 없을 듯싶다.

부모가 되어 바라보는 세상

두 사람은 서로의 매력을 ‘반전’으로 꼽았다. 배수빈에게 브라운관 속 박시연은 도도하고 도시적인 팜므파탈의 이미지였는데, 실제로 만나 함께 촬영을 해보니 참 수더분하고 순수한 사람이었다. 외모에서 풍기는 이지적인 이미지 때문에 ‘공주병’이 있을 것만 같았는데 실상은 정반대라는 것. 그래서 더 촬영하기가 수월하고 편하게 느껴진다. 박시연 역시 전작의 영향으로 배수빈을 무섭고 진지한 스타일로 인식했는데, 알고 보니 유머감각도 풍부하고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사실 박시연은 말수가 없는 편인데 배수빈이 현장을 즐겁게 주도하기에 촬영장에 훨씬 생기가 감돈다.
“‘비(非)혼모’라는 드라마 소재 자체가 어떻게 생각하면 조금 심각해질 수 있는 면이 없지 않은데, 수빈 오빠 덕분에 유쾌하게 촬영하고 있어요. 또한 둘 다 각자 부모가 되고 난 후에 찍는 작품이라 공감대 형성도 잘 되는 편이고요.”
비혼모라는 주제는 현재 육아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이기에 특히 더 관심이 많이 간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제도 아래 비혼모나 미혼모가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에는 애로사항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아직까지도 여전히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는 남녀불평등 사상이, 특히 여성의 몸으로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해 색안경을 끼게 하기 때문이다. 배수빈은 이와 관련해 “근본적으로 편견 없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혼자 아이를 키우든 부부가 함께 아이를 키우든, 새로운 생명체이자 희망이 될 수 있는 아이를 키우기에 좋은 나라가 되어야 미래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다.
“부모가 되어 보니 실질적으로 더 부딪치는 부분이 많잖아요. 아직은 우리나라의 사회적 제도가 아이를 편하게 키우기에 조금은 열악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여성들이 일을 하다가도 아이를 가지면 본의아니게 일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많이 생기잖아요.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게 하는 현실이 참 안타깝더라고요. 우리 드라마를 계기로 엄마들이 일을 하면서도 편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제도적 필요성을 느끼도록 많은 분들이 공감대 형성을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에요.”(배수빈)
“저 역시도 예전에는 미혼모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를 낳아 보니 모성이라는 게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더라고요. 아이를 낳고 싶은 것은 여성의 본능이지만 결혼을 하지 못했거나 원하지 않는 미혼·비혼모도 사회 속의 하나의 그룹으로 인정해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박시연)

드라마를 통해 개인적으로도 공부가 되고, 느끼는 바도 많다는 두 사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진정으로 어른이 된다는 말이 떠오른다. 배우 박시연과 배수빈은 확실히 예전보다 더 깊어졌으며 진해졌다. 그들의 농익은 매력이 시청자들의 안방까지도 잘 전달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두 배우의 더 큰 성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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