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청춘>에서 본 그 나라

인기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꽃보다~’ 시리즈의 3탄인 <꽃보다 청춘>의 여행지는 페루였다. 문명과 원시가 공존하는 나라로 잘 알려진 페루는 얼마 전 에콰도르에서 열린 ‘2014 월드 트래블 어워드’에서 총 40개 부문 중 12개 부문의 상을 수상한 곳이다. 남미 최고의 미식 여행지이자 문화유산이 풍부한 문화 여행지 페루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을까.

취재 박천국 기자 | 사진 및 자료제공 페루관광청

박물관의 도시, 리마(Lima)

리마는 스페인 식민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약 300년 동안 스페인의 식민 통치를 받으면서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이기도 했다. 식민 지배 시기의 리마는 귀족들의 소장품을 보호하기 위한 대형 교회 등 귀족을 위한 건축물을 세우는 것에 치중했다. 1991년 유네스코가 센뜨로 데 리마(Centro de Lima)를 세계유산으로 선포하면서 역사적 중심지가 되었지만, 리마는 세계유산이라는 타이틀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고대 유산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리마는 스페인 정복 이전 시대의 고대 유적지에서 발견된 보물들을 전시하고 있는 환상적인 ‘박물관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또한 리마에는 태평양 해안가에 위치해 광활한 바다와 현대적 삶을 모두 접할 수 있는 미라플로레스(Miraflores) 갑문이 있다. 이곳에서는 아방가르드풍의 콘도미니엄과 눈부신 쇼핑몰을 볼 수 있다. 페루의 현대적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산 이시드로(San Isidro)에서는 아름다운 주택가, 큰 공원, 레스토랑, 그리고 생동감 넘치는 사람들로 가득한 개방형 카페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리마에는 중심지뿐 아니라 외곽에도 많은 관광지가 있다. 칼라오(Callao)에서 보트를 타고 들어가는 팔로미노 섬(Palomino Islands)에는 바다사자의 서식지와 해양조류들을 만나 볼 수 있다. 팔로미노 섬에서 조금 떨어진 대륙붕 지역을 지나고부터는 파도를 가르며 헤엄치는 고래를 직접 볼 수도 있다.
리마 남쪽에는 고대 페루의 가장 중요한 성지순례 장소이자, 스페인 정복 시대 이전의 복합도시인 파차카막(Pachacamac)이라는 곳이 있다. 리마에서 약간 북쪽으로 떨어진 곳에서는 5천 년 전에 건축된,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카랄(Caral)의 유적을 볼 수도 있다.

tip. 사야 할 것
페루 도처에서 나온 공예품은 미라플로레스(Miraflores)와 푸에블로 리브레(Pueblo Libre) 지구의 관광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알파카와 비큐나 털로 만든 아름다운 옷은 전용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리마에는 많은 쇼핑몰이 있으며, 그 중 최고는 쟈키 플라자(Jockey Plaza)와 라르꼬마르(Larcomar)이다. 미라플로레스 지구에 있는 아베니다 라 파즈(Avenida La Paz) 거리는 골동품 판매상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보석 상점들은 매우 아름다운 금과 은 상품을 판매한다.

tip. 먹어 볼 음식
아메리카 대륙의 미식가 도시라고 불리는 리마는 일본 음식과 페루 음식을 결합한 니케이(Nikkei)와 같은 다양한 퓨전 음식 등이 있다. 로모살타도(lomo saltado, 중국과 페루 요리법이 결합된 볶음 등심요리)와 같은 요리는 퓨전 요리의 진수를 보여준다. 다른 해안 도시처럼 리마에는 바다에서 나는 많은 생선과 기타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가 많다. Cebiche(세비체), Arroz con mariscos(아로스 콘 마리스코스, 해산물을 곁들인 쌀 요리) 그리고 Conchitas a la chalaca(콘치타스 아라 찰라카, 양파와 매운 고추가 덮인 홍합 요리)가 가장 인기가 많다.

가장 매력적인 도시, 쿠스코(Cusco)

역사를 간직한 신비로운 분위기와 인간적인 건축양식은 쿠스코를 지구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었다. 낮에는 태양처럼 환하게 빛나는 쿠스코 주 광장은 밤이 되면 낮 동안의 화려했던 옷을 벗어던지고 한없이 차분한 모습으로 변하는 ‘두 얼굴’을 가진 곳이다. 도시 경계를 벗어나면 사크사우아만(Sacsayhuaman)에서 최대 20.5피트 높이와 350톤 무게를 가진 멘히르(menhirs)가 서 있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켄코(Qenko)와 같은 신성한 유적지나 매우 유명한 바뇨스 델 잉카(Banos del Inca, 잉카인들의 샘터), 또는 물을 숭배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환상적인 장소인 탐보마차이(Tambomachay)가 주요 관광지로 손꼽힌다. 전 세계 최고의 요새 마추픽추(Machu Picchu)에서 방문자는 때 묻지 않은 고대의 세계를 접할 수 있으며 곳곳마다 역사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최근에 개방된 초퀘키라오(Choquequirao) 역시 아름다운 잉카 유적 중 하나다.

tip. 사야 할 것
쿠스코는 수공예품이 많다. 수제 의상, 도자기, 은 세공품, 쿠스코 유파의 그림들, 금 잎으로 장식된 나무 조각상 등 많은 수공예품을 구입할 수 있다. 산 블라스 지역에서는 쿠스코의 유명한 전통 장인의 작업실을 방문할 수 있다.

tip. 먹어 볼 음식
전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쿠스코를 방문하기 때문에 다채로운 음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캡치(qapchi, 감자와 치즈샐러드), 라와(lawa, 소고기 채소수프)와 같은 전통 안데스 남부 지방 요리뿐만 아니라 알파카 고기(부드럽고 콜레스테롤이 낮은 것으로 유명함)로 만든 요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 그리고 현대적 요리법인 신 안데스 스타일의 특별 요리, 퀴노아(quainoa)라는 곡물과 아구아이만토(aguaymanto)라는 베리 종류의 안데스 농산물을 활용한 요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도 늘고 있다.

오아시스의 도시, 이카(Ica)

페루의 수도 리마로부터 남동쪽으로 300㎞ 떨어진 곳, 1563년에 스페인 식민 시기에 창건된 도시이다. 도시를 흐르는 ‘이카’라는 강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산악의 나라 페루에서도 유명한 오아시스 도시로 알려져 있다.
멀지 않은 곳에 와카치나(Huacachina)라는 오아시스가 있고 모래사막과 모래 언덕들이 사방 천지를 뒤덮고 있다. 때문에 샌드보드와 샌드지프를 즐기기 위해 전 세계 젊은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페루의 특산물인 ‘피스코’라는 무색의 포도주 생산지로도 유명하고 목화와 포도가 재배된다. 종교상의 성지로서 매해 3월과 10월에는 제례로 인한 순례자들이 이카로 몰려든다.

tip. 가 볼만한 곳
대성당 라 메르세 교회(Iglesia y Convento La Merced): 1535년 설립된 교회로 가장 오래된 아름다운 리마의 역사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돌 외관과 바로크 및 로코코 양식 등으로 건축되어 있다.
고고학 박물관: 10여 구의 미이라와 고대 파라카스, 나스카, 와리(Wari) 문화 시대의 두개골 약 5천여 개가 전시되어 있다.

나스카 문명의 미스터리를 간직한 나스카(Nasca)

리마에서 동남쪽으로 370㎞ 지점에 위치한 도시로 나스카 강 유역에 전개되는 오아시스의 중심지이다. 팬 아메리칸 하이웨이의 인근에 있어 가축과 목화의 집사지를 이룬다. 해발 고도 700m에 위치하고 9세기경 번영했던 나스카 문명의 유적이 남아 있어 남아메리카 고고학 연구의 중심지이다. 나스카 문양, 혹은 나스카 라인으로도 잘 알려진 나스카 평원이 위치하고 있다.

tip. 가 볼만한 곳
나스카 라인(Nasca Line): 나스카 강과 인헤니오(Ingnio) 강에 둘러싸인 500km의 평원 지대에 펼쳐져 있다. 내륙의 건조지대에 있어 1년 내내 비가 오지 않아 그림들이 보존되고 있다. 태양빛이 잘 들어 그림의 선 그림자가 가장 선명히 드러나는 시간은 오전 7시~10시 사이다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록이 되어 있는 이 평원에는 벌새, 고래, 원숭이 등 30개 이상의 그림과 기묘한 곡선, 기하학 무늬들이 200개 이상 그려져 있다. 규모가 커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만 볼 수 있다.